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12일 서울 청계광장 첫 유세에서 선거대책위원장단과 함께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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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선거운동 열쇳말은 ‘회복과 성장, 그리고 통합’이었다. 12일 오전 ‘빛의 혁명’을 주도한 서울 광화문에서 “내란의 어둠을 걷어내고 진정한 민주공화국을 열어젖히자”는 일성으로 시작된 이 후보의 선거운동은 경기도 성남 판교와 화성 동탄, 대전 과학연구단지 등을 훑는 첨단 산업지구 투어 캠페인으로 이어졌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10시 광화문 청계광장에서 원내 진보·개혁 4당과 보수 진영 인사들을 아우른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출정식과 함께 선거운동의 첫걸음을 내디뎠다. 그는 “이번 대선은 내란으로 나라를 송두리째 무너뜨리고 헌정 질서와 민생을 파괴한 거대 기득권과의 일전”이라며 21대 대선의 의미를 ‘소수 내란 세력 대 다수 민주주의 연합’의 대결로 규정지었다. 이 후보는 “이제부터 진보와 보수의 문제는 없고 오로지 국민의 문제만 있다”며 “분열을 넘어 통합으로, 대립을 넘어 실용으로 나아갈 시간”이라고 밝혔다.
이날 출정식 무대에 오른 이들의 면면을 보면 ‘국민 통합’을 화두 삼은 이재명 선대위의 다양한 이념 스펙트럼이 드러난다. 한나라당·새누리당 등 국민의힘 계열 정당에서 3선 국회의원을 한 이인기 공동선대위원장과 이명박 정부에서 법제처장을 지낸 이석연 공동선대위원장이 이 후보의 양옆에 섰다. ‘보수 책사’ 윤여준 상임총괄선대위원장은 출정식 첫 연사로 나서 “불법 계엄 세력들이 과거에 집중하고 기득권에 매달릴 때 우리는 국민 대통합의 날개를 펼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국혁신당과 진보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 등 ‘압도적 정권교체’라는 목표에 따라 이 후보를 지지한 진보·개혁 성향 원내 4당뿐 아니라, 약자와 소수자 권익을 위해 싸워온 이들도 함께했다. 박김영희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활동가와 구교현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지부장은 이 자리에서 “우리 사회에 있지만 드러나지 않았던 존재들, 사회에 던지고 싶은 질문들을 모은 것”이라며 지난 2월부터 민주당 ‘모두의 질문 큐(Q)’ 플랫폼을 통해 모은 국민들의 질문을 녹서 형태로 편집해 이 후보에게 전달했다.
이 후보는 이날 “정치 보복을 하지 않겠다”는 말도 여러차례 했다. 그는 화성시 동탄 센트럴파크 집중유세에서 “우리는 행위에 대한 책임은 분명하게 가리되, 권력을 사적 복수를 위해 유치하게 남용하는 졸렬한 존재들이 아니다. 치사하고 졸렬하게 정적이라고 뒤를 파고 다니는 일은 절대로 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날 저녁 대전 으능정이 스카이로드 유세 때도 “나라 살림 하라고 국민의 삶을 살피라고 권력을 주고 예산을 맡겼더니, 겨우 하는 짓이 정적의 뒤나 파고 어떻게 죽여 없앨지만 고민한다”며 “그 아까운 역량들을 낭비하면 어떻게 하느냐. 우리는 그러지 말자”고도 했다. 그러면서 “인생도 짧은데 유치한 정권 다툼 놀이 그만하고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 보는 게 진정한 행복 아니겠느냐”고 강조했다.
성남시 판교 등 이른바 ‘케이(K) 이니셔티브 벨트’를 찾은 이 후보는 ‘혁신을 통해 과실을 함께 나누는 성장’도 강조했다. 판교 아이티(IT) 개발자들과 점심 간담회에서 이 후보는 “판교의 화려함 속에 불을 못 끄고 밤새워 일하는 사람이 꽤 있다고 들었다. 세계를 선도하는 창의적 결과를 만들어내려면 억압적 노동 문화를 바꿔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이날 이 후보는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에서 탈락해 탈당한 홍준표 전 대구시장을 “낭만의 정치인” “진정한 정치가”라고 한 글을 페이스북에 올리며 통합을 강조했다. 하지만 경선 때 홍 전 시장 쪽 정책총괄본부장을 맡았던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대학원 명예교수 영입을 타진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었다. 이 교수는 ‘친일 옹호’ 발언과 ‘성추행’ 수사 등으로 입길에 오른 인물이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대전/고경주 기자 go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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