노무현-정몽준 '후단협 사태' 언급
"2002년 노무현 꿈꾸는데 2007년 정동영 대선 같다"
국민의힘 대권 주자인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지난 27일 서울 마포구 홍대 레드로드에서 가진 현장 기자간담회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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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28일 당내 특정 세력을 겨냥해 "대권보다 당권에만 눈먼 사람들"이라고 직격했다. '한덕수 단일화'를 압박하는 친윤석열계 등을 향해 정권 재창출보다 당권 유지에만 관심이 쏠려있다고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홍 전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당 후보가 되고도 당내 기득권 세력의 저항으로 정몽준 후보와 단일화에 응했던 노무현 후보처럼, 이회창 대세론 속에서 나홀로 분전했던 노무현 후보처럼 국민만 보고 묵묵히 내 길만 간다"고 썼다. 단일화 압박을 받고 있는 자신의 처지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상황에 빗댄 것이다.
노 전 대통령은 2002년 대선을 앞두고 새천년민주당 대선후보로 선출되고도 자신을 견제하는 당 주류에 의해 제3지대 후보였던 정몽준 국민통합21 후보와의 단일화를 종용 받았다. 이른바 '후단협' 사태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지난 2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외신 인터뷰를 하고 있다. 국무총리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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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한덕수 단일화론도 당 주류인 친윤계 일각이 앞장서고 있다. 당초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만 단일화에 적극적이었다. 하지만 보수 지지층에서 "한덕수 단일화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커지자 홍 전 시장과 안철수 의원, 한동훈 전 대표 등 다른 주자들도 '울며 겨자 먹기'로 단일화 찬성으로 돌아섰다. 이와 관련, 홍 전 시장은 최근 "제가 최종후보가 되더라도 한덕수 대행과 '원샷 경선'해서 보수 후보로 단일화하겠다"고 약속했다.
홍 전 시장은 이날 "나는 2002년 노무현 대선을 꿈꾸는데 다른 사람들은 2007년 정동영 대선을 하는 거 같다"고도 썼다. 야당 후보에게 큰 격차로 패배했던 2007년 대선과 마찬가지로 국민의힘 주류가 사실상 정권 재창출을 포기한 채 계파색이 없는 한 대행을 앞세워 당권 유지에 급급하다는 지적으로 풀이된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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