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참모진이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통령의 30일, 언론이 묻고 국민에게 답하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모습. 케이티브이(TV) 유튜브 ‘이매진’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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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한 달을 맞아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워커홀릭’ 면모를 드러냈다.
이 대통령은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진행한 ‘대통령의 30일, 언론이 묻고 국민에게 답하다’ 기자회견에서 “하루가 24시간이라, 한 30시간만 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 때가 꽤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의 직무를 수행하기에 하루 24시간도 부족하다는 취지로 한 말이다.
이 대통령은 취임 첫날부터 야근을 하며 비상경제점검 티에프(TF) 회의를 주재했고, 그 이튿날 연 첫 국무회의도 4시간 가까이 주재하며 ‘워커홀릭 대통령’이라는 이미지를 얻었다.
이 대통령은 주말마다 한남동 관저에 ‘갇힌다’는 표현도 사용했다. 대통령이 외부로 이동하면 여러 참모진과 경호 인력이 덩달아 움직여야 하다 보니 주말 이동에 제약이 있다는 점을 말한 것인데, 이 역시 ‘일하고 싶은 의지’를 적극 드러낸 대목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토요일 일요일에는 대개 공관에 갇힌다. 처음엔 몰랐는데 이젠 슬슬 경호, 의전팀들, 대통령실 직원들, 경찰 등등의 눈치가 좀 보이기 시작했다”며 “눈치가 많이 보여서 주말에는 웬만하면 공관에서 일하는 편인데, 어쨌든 공관에 있는 시간이 너무 빨리 온다. 일주일 단위로 시간이 가는 것 같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격무로 고생하는 참모진의 노고를 위로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위성락 (국가안보) 실장께서 코피를 쏟고 살이 빠져서 얼굴이 핼쑥해지고 이런 것을 보니 미안하긴 하다”면서도 “제가 가진 생각은 우리 공직자들이 코피를 흘리고 피곤해서 힘들어하는 만큼의 5117만 배의 효과가 있다는 생각으로 우리 참모들에게 잘 견뎌 달라고 부탁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하루 30시간’ 언급은 이 발언 바로 뒤에 나왔는데, 이 대목에서 기자회견을 생중계하던 카메라가 대통령실 참모진을 비췄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옅은 미소를 지었고, 위 실장은 별다른 표정을 짓지 않았다. 멋쩍은 듯 웃거나 고개를 숙이고 시선을 피하는 참모도 있었다.
앞서 지난달 19일 이 대통령은 1박3일간의 캐나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일정을 마치고 귀국하며 영접을 나온 강 비서실장에게 ‘나 없어서 좋았다면서요’라는 취지로 말해 이목을 끌기도 했다. 대통령비서실장으로 임명되기 직전까지 국회의원이었던 강 비서실장은 대통령비서실장 취임 뒤 여러 회의 석상에서 찍힌 초췌한 모습 탓에 ‘워커홀릭’인 이 대통령에게 혹사당하고 있다는 ‘밈’(Meme·온라인 유행 콘텐츠)이 생겼는데, 이 대통령도 이를 모르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강 비서실장은 대통령실에서 일한 뒤 체중이 5kg이나 감소한 근황이 여당 의원들을 통해 전해지기도 했다.
심우삼 기자 wu3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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