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전 에이치디(HD)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에서 해군 차세대 이지스구축함인 정조대왕급 2번함 다산정약용함 진수식이 열리고 있다. 다산정약용함은 8200t급으로 해군의 다섯번째 이지스구축함이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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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대왕함에 이어 두번째 차세대 이지스 구축함인 다산정약용함(DDG-996) 진수식이 17일 오전 울산 에치디(HD)현대중공업에서 거행됐다. 다산정약용함은 차세대 이지스구축함인 정조대왕급(8200t급) 2번함으로, 길이 170m, 폭 21m에 최대 30노트(시속 55㎞)로 항해할 수 있다.
정조대왕급 이지스구축함은 기존 세종대왕급(7600t급)에 비해 크기가 커졌고, 탄도미사일에 대한 탐지·추적 능력이 향상됐고, 앞으로 탄도탄요격유도탄(SM-3)와 장거리함대공유도탄(SM-6)를 탑재해 중간-종말 단계에서 요격체계를 갖추게 된다.
다산정약용함에는 함대지탄도유도탄도 탑재돼 주요 전략 표적에 대한 원거리 타격도 가능하다. 국내 기술로 개발한 첨단 통합소나체계를 탑재해 잠수함 및 어뢰 등 수중 위협에 대한 탐지능력이 기존 세종대왕급 이지스함 대비 크게 향상됐다. 장거리대잠어뢰와 경어뢰를 활용한 대잠공격도 가능하며, 최근 도입된 시호크(MH-60R) 해상작전헬기도 탑재할 수 있다. 다산정약용함 이름은 다산 정약용 선생의 애민정신과 혁신의지를 계승하는 한편, 첨단과학기술 기반의 신뢰받는 해군력 건설 의지를 담아 제정했다.
해군과 방위사업청은 다산정약용함에 대해 “정조대왕함(정조대왕급 1번함)과 함께 해군이 보유한 수상함 중 가장 강력한 전투 역량을 갖추고 있다. 향후 해양 기반 한국형 3축 체계의 핵심 전력이자 해군 기동함대의 주축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산정약용함은 ‘한국형 구축함’ 사업의 일부다. 방위사업청은 한국형 구축함 사업에 ‘광개토’라는 명칭을 붙이는데, 3200t급을 광개토-Ⅰ급으로, 4400t급을 광개토-Ⅱ급으로, 7600t 이상의 이지스구축함을 광개토-Ⅲ급으로 세분한다.
17일 오전 에이치디(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에서 열린 해군 차세대 이지스구축함 정조대왕급 2번함 다산정약용함 진수식에서 참석 내빈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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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구축함들은 ‘함급’(Class)으로 나뉜다. 형태, 톤수, 기능이 같고 연이어 건조된 함정의 경우 이를 한 묶음으로 보고 함급이라 부른다. 같은 함급의 첫번째 함정(선도함 또는 1번함)을 그 함급의 이름으로 사용한다. 1단계(3200톤급) 광개토대왕·을지문덕·양만춘 등 3척을 ‘광개토대왕급’으로, 2단계(4400톤급) 6척을 ‘충무공이순신급’으로, 3단계(7600톤급) 이지스 구축함 3척(세종대왕·율곡이이·서애류성룡함)을 ‘세종대왕급’으로 부른다.
이날 진수된 다산정약용함은 광개토-Ⅲ 배치(Batch)-Ⅱ 2번함이다. ‘광개토-Ⅲ 배치-Ⅱ’은 세종대왕급 이지스구축함(배치-Ⅰ)보다 성능이 좋아진 ‘한국형 구축함 3단계 두번째 건조사업’을 말한다. 배치(batch)는 동일한 제원·성능인 함정 그룹을 건조하는 묶음 단위를 말한다. 배치 숫자가 높아질수록 함정 성능이 좋아진다. 정조대왕함과 다산정약용함과 함께 앞으로 건조될 차세대 이지스구축함 1척 등 3척이 ‘정조대왕급’이란 이름으로 불린다.
세종대왕급 이지스함 3척에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탐지·추격 기능만 있고 요격용 미사일이 탑재되지 않았는데, 정조대왕급에는 한국형 수직발사체계-Ⅱ를 설치해 에스엠(SM)-6 미사일 등 장거리 함대공유도탄과 함대지 탄도유도탄을 탑재한다.
이지스함은 1척 건조비용이 1조2천억원이 넘는다. 현재 이지스함을 보유한 나라는 한국을 포함해 세계에서 6개국에 불과하다. 한국은 이날 진수식을 한 다산정약용함까지 합쳐 5척의 이지스구축함을 보유하고 있다.
17일 오전 에이치디(HD)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에서 열린 해군 차세대 이지스구축함 정조대왕급 2번함 다산정약용함 진수식에서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축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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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건조한 5000t급 신형 다목적구축함 최현호· 강건호를 두고 ‘북한판 이지스함’이란 주장도 있지만, 확인되지 않았다. 이지스함은 하드웨어인 함정 외형이 아니라 소프트웨어인 이지스 전투체계를 탑재한 군함을 말한다.
바다에 떠 있는 군함은 특히 대공 공격에 취약한데 미국 무기회사 록히드 마틴이 이를 막는 이지스 시스템을 개발했고, 1983년 세계 최초 이지스 순양함과 1991년 이지스 구축함이 미 해군에 취역하면서 등장했다. 이지스시스템은 대공·대함·대잠수함전 수행을 위한 목표물 탐지·추적·전투명령·교전 등 전투행동을 일괄적으로 통합한 전투체계다. 이지스는 그리스 신화에서 나오는 신들의 왕인 제우스가 딸에게 준 방패의 이름(Aegis)에서 나왔다. 이 방패는 어떤 창이나 칼도 뚫을 수 없는 ‘무적의 방패’다.
이날 다산정약용함 진수식에는 안규백 국방부 장관을 비롯해 강동길 해군참모총장, 방극철 방사청 기반전력사업본부장 등 각계 인사 400여명이 참석했다.
안 장관은 축사에서 “정조대왕함에 이어 두번째 차세대 이지스 구축함인 다산정약용함을 진수하게 된 것은 대한민국 첨단 과학기술력과 해양 수호의 강한 의지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쾌거”라며 “대한민국이 전술국가가 아니라 전략국가로 발돋움하는 시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 장관은 또 “전술국가는 모든 기술을 수입해서 만들지만 전략국가는 기술을 생산하는 국가”라며 “대한민국의 강한 해군, 대양해군은 바로 전략국가의 시발적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산정약용함은 시운전 기간을 거쳐 내년 말 해군에 인도되며, 이후 전력화 과정을 마치고 기동함대사령부에 배치될 예정이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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