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북구 함지산에서 산불이 나 산림당국이 불을 끄고 있다. 산림청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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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함지산 산불이 약 23시간 만에 꺼졌다. 산림당국은 잔불 정리를 하는 한편, 발화 원인을 찾는 데 속도를 낼 예정이다.
산불현장 통합지휘본부장인 김정기 대구시장 권한대행은 29일 오후 대구시 북구 노곡동 서변초조야분교장에 꾸려진 산불현장 통합지휘본부에서 연 브리핑에서 “오후 1시 기준 산불이 난 지 약 23시간 만에 주불 진화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김 권한대행은 “이번 산불로 인명피해는 없었으며, 260㏊의 산림피해가 발생했다. 재산피해는 조사 중이나 큰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덧붙였다. 260㏊는 축구장 364개 면적에 이른다.
지난 28일 오후 2시2분 북구 노곡동 산12 일대에서 시작된 이번 산불에는 밤사이 수리온 헬기 2대를 투입해 야간 진화에 나섰고, 29일 헬기 53대, 진화차량 205대, 진화인력 1551명을 투입했다. 발화 지점이 주민 밀집 지역과 가까워 산림당국은 산불 확산 예측시스템을 가동해 지역 주민 6500명에게 사전 대피를 안내했다. 현재 주민 214명이 대피소 7곳에 머물고 있으며, 차례로 복귀할 계획이다. 휴교령이 내려진 서변초·서변중·성북초는 30일부터 정상 등교한다.
산림당국은 잔불 감시 체제로 전환하고, 발화 원인 규명에 집중할 계획이다. 불이 난 함지산은 지난 1일 대구시의 ‘산불 예방 행정명령’으로 입산이 통제된 구역이다. 발화 지점은 산의 중간 지점 골짜기로 등산로나 경작지는 아니지만, 사람이 충분히 다닐 수 있는 길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현재까지 발화 용의자를 특정하지 못했다. 발화 지점에 인위적인 발화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최초 산불 신고는 한 지역 주민이 “멀리 있는 산에서 흰 연기가 올라온다”며 119에 연락했다고 한다. 산림당국 관계자는 “자연 발화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김 권한대행은 “등산로를 우회해 사람이 들어갔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발화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며 “신속한 산불 가해자 검거를 위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불을 낸 사람은 대구시의 행정명령을 어긴 것에 대한 법적 처벌도 받게 된다. 김광묵 북구청 부구청장은 “행정명령 위반에 따른 처벌도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대구시는 입산 금지 등 ‘산불 예방 행정명령’을 당분간 유지하기로 했다. 김 권한대행은 “앞으로 기상 상황 등을 고려해 행정명령을 유지할 예정으로 산불 위험이 해소될 때까지 시민 협조와 이해를 부탁드린다. 산불 원인을 철저히 규명해 다시는 이런 산불이 일어나지 않도록 단속을 강화하는 등 강력하게 대처하겠다. 이번 산불로 피해를 보신 시민들과 밤새 대피 장소로 이동하느라 고생하신 주민분들께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김규현 기자 gyuhy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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