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11 (목)

    이슈 정치권 사퇴와 제명

    여당 지도부 엄호에도···강선우, 성난 민심에는 더 못 버티고 ‘전격 사퇴’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여성단체 등 비판···보좌진들도 ‘부정적’

    지도부 무리한 방어는 오히려 ‘역효과’

    결국 내부서도 ‘스스로 결단’ 공개 발언

    경향신문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14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권도현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임명 수순이던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23일 자진 사퇴한 것은 악화한 여론이 반전될 기미를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치권뿐 아니라 각종 시민사회단체의 여론이 시간이 지날수록 강 후보자 사퇴 쪽으로 기울자 후보자 본인뿐 아니라 대통령실 역시 부담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임명 강행 시 집권 초 높은 지지율을 동력으로 각종 개혁 과제를 추진해야 하는 새 정부의 국정 운영에 부담이 될 것이란 판단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강 후보자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은 이재명 대통령이 재송부를 요청한 강 후보자 인사청문보고서 송부 기한이 도래하기 하루 전인 이날까지 지속됐다.

    정의당·노동당·녹색당 등 진보3당은 이날 강 후보자가 사퇴 표명을 하기 전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대통령의 실용 인사는 갑질 인사를 밀어붙이는 것이냐”며 “개혁이 걸림돌이 될지 모를 인사 강행을 멈추라”고 촉구했다. 진보당도 이날 논평에서 “어처구니없는 인사를 강행하려는 시도가 더 큰 참사를 불러오고 있다”며 “지금은 보고서 재(송부)요청을 할 때가 아니라 지명 철회든 자진 사퇴든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밝혔다.

    강 후보자가 여가부 장관으로 부적합하다는 응답이 60%를 기록한 여론조사 결과도 이날 나왔다. 여론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가 스트레이트뉴스 의뢰로 지난 19~21일간 성인 200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0.2%의 응답자가 ‘부적합’, 32.2%는 ‘적합’하다고 답했다. 이번 조사는 ARS 방식으로 진행됐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2%P다.

    갑질 의혹뿐 아니라 정책 역량에도 문제가 제기됐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을 비롯한 92개 여성단체는 지난 21일 강 후보자가 차별금지법 등 현안에 모호한 입장을 보인 것을 비판하며 지명 철회를 촉구하는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참여연대·민주노총 등 시민사회단체들도 사퇴를 요구했다.

    여당 보좌진 내 부정적인 여론 역시 가라앉지 않았다. 국회 보좌진의 온라인 익명 게시판에는 이 대통령이 강 후보자 임명 의지를 밝히자 추가 갑질 의혹을 제기하겠다는 글과 함께 당에 대한 서운함을 담은 호소문이 잇달아 올라왔다. 민주당보좌진협의회 역대 회장단은 지난 16일 성명을 내고 “그의 태도는 공직 윤리도, 인격적 신뢰도 찾아보기 힘들었다”며 강 후보자 사퇴를 요구했다.

    여당 지도부의 무리한 방어도 여론 악화에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 강 후보자 인선을 옹호하는 과정에서 “일반 직장과 의원과 보좌진 간 관계에서 갑질은 성격이 다르다”(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발언 등이 알려지며 당 안팎의 비판을 받았다.

    여론이 악화하자 강 후보자에 대한 공개 비판을 자제해 온 여당 내부와 지지층인 당원들 사이에서조차 본인의 결단을 촉구하는 발언이 나오기 시작한 점도 사퇴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여당 의원들은 그동안 강 후보자가 현역 동료 의원인 점과 이 대통령에게 부담이 될 것을 우려해 직접적인 비판은 자제하는 분위기였다.

    강 후보자의 사퇴 표명 직전 당 대표 후보인 박찬대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 강 후보자 스스로 결단해 달라”고 밝혔다. 김상욱 민주당 의원도 이날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강 후보자는 국민 수용성에서 과락”이라며 장관직 수행이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김한솔 기자 hansol@kyunghyang.com

    ▶ 매일 라이브 경향티비, 재밌고 효과빠른 시사 소화제!
    ▶ 주 3일 10분 뉴스 완전 정복! 내 메일함에 점선면 구독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