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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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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지율 최저’ 경신한 국민의힘…전대 계기로 이미지 제고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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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野, 與 앞에 속수무책…내홍도 심화
    NBS 조사 지지율 17%…역대 최저

    ‘보수 텃밭’ PK도 與와 15%P 차이
    지지율 견인할 ‘탈출구’는 안갯속에


    매일경제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이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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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감(의원)님이요? 요즘 기분 안 좋으시죠. 좋으면 이상한 거지.”

    영남권에 기반을 둔 한 국민의힘 의원실 관계자는 최근 자신이 보좌하는 의원과 지역구를 다녀온 경험을 전하며 이같이 말했다. 매주 금요일이면 지역구로 내려가 현안을 챙기면서 주민들의 이야기를 듣는데 의원에게 ‘아쉬운 소리’를 하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는 것이다.

    의원실 관계자는 “지역 문제 해결해달라는 분들은 늘 만나지만, 이재명 정부가 들어섰는데 지금 국민의힘이 대체 뭘 하는 거냐는 지적이나 하소연이 늘었다”며 “원래 지역구 가시면 좀 응원해주시고, 또 힘을 얻어서 왔는데 지금은 분위기가 다르다”고 귀띔했다.

    국민의힘에 대한 유권자들의 지지도가 역대 최저를 또 경신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되는 등 당의 정치적 입지가 연일 흔들리고 있다. 의석수부터 압도적인 거대 여당에 정국 주도권을 내준 상황에서 6·3 대선 패배 책임과 당의 혁신 등을 놓고 내홍까지 심화한 모습이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21∼23일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전국지표조사(NBS)를 진행한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힘에 대한 피설문자들의 정당 지지도는 17%로 나타났다. 전주보다 2%포인트 하락하며 최저치를 경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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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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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지지도는 일주일 전 NBS 조사에서 19%를 기록하며 2020년 9월 미래통합당에서 국민의힘으로 당명을 바꾼 이래 처음으로 20%선이 붕괴됐다. 이번 설문의 경우, 대구·경북(TK)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더불어민주당보다 지지도가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TK만큼 당의 ‘텃밭’으로 불리는 부산·울산·경남(PK)에서도 국민의힘은 고전했다. 민주당 지지도가 34%일 때 국민의힘은 19%에 그쳤다. 불과 1년여 전 치러진 4·10 총선에서 영남권 의석(총 65개)의 대부분을 국민의힘이 휩쓸었지만, 이제는 텃밭 민심조차 심상치 않다는 의미다.

    전통적으로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광주·전라에서는 여당과의 지지율 격차가 가장 컸다. 민주당 지지도가 73%인 반면 국민의힘 지지도는 7%를 기록했다. 야당은 서울에서도 28%포인트, 인천·경기에서도 30%포인트 차이로 민주당에 밀렸다.

    전국 대부분 지역은 물론, 보수 성향이 강한 PK 지역에서조차 국민의힘이 예년처럼 힘을 못 쓰는 건 여러 원인이 한데 맞물려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당은 12·3 비상계엄 사태의 후폭풍과 여당의 공세, 잇따른 특검의 압수수색 등 악재가 겹친 상황이다.

    여기에 이달 초 출범한 윤희숙 혁신위원회가 여러 당 쇄신안을 내놓았으나 제대로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았고, 당무감사위원회가 지난 대선을 앞두고 있었던 후보 교체 사태와 관련해 당시 지도부의 징계까지 공개 요구하고 나선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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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왼쪽)과 윤희숙 혁신위원장이 지난 23일 국회 본회의 직후 다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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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권 안팎에서는 국민의힘이 내달 22일 전당대회를 치르기 전까지 뾰족한 탈출구를 마련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혁신위의 권한 보장, 또 실제로 당이 쇄신해 나갈 방향 등을 설정하려면 당원들에 의해 선출된 당대표의 존재가 필수적이라는 이유에서다.

    곧 치러질 전당대회를 놓고도 다시금 계파 갈등이 심화할 수 있단 우려 역시 나온다. 유력 당권주자로 거론된 한동훈 전 대표가 불출마를 선언했지만, 그가 당권을 거머쥔 작년 7·23 전당대회 당시처럼 ‘친(親)윤석열계’ 대 ‘반(反)윤석열계’ 구도로 경쟁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한 국민의힘 현역 의원은 “전당대회를 통해 새 지도부가 들어선 뒤 속도감 있게 혁신을 추진하는 게 현재로선 최선”이라며 “당내 갈등 등 여러 문제가 장기화할수록 우리 지지율에 도움이 되는 건 없다. 지금 소수 야당인 우리가 기댈 건 국민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NBS 조사는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이용한 전화면접으로 이뤄졌다.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은 17.4%였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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