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 현관 엘리베이터 앞에서 김건희 특검팀이 제시한 압수수색 영장을 국민의힘쪽 변호사가 읽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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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기 특별검사팀이 국민의힘 당원명부 데이터베이스(DB) 관리업체를 압수수색하면서 확보한 통일교 교인의 국민의힘 당원 가입 규모에 관심이 쏠린다. 특검팀은 통일교의 당원 가입이 집중된 시기와 규모 등과 관련해 “말하기 곤란하다”며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특검팀은 통일교의 국민의힘 당원 집단 가입 의혹이 통일교가 윤석열 전 대통령 쪽에 각종 혜택을 바라고 제공한 대가성 있는 인적·물적 지원의 핵심 물증으로 보고 사실관계 규명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태도다.
특검팀은 통일교가 2023년 3월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을 당 대표로 밀어주려고 교인들을 대거 입당시켰다는 의혹과 관련해 지난 1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 있는 당원명부 관리업체를 압수수색했다. 특검팀은 당원 가입이 집중됐을 것으로 의심되는 특정 기간을 설정해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통일교 교인 명부와 국민의힘 당원 명부를 비교·대조해 공통된 명단을 추출해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국민의힘의 통일교 교인이 12만명가량이라는 보도를 간접적으로 인정했는데, 특검팀은 기간을 한정해 당원 명부를 뽑아냈기 때문에 실제 압수물로 확보한 명부는 이보다 적을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 특검팀이 특정한 시기에 국민의힘에 가입한 전체 당원이 16만명이고, 이 가운데 통일교인이 3500명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김형근 특검보는 19일 브리핑에서 “압수수색 영장에 기재된 특정 기간에 한정해서 통일교 교인에 국힘 당원 가입 여부를 기술적으로 대조해서 추출한 자료를 확보했으며 당원 전체 명단을 열람해 가져온 것은 아니다”며 “현재 분석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특검보는 이어 “(당원 가입 시기와 관련해) 특정된 기간을 말씀드리기는 곤란하다”며 “11만명이냐, 3500명이냐 그건 자료를 분석해서 결과를 내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이렇게 확보한 당원 명부에서 가입 시점을 일일이 확인해 통일교 교인이 급증한 시기를 따져보고 그 배경에 통일교 교단 차원의 강요나 지시가 있었는지 들여다볼 계획이다.
특검팀이 우선 눈여겨보는 정치 이벤트는 2023년 3월 국민의힘 전당대회다. 통일교 간부들은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둔 2022년 12월 교인들에게 입당 원서를 전달하는 등 조직적으로 당원을 가입시키려 한 의혹이 제기된 상태로, 이 시점 이후로 신규 당원 가입자가 폭증했을 개연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검팀은 김 여사 공소장에서 ‘통일교 2인자’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2022년 11월 김 여사 쪽으로부터 통일교 교인을 국민의힘 당원으로 가입시켜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는 내용을 담았다. 실제 윤 전 본부장이 2022년 11월부터 ‘건진법사’ 전성배씨에게 “윤심은 정확히 무엇입니까”, “전당대회에 (동원해야 할 당원이) 어느 정도 규모로 필요한가요”라고 문의했고, 전씨는 “윤심은 변함없이 권(성동)”이라고 답한 문자 메시지 내용이 드러나기도 했다. 이후 2022년 12월엔 교인들에게 국민의힘 입당 원서가 배포됐다는 통일교 내부 증언이 한겨레 보도로 확인되기도 했다. 다만 권 의원은 2023년 1월 당대표 불출마를 선언해 통일교 교인들을 동원한 ‘권성동 당대표 추대 시나리오’는 완성되지 못했다.
특검팀이 윤 전 대통령이 당선된 제20대 대선까지 확대해 통일교의 국민의힘 당원 집단 가입 여부를 살펴볼 가능성도 있다.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2022년 3월 서울 잠실 롯데호텔에서 통일교 최고 간부 120여명과 가진 극비 모임에서 당시 윤석열 대선 후보를 지지하는 방침을 하달했다는 구체적인 주장이 통일교 내부 문건으로 공개된 바 있다. 이 때문에 통일교 간부들이 당시 윤석열 대선 후보를 지지하려고 교인을 상대로 당원 가입을 독려했을 개연성이 있는 것으로 특검팀은 의심하고 있다. 특히 당시 대선을 앞두고 통일교 각 지역 담당 지구장들이 교단의 지원금을 받아 불법 정치자금을 국민의힘에 전달한 의혹까지 불거져 이런 의구심을 더욱 키우고 있다.
배지현 기자 bee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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