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발표는 단순한 신작 공개를 넘어 넷마블의 글로벌 전략에 있어 중대한 전환점을 시사한다. 그간 모바일 게임의 강자로 군림해 온 넷마블이 일본의 심장부이자 콘솔 게임의 성지인 도쿄게임쇼에 대규모 단독 부스를 마련한 것은 PC와 콘솔을 아우르는 종합 게임사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세계 최대 시장 중 하나인 일본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겠다는 야심을 드러낸 것이다.
넷마블의 일본 공략 선봉에는 영리하게도 일본의 국민 IP가 서 있다. 전 세계 누적 판매 5500만부를 돌파한 인기 애니메이션 '일곱 개의 대죄' IP를 기반으로 한 오픈월드 액션 RPG '일곱 개의 대죄: Origin'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넷마블은 이번 TGS에서 세계 최초로 이 게임의 시연 기회를 제공하며 일본 게이머들의 마음을 정조준한다. 원작의 인기에 게임만의 오리지널 스토리를 더하고 브리타니아 대륙을 자유롭게 탐험하는 오픈월드의 재미를 결합해 현지 팬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겠다는 계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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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한 축은 넷마블의 과거 영광을 재현할 '몬길: STAR DIVE'가 맡는다. 2013년 대한민국 모바일 게임 시장에 '수집형 RPG'라는 장르를 각인시킨 '몬스터 길들이기'의 정식 후속작이다. 언리얼 엔진5 기반의 고품질 그래픽과 몬스터를 포획하고 수집하는 원작의 핵심 재미를 계승 발전시켜 향수를 자극하는 동시에 새로운 세대의 게이머들까지 사로잡겠다는 포석이다. 이처럼 검증된 일본 IP와 자사의 성공 IP를 동시에 내세우는 '투트랙 전략'은 일본 시장의 높은 진입장벽을 넘기 위한 넷마블의 정교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는 최근 일본 시장에서 '블루 아카이브'로 대성공을 거둔 넥슨의 사례와 비교되며 더욱 주목받는다. 넥슨이 서브컬처 장르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일본 시장을 뚫었다면 넷마블은 보다 대중적인 IP의 힘을 빌려 정면 돌파를 시도하는 모양새다. '일곱 개의 대죄'라는 강력한 브랜드를 통해 초기 이용자들의 관심을 확보하고 자사 개발력의 정수가 담긴 게임성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것이다.
넷마블의 이러한 자신감은 TGS 부스 규모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총 52대의 시연대를 마련해 관람객들이 신작을 충분히 체험할 수 있도록 했으며 '일곱 개의 대죄: Origin'의 거인족 '다이앤'과 '몬길: 스타다이브'의 '야옹이'를 형상화한 거대 조형물 그리고 천장에 매달린 '호크' 대형 풍선은 현장 관람객들의 시선을 압도할 전망이다. 또한 인기 성우 토크쇼 코스프레쇼 등 다채로운 무대 이벤트를 기획하고 이를 공식 유튜브 채널로 생중계하며 현장을 찾지 못한 전 세계 게이머들의 관심까지 붙들겠다는 계획이다.
결국 넷마블의 이번 TGS 참가는 글로벌 게임 시장의 헤게모니가 PC와 콘솔 플랫폼으로 재편되는 흐름 속에서 더 이상 모바일 시장에만 안주하지 않겠다는 선언과도 같다. 일본 시장에서의 성공은 곧 북미와 유럽 시장 진출의 중요한 교두보가 될 수 있기에 이번 넷마블의 도전이 어떤 결실을 맺을지 전 세계 게임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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