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참사 현장 '10·29 기억과 안전의 길'에서 헌화 뒤 묵념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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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은 12일 장마철을 앞두고 수해 대비 현장 점검을 하기 위해 서울 서초구의 한강홍수통제소를 찾았다. 이 대통령은 “예측 가능한 사고들이 무관심이나 방치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 절대로 없어야 한다”며 “사후 책임도 아주 엄격하게 물을 수밖에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면서 안전 관리 분야 공무원 권한을 강화하고 인사에서 보상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안전 부서에 대한 마인드를 통째로 바꾸자”고 했다.

이 대통령은 “자연재해는 발생할 수 있지만 공직자가 국민 재산과 안전에 얼마나 관심을 갖고 치열하게 대비하느냐에 따라 실제 결과는 아주 다르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과거 발생한 서울 지하철 강남역 일대 침수 사건을 언급하며 “우수관 관리만 잘해도 피해를 줄일 수 있는데, 거의 들여다보지 않더라”며 “앞으로 우수관 관리 잘 안 하는 건 징계하자”고 했다. 또 “홍수 예보·전파 담당 직원이 제대로 안 해서 대형 사고가 많이 일어난다고 한다”며 “잠깐 나태해지거나 무관심·방심 이런 걸 어떻게 할지 연구해 달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안전 관리 부서는 사고 나면 문책, 심지어 구속당할 수도 있어서 공무원 인생이 끝날 수도 있다”며 “그러니까 진짜 예우, 대우를 잘해줘야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이 농담조로 “(안전 부서에서) 다 도망가려 하고, 대개는 미움받는 공무원 보낸단 말이야”라고 하자 좌중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이 대통령은 “(징계 등) 억압적 수단만으로는 안 되고 보상 체계를 분명히 해야 한다”며 “인사 성과에 대한 보상 체계 이런 것도 근본적으로 바꿨으면 싶은 생각”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모범 사례를 발굴해 보상 차원에서 ‘까방권(까임 방지권)’을 주자고 제안하며 “까방권 뭔지 아느냐”고 묻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인사 담당 부서가 안전을 겸하게 하는 아이디어를 언급하면서는 “진짜 좋은 아이디어다. 대통령실 차원에서 검토해 달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굳이 얘기 안 하고 싶지만 세월호도 그렇고 이태원 참사도 그렇고, 오송 지하 차도 이런 것도 다 피할 수 있는 재난 사고였다”며 “최소한 이재명 정부에서는 그런 일은 절대로 벌어질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홍수통제소를 방문한 뒤 핼러윈 참사가 벌어진 서울 용산구 이태원 현장을 찾았다. 이 대통령은 참사 현장에서 헌화하고 묵념한 뒤 주변을 둘러봤다. 지역 상인들과 경기 상황을 두고 이야기도 나눴다.

이 대통령은 이날 현장 방문 전 대통령실을 담당하는 영상·사진 기자들과 용산 대통령실 청사 직원 식당에서 점심을 함께 먹었다. 점심 식사 전 기자실을 찾아 인사를 나누고 직접 영상 카메라를 어깨에 메 보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0일엔 점심 식사를 하고 대통령실 청사에 있는 매점을 찾았다가 대통령실 담당 기자들과 즉석에서 차담회도 했다. 11일에도 청사 내 식당을 찾아 기자들과 점심을 먹었다. 이 대통령이 언론과 접촉을 늘리는 것을 두고 대통령실에선 “정권 초반 분위기를 좋게 가져가려고 대통령이 직접 뛰는 것”이라는 말이 나왔다.

이 대통령은 13일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의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5대 그룹 총수와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윤진식 한국무역협회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최진식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 등과 간담회를 한다. 재계 일각에서는 재계에서 우려하는 ‘상법 개정안’ 처리 문제를 이 대통령이 언급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한편 지난 11일 밤 대통령실 민정수석실에서 인사 검증을 담당하는 직원 한 명이 과로로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에 실려 갔다. 이 직원은 의식을 되찾고 건강을 회복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전날 밤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에서 “국민의 공복으로서 주어진 사명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건강과 안전”이라며 “노고와 헌신에 존경을 표한다”고 했다.

[박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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