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6·3 대선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12일 서울 광화문 인근 청계광장에서 첫 유세를 시작하며 두 팔을 들어 보이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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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6·3 대선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12일 아침 ‘내란 종식’을 내세우며 서울 광화문 인근 청계광장에서 출정식을 열었다. 오후에는 경기 판교와 동탄에 이어 대전시까지 이 후보가 ‘K-이니셔티브 벨트’라고 부르는 지역을 돌며 경제 지도자 면모를 부각했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광화문 인근 청계광장 출정식 무대에 올라 “저는 민주당 후보인 동시에 내란 종식과 위기 극복, 국민 행복을 갈망하는 모든 국민의 후보로서 이번 선거에 임하겠다”며 “낮은 자세로 대통령의 제1사명인 국민 통합에 확실하게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지난해 12·3 불법계엄 사태를 ‘내란’, 시민들의 탄핵 촉구 집회를 ‘빛의 혁명’이라고 규정하며 시민들이 모였던 청계광장을 출정식 장소로 택했다.

이 후보는 “더 이상 과거에 사로잡혀 이념과 사상, 진영에 얽매여 갈등할 시간도 여유도 없다”며 “우리 앞에 놓인 지상 과제는 무너진 민생과 민주주의, 평화를 회복하고 파괴된 경제를 되살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즉석에서 남색 양복과 구두를 벗고 선거운동복과 운동화로 갈아신었다. 민주당의 당색인 파랑과 국민의힘의 당색인 빨강이 배색된 복장은 이념과 관계없이 실용주의 정치를 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내란 종식과 위기 극복은 첫걸음에 불과하다. 우리가 꿈꾸는 국가는 내란 이전의 대한민국이 아니다”라며 “신문명 시대의 세계 표준으로 거듭날 나라, 먹사니즘의 토대 위에 잘사니즘으로 세계를 주도하는 진짜 대한민국이 우리가 만들어갈 대한민국”이라고 말했다.

선거운동복 안에 방탄복을 입은 이 후보는 “내란이 우리 사회를 극단의 분열과 갈등으로 몰아넣어 방탄복을 입고 유세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이 후보 테러 제보를 다수 접수한 선거대책위원회는 ‘테러 대비 TF(태스크포스)’를 가동했다. 경호원들에 둘러싸인 이 후보는 시민들과 악수하는 대신 손을 흔들었다. 앞서 이 후보의 선거 캠페인 ‘경청투어’ 현장에선 지지자들이 ‘잼가드’(이재명+보디가드)라고 적힌 스티커를 몸에 붙이고 자발적 경호에 나선 모습도 보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6·3 대선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12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판교역 인근 카페에서 ‘K-혁신’ 브라운백 미팅(도시락 회의)을 열어 첨단산업 종사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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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후보는 이날 오후에 경기 성남시 판교역 인근 카페에서 ‘K-혁신’ 브라운백 미팅(도시락 회의)을 열어 첨단산업 종사자들과 대화했다. 이 후보는 “AI(인공지능), IT(정보기술), 첨단산업의 기술발전이 중요하고 결코 뒤처지면 안 되지만 한편으로는 혜택을 모두 함께 누리는 세상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특히 협동조합 형태의 사회적 기업에 관심을 보였다. 이 후보는 “돈 버는 건 자본주의고 모두를 위한 것은 뭔가 불순하다고 생각하는 생각을 정말 버려야 한다”며 “첨단기술도 독점하면 사회가 극단적으로 양극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후보는 경기 화성시 동탄센트럴파크에서 유세를 펼쳤다. 반도체 기업이 많은 동탄을 겨냥해 반도체 웨이퍼(원판)에 ‘세계 1위 반도체 강국 도약!’이라고 자필 서명했다. 이 후보는 “진정 중요한 것은 국민들의 먹고 사는 문제, 민생·경제· 평화·안전 아니겠느냐”며 “이번에는 대통령실로 보내주시기 바란다. 다 여러분의 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자신이 집권하면 정치적 보복을 안 하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모두가 존중하고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 시간도 부족한데 미워하고 혐오하는 일은 그만하자”며 “정적의 뒤를 파고 다니는 그런 일은 절대로 하지 않는다. 우리는 그런 유치한 존재가 아니다. 국민의 더 나은 삶을 위해 써야 할 권력을 사적 복수를 위해, 사감 해소를 위해 남용하는 졸렬한 존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저녁에는 대전시 중구 으능정이거리를 찾아 “여러분에게 대한민국의 행정수도, 과학기술중심도시를 선물로 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이 후보는 “불법적이고 부당한 것보다는 정당하고 합당한 선물, 여러분의 권리를 되찾아드리는게 훨씬 낫지 않느냐”며 “이재명이 아니라 여러분의 미래를, 자녀들의 인생을 선택하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허진무 기자 imagi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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