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 의장 “현 상황 우려스러워”
베트남, 평화적 해결 촉구
싱가포르 “민간인 안전 최우선 고려”
24일(현지시간) 태국 매체 더네이션 등에 따르면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의장인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는 “양국의 역사적 유대관계와 지역적 책임을 고려할 때 이 상황이 우려스럽다”며 “두 나라 정상에게 메시지를 보냈고 이른 시일 내 직접 통화하고 싶다”라고 밝혔다. 그는 “평화는 언제나 우리의 집단적이고 변함없는 선택”이라고 덧붙였다. 태국과 캄보디아는 아세안 회원국이다.
24일(현지시간) 태국과 캄보디아 간 무력 충돌이 일어나 캄보디아 북서부 오다르메안체이주 주민들이 피난을 떠나고 있다. EPA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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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베트남과 싱가포르도 두 나라가 적대 행위를 멈추고 긴장을 완화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베트남 외교부는 국제법과 유엔 헌장, 아세안 헌장과 동남아시아 우호협력조약의 기본 원칙에 따른 평화적 갈등 해결을 촉구했다. 싱가포르 외교부는 양국이 외교적 수단을 동원해 민간인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보장해야 한다고 밝혔으며, 자국민에게는 국경 지역으로의 모든 여행을 연기하라고 권고했다.
태국·캄보디아 모두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중국도 입장을 내놨다.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현 사태의 전개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양측이 대화와 협상을 통해 문제를 원만히 해결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아울러 중국은 양국 간 긴장 완화에 건설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은 캄보디아의 최대 무역 상대며 태국과는 2014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었다.
아세안 국가 등 아시아 여러 나라가 양국에 평화적 해결을 촉구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분쟁 중재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알자지라에 따르면 태국 인권단체 ‘아시아 인권·노동 옹호자’의 필 로버트슨 국장은 “두 나라 현직 지도자들의 아버지인 캄보디아의 훈 센 상원의장과 태국의 탁신 친나왓 전 총리 사이의 악감정이 정치적으로 싸움을 계속하려는 의지를 강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싱가포르 유소프-이삭 동남아시아연구소의 티타 상글리 부연구원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불간섭 정책으로 유명한 아세안이 분쟁을 실제 중재하려 할 가능성은 작다”며 “캄보디아와 태국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중국이 유일하게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외부 중재자”라고 분석했다.
앞서 태국 동부 수린주 국경 지역에 있는 따 모안 톰 사원 인근에서 태국과 캄보디아 간 교전이 발생했다. 캄보디아는 러시아산 BM-21 다연장로켓포 등 중무기를 사용했으며, 태국은 이에 맞서 F-16 전투기 6대를 투입했다. 이날 교전으로 민간인 15명과 군인 1명 등 최소 16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25일 긴급회의를 열고 양국 사태를 논의할 예정이다. 이번 회의는 훈 마네트 캄보디아 총리의 요청으로 열린다.
태국은 제3국의 중재 제안을 거부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25일 니꼰뎃 발란꾸라 태국 외교부 대변인은 “아직 제3국의 중재는 필요하지 않다고 본다”며 “양자 간 협의 메커니즘이 최선의 해결책”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캄보디아가 먼저 국경 지역에서의 폭력을 중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태국·캄보디아 국경 분쟁 격화···F-16에 중화기 동원한 무력 충돌
https://www.khan.co.kr/article/202507241653001
☞ 태국·캄보디아, 이틀째 국경 지역서 무력 충돌
https://www.khan.co.kr/article/202507251404001
최경윤 기자 ck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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