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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1 (목)

    이슈 가상화폐의 미래

    간편결제·가상자산 1위 결합 … K스테이블코인 제국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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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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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나무와 네이버페이의 결합은 가상자산뿐만 아니라 국내 금융계 전반에 거대한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글로벌 금융에서의 화두는 현재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웹2'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는 '웹3'의 결합이다. 블록체인 기반인 스테이블코인이 페이팔과 같은 간편결제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쓰이고, 블랙록과 같은 전통 금융사가 비들(BUIDL)과 같은 토큰화 펀드를 출시하는 게 대표적이다. 네이버와 두나무의 결합은 국내 시장에서 웹2 금융의 절대강자인 네이버페이와 웹3에서의 최강자인 업비트가 결합하는 셈이다. 실제로 양사는 이번 빅딜 과정에서 페이팔, 스트라이프, 코인베이스 등 글로벌 핀테크와 맞붙어 비자, 마스터카드 등 미국 기업이 구축해 놓은 기존 글로벌 금융 인프라스트럭처를 대체하겠다는 포부를 갖고 의기투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빅딜을 위해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겸 이사회 의장은 송치형 두나무 이사회 의장과 긴밀하게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장(86학번)과 송 의장(98학번)은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선후배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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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사인 네이버페이가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면 두나무는 이를 자체 블록체인 '기와'를 통해 유통할 수 있다. 또한 업비트에 상장해 국내외 유동성을 제공하고 손쉽게 다른 가상자산이나 법정통화와 교환되도록 할 수 있다. 네이버페이가 두나무가 만든 블록체인 지갑 '기와월렛'을 탑재하면 향후 스테이블코인, 토큰화 예금, 토큰화 주식 등 모든 금융자산을 흡수할 가능성도 생긴다. 전자상거래 이후 정산 과정은 다시 네이버페이 등이 맡는 식이다. 여기에 네이버가 가진 인공지능(AI) 역량이 결합되면 자산 관리부터 투자까지 모든 게 가능해진다.

    특히 최근 정부와 여당이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도입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네이버와 두나무의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할 수 있다. 달러화 스테이블코인 양대 주자인 테더(USDT), 서클(USDC)의 세계 점유율이 90%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성공하려면 실사용을 가져올 수 있는 플랫폼과 시장 지배력을 가진 기업이 필요하다. 이미 지난 7월 양사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사업에서 협력할 계획을 밝혔다. 네이버페이의 스테이블코인 발행에 업비트가 블록체인 기술 면에서 협력하는 형태다.

    다만 이번 빅딜 이후 지배구조에 대한 해석은 엇갈린다. 기본적으로 주요 서비스인 네이버페이와 업비트는 각 법인이 별도로 운영할 예정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양사 기업가치를 고려할 때 송 의장이 네이버페이를 지배하는 구조가 될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현재 비상장 상태인 두나무의 기업가치가 13조원에 달해 네이버파이낸셜(7조~8조원)보다 훨씬 큰 것으로 평가받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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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분 교환 시 두나무 지분 25%를 보유한 송 의장이 내어 주는 두나무 지분의 2배 이상의 네이버페이 지분을 확보할 것이라는 해석이다. 이렇게 되면 송 의장에게서 네이버페이, 두나무로 지배구조가 이어진다. 사실상 금융 진출을 번번이 노려왔지만 금융당국의 규제에 부딪혔던 두나무가 우회적으로 네이버페이를 통해 금융업을 품게 된다는 의미가 있다. 반면 쇼핑을 기반으로 한 전자상거래를 미래 먹거리로 보고 있는 네이버가 네이버페이를 내주는 형태일 리는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또한 두나무 입장에서 네이버페이의 전자금융업 라이선스를 보고 결합하는 것 또한 가능성이 낮다는 해석이다. 강형구 한양대 교수는 "누가 누구를 포기하는 것보다는 둘 모두 이익을 보기 위한 결합으로 보인다"면서도 "이번 빅딜 자체는 네이버에 유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꾸준히 제기돼온 두나무의 미국 상장 가능성이 높아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에도 힘이 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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