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만난 안철수 24일 오세훈 서울시장(오른쪽)과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서울 중구에 위치한 서울시청에서 오찬 회동을 하기 전에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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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24일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했다. 유력 당권 주자로 꼽히던 나경원 의원에 이어 한 전 대표까지 불출마를 선택하면서 이번 전당대회는 '대선 경선 리턴 매치'란 프레임에서 벗어나게 됐다. 오히려 화두는 세대교체 국면으로 넘어가는 양상이다.

한 전 대표는 다음달 22일 열릴 전당대회에 불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현장에서 국민주권 정치를 실천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내년 지방선거 또는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 직접 등판하는 게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이날 오세훈 서울시장, 홍준표 전 대구시장 등도 쓴소리를 하면서 당의 변화를 촉구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8월 당대표 선거에 출마하지 않는다"며 "그 대신 나라의 앞날을 걱정하는 많은 동료 시민들, 당원들과 함께 정치를 쇄신하고 우리 당을 재건하겠다. 보수가 다시 자랑스러워지는 길을 멈춤 없이 뚫고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당초 불출마가 예상됐으나 전한길 씨 입당으로 국민의힘이 '극우화'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강하게 내면서 출마설이 다시 회자됐다.

최근 안철수 의원, 유승민 전 의원 등과 폭넓게 만남을 이어온 한 전 대표는 "지난 한 달여 동안 많은 분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하나같이 현재 국민들께 보여지는 당과 보수 정치의 모습을 우려하고 계셨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최근에는 혁신을 거부하는 것을 넘어 이참에 아예 우리 당을 극우화시키려는 퇴행의 움직임도 커졌다"며 "지난 대선에 우리 당 후보로 나섰던 분, 당권 도전을 선언한 분들까지 맞장구치는 안타까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정치인으로서 더 배우고 더 성장하는 길도 결국은 현장에 답이 있다고 믿는다"며 "과거를 성찰하고 개혁의 길에 동참하겠다는 사람들은 포용하고 통합하겠다. 퇴행 세력들이 '극우의 스크럼'을 짠다면 우리는 '희망의 개혁연대'를 만들어 전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국민을 실망시키는 기득권 다툼 대신 현장에서 국민과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치를 하려고 한다"며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좋은 정치는 '윤 어게인'이 아니라, 보수가 다시 당당하고 자랑스러워지도록 바로 세우는 '보수 어게인'"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비슷한 시간대에 초선인 주진우 의원이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그는 "한결같이 보수의 가치를 지켜왔고, 위기에 강하고 싸울 줄 안다"고 밝혔다. 또한 "계엄을 옹호하거나 전직 대통령의 복귀를 주장하는 것은 우리 당의 확장성을 스스로 가두는 것"이라며 "잘못된 과거와의 단절은 필수"라고 강조했다. 당내 탄핵 반대 진영과 선을 확실히 그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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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특히 "여당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해 정권을 잃었고, 대선에서 패했다"며 "과거에 책임 있는 분들이 당을 앞장서서 이끌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당을 위해 묵묵히 헌신하며 백의종군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인적 쇄신과 세대교체에 방점을 찍은 것이다. 주 의원은 이른바 '윤석열 사단'에 속했던 검사 출신으로 한 전 대표와도 가까운 사이다.

한때 친한동훈계에 속했던 장동혁 의원이 한 전 대표와 완전히 등을 돌린 데 이어 당권에 도전하는 상황에서 묘한 라이벌 구도가 형성되는 모습이다.

당권 도전의 뜻을 가장 먼저 밝혔던 안철수 의원은 이날 서울시청에서 오세훈 시장과 오찬 회동을 했다. 오 시장은 회동에 앞서 페이스북을 통해 "지금은 정권 실패와 대선 패배에 책임 있는 분들이 물러서야 할 시점"이라고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오 시장은 "이번 전당대회는 당 회생의 중대한 고비가 될 것"이라며 "당내 기득권 투쟁에 매몰된 지난 과거를 반복하면 국민의힘에 미래는 없다. 책임져야 할 사람들은 책임지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것이 순리"라고 밝혔다. 회동을 마치고 나온 안 의원은 "혁신안을 강조하고 제시하는 사람이 많을수록 더 많은 국민과 당원의 관심이 모아지고, 혁신이 현실화될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장동혁 의원을 두고는 "계엄에 찬성하는 입장이 있는 것은 시대 역행이고, 시대를 거꾸로 올라가는 일이라 옳지 않다"며 "그걸 비판하는 것을 내부 총질이라고 표현하신 것 같은데, 옳은 주장이 아니다. 당원들께서 어느 쪽이 진정한 내부 총질인지 판단하실 거라고 본다"고 비판했다.

윤희숙 혁신위원장도 이날 오전 라디오 방송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을 옹호하고 한 몸을 선언하는 전한길 씨 문제가 지금 이렇게 불거진 데에는 장동혁 의원의 책임이 크다"며 "전한길 씨와 결합돼 있는 모습, 옹호하는 모습을 국민들께 보이고 있다. 총질 정도가 아니라 당을 향해 대포를 쏘는 것"이라고 힐난했다.

반면 전씨 등에 대한 옹호의 목소리도 나왔다. '윤 어게인' 토론회를 주최했던 윤상현 의원은 "진심으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하면서도 전씨와 '절연'은 반대한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그는 "절연이나 단절에 반대한다. 그분이 가진 의견을 들어보고 토론해보는 것이 우리가 지향하는 자유공화국 정신이 아닌가"라고 말했다.

한편 홍준표 전 시장은 '갑질'은 국민의힘도 피하기 힘든 지적이라는 쓴소리를 내놨다.

그는 페이스북에 "여의도 정치판에서 보좌관에게 행패를 부리고 갑질하는 의원이 어디 강선우 한 사람뿐이겠는가"라며 "모두들 쉬쉬하고 있지만 이미 보좌관 갑질은 여의도 정치판에서 관행이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당직자를 이유 없이 발로 걷어차고 폭행해 당직자들의 집단 항의에 스스로 탈당했다가 조용해지니 슬그머니 재입당한 의원은 없었던가"라며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를 겨냥했다.

[김명환 기자 / 박자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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