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파이낸셜 신주 발행
디지털 금융 '공룡' 탄생
경기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사옥. 네이버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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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가 국내 1위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를 계열사로 편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네이버의 자회사인 네이버파이낸셜이 포괄적 주식 교환을 통해 두나무 지분 100%를 확보하는 방식이다. 거래가 끝나면 네이버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비롯한 디지털 금융 산업에 뛰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네이버가 검색과 쇼핑, 결제 서비스에 이어 가상자산 생태계까지 아우르는 '슈퍼' 플랫폼으로 거듭나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네이버는 25일 공시를 통해 "네이버파이낸셜은 두나무와 스테이블 코인, 비상장주식 거래 외에도 주식 교환을 포함한 다양한 협력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가 포괄적 주식 교환을 추진한다는 뉴스가 나오자 내용을 인정한 것. 이는 두 회사가 주주 간 주식을 교환해 모자(母子) 회사 관계를 만드는 방식이다. 네이버파이낸셜이 신주를 발행해 두나무 기존 주주들의 지분과 맞바꾸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현재 두나무 주요 주주는 송치형 두나무 회장(25.5%), 김형년 부회장(13.1%) 등이다. 주식 교환이 진행되면 두나무 주주들은 네이버파이낸셜 주주가 되고 두나무는 네이버파이낸셜의 100% 자회사가 된다. 네이버→네이버파이낸셜→두나무로 이어지는 지배구조가 완성된다.
박상진 네이버페이 대표이사가 6월 26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엔페이(Npay) 미디어데이 2025'에서 발표하고 있다. 네이버페이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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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빅딜 추진은 원화 스테이블코인 생태계를 선점하려는 네이버와 지배구조 리스크를 털어내야 하는 두나무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이뤄진다는 분석이 많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1코인=1,000원', '1코인=1만 원'처럼 원화 가치에 연동되는 가상자산을 의미한다. 박상진 네이버페이 대표는 6월 기자간담회 당시 네이버페이가 3,000만 명이 넘는 사용자와 500만 개 이상의 가맹점, 포인트 생태계 등을 갖추고 있어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위한 최적의 환경을 갖췄다고 했다. 여기에 국내 최고 수준의 블록체인 기술을 가진 두나무마저 품으면 네이버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발행, 유통, 결제의 전 과정을 아우르는 기반을 확보할 수 있다. 두나무도 새 주인을 맞아 지배구조 불투명성 논란 등을 떨쳐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코인 생태계 '지각변동'
게티이미지뱅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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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결합이 이뤄지면 시너지는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네이버와 업비트의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이 현실화하면 해당 코인의 규모는 2028년 1조 원에서 2030년 5조 원 규모까지 성장하며 국내 시장의 과반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또 블록체인 기반의 원화 스테이블코인 결제가 활성화되면 지금처럼 카드사와 전자지급결제대행(PG) 업체 등에 지급하는 2.5~3.0% 수준의 수수료를 아낄 수 있어 네이버파이낸셜은 막대한 고정비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네이버 주가는 이런 기대감을 반영해 전날보다 11.4% 상승한 25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생태계를 둘러싼 경쟁은 치열해질 전망이다. 최근 카카오와 토스 모두 스테이블 코인 태스크포스(TF)를 꾸린 후 사업 타당성을 검토 중이다. 정치권도 움직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에 발맞춰 더불어민주당 또한 디지털자산 TF를 출범하고 법제화 논의에 나선 상태다.
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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