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대통령 선거날인 3일 오후 서울 관악구 봉천동 관악구의회에 마련된 청룡동 제5투표소에서 시민들이 줄을 서 투표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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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치러진 21대 대통령 선거 투표율(잠정)이 79.4%로 집계됐다. 투표율 80%대의 벽은 넘지 못했지만, 1997년 15대 대선(80.7%) 이후 28년 만의 최고 투표율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21대 대선 전체 유권자 4439만1871명 가운데 3524만916명이 투표해 최종 투표율은 79.4%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달 29~30일 1542만3607명이 참여한 사전투표와 재외국민·거소(장애인 등)·선상 투표 집계를 반영한 결과다.

지역별 투표율은 광주가 83.9%로 가장 높았고, 전남(83.6%), 세종(83.1%), 전북(82.5%), 대구(80.2%), 울산(80.1%), 서울(80.1%)이 뒤를 이었다. 투표율이 가장 낮은 곳은 74.6%로 집계된 제주였고, 충남(76.0%)과 충북(77.3%), 강원(77.6%), 인천(77.7%)이 그다음이었다. 대전(78.7%)도 평균보다 낮았고, 경기는 전국 평균과 같은 79.4%였다.

사전투표율이 50%를 넘었던 호남 3곳은 본투표율도 높아 전체 투표율 1·2·4위를 차지했다. 사전투표율이 20~30%대에 그쳤던 영남 지역은 본투표에 집중해 대구·울산이 전체 투표율 80%를 넘겼고, 부산(78.4%), 경남(78.5%), 경북(78.9%)도 평균치에 근접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지역적 지지 기반이 모두 결집한 결과로 풀이된다.

대선 투표율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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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대선 투표율은 1987년 대통령 직선제 도입 직후 치른 13대 대선(노태우 당선)이 89.2%로 가장 높았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당선된 1992년 14대 대선(81.9%), 김대중 전 대통령이 당선된 1997년 15대 대선(80.7%) 투표율도 80%를 넘겼다. 이번엔 그에 못 미쳤지만, 대통령 직선제 도입 이후 네번째로 높은 투표율이다. 앞서 평일 이틀 동안 치른 사전투표율이 2022년 20대 대선 때(36.93%)보다 2.19%포인트 낮은 34.74%로 집계돼, 전체 투표율도 3년 전 77.1%와 비슷할 것이란 관측을 뒤집은 결과다. 21대 대선 투표율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치러진 2017년 19대 대선(77.2%)보다도 2.2%포인트 높았다. 현직 대통령 탄핵에 더해 내란이라는 초유의 사태로 치르게 된 조기 대선인 만큼, 내란 청산과 민주주의 복원, 통합 열망 등이 투표 열기를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장나래 기자 wi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