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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22 (월)

    이슈 하마스·이스라엘 무력충돌

    이스라엘, 구호품 받으려던 가자 주민들 쏴… 최소 80명 숨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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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일보

    20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북부 자발리아에서 주민들이 구호품을 얻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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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군이 구호품을 받기 위해 몰려든 주민들을 향해 발포하면서 80여 명이 사망했다.

    20일 알자지라·로이터 등에 따르면, 이날 구호 물자를 실은 유엔 트럭 25대가 가자지구 북부 지킴 국경검문소를 통과하자 수백 명 군중이 몰려들었다. 유엔이 밀가루 등 식품을 배급할 것이라는 소문이 퍼지면서 주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온 것이다. 이들이 트럭 행렬을 둘러싸자마자 총격이 시작됐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은 성명에서 “마지막 검문소를 통과하자마자 우리는 굶주린 민간인 수백 명과 마주쳤다. 트럭이 군중에 가까이 다가가자 이스라엘군 전차와 저격수가 발포를 시작했다”고 했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날 총격으로 최소 80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즉각적인 위협에 대응한 경고 사격일 뿐”이라며 “수천 명의 군중이 모였고, 군 병력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해 대응했으며, 사망자 수는 과장됐다”고 주장했다. 반면 WFP는 “총에 맞은 사람들은 단지 굶주린 가족에게 먹일 음식을 구하러 온 민간인이었다”고 했다. 이어 “이스라엘이 구호 차량 경로에 군 병력이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는 약속을 어겼다”고 비판했다.

    이스라엘은 지난 3월 무장 단체 하마스와의 휴전 협상이 결렬된 이후 4개월째 가자지구를 전면 봉쇄하고 있다. 5월부터는 하마스의 구호품 탈취를 막겠다며 미국과 공동 설립한 ‘가자 인도주의 재단’을 통해서만 제한적인 식량 배급을 허용해왔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이스라엘군이 구호품을 받으러 온 가자 주민들을 향해 총격을 가했다는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유엔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식량을 구하려다 사망한 가자 주민은 875명에 달한다. 이 중 674명이 가자인도주의재단 배급소 근처에서 총격이나 폭격으로 사망했고, 200명 이상은 유엔 및 인도주의 단체의 구호 차량 주변에서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극심한 식량난으로 가자지구에서는 연일 아사자가 속출하고 있다. 알자지라는 이날 “지난 24시간 동안 최소 19명이 굶어 죽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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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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