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측 수행원, 회담장 온도조절 두고 충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에서 전승절 80주년 기념 열병식 이후 열린 연회를 마치고 나란히 행사장을 나서고 있다. 베이징=AP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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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승절 80주년 열병식 참석을 계기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정상회담을 갖기 직전,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 회담장에서 양측 수행원들이 실내 온도 조절을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고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가 보도했다.
매체는 소속 기자의 북러 정상회담 현장 취재기를 실었다. 기자는 전날까지만 해도 중국 주재 러시아 대사관에서 회담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됐다가 고위급 인사 숙소인 댜오위타이 국빈관으로 장소가 바뀌었다며 이는 의외의 일이었다고 평가했다.
기자는 회담장에 북한 인공기가 걸리는 것을 지켜보다가 북한 특수임무 관계자가 벽에 설치된 에어컨 온도조절기를 조작해 실내 온도를 20도에서 23도로 올리는 걸 발견했다. 그러자 러시아 측 관계자가 이를 제지하며 온도를 도로 20도에 맞출 것을 요구했다. 기자는 “북한 관계자는 러시아어로 말하는 상대방 말을 이해하면서도 (온도 조절을) 절대 포기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매체는 두 사람이 서로 조절기에서 상대방 손가락을 떼려고 신경전을 벌이다가 결국 한쪽이 물러섰다고 전했다. 기자는 “아마 북한인이 조금 고통스러웠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매체가 텔레그램 채널에 공개한 영상을 보면 북한 측 관계자가 먼저 자리를 떴고 러시아 측 관계자는 이후 에어컨 온도조절기 앞을 지켰다.
소동 직후 양국 정상은 푸틴 대통령의 전용 리무진 ‘아우루스’를 타고 회담장에 도착했다. 두 사람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혈맹을 과시하며 회담했다. 정식 회담만 1시간 30분 넘게 가졌고, 이후 비공식 단독회담 형식으로 1시간가량 대화를 더 이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코메르산트 기자는 북한 취재진의 폐쇄적 태도도 지적했다. 그는 “자신들이 사랑하는 지도자(김정은)에 관한 일이라면 법과 규칙을 모른다. 모든 사람은 즉시 그들에게 사랑받지 못하는 존재가 된다”며 꼬집었다.
김지윤 인턴 기자 kate744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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