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테르 씨야르토 헝가리 외무장관(오른쪽 주황색 타이)이 15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에너지위크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 중 알렉산드르 노박 러 부총리와 만나 인사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헝가리 정부가 EU의 대러 ‘에너지 제재’에 대해 “미친 짓”이라며 불참할 방침을 재차 드러냈다고 16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씨야르토 페테르 헝가리 외무장관은 전날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에너지위크포럼에 참석해 자국은 러시아산 가스 등 에너지 수입을 줄일 계획이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페테르 장관은 “우리는 (러시아에) 실망한 적이 없다. (에너지) 공급은 항상 이뤄졌다”며 “내 질문은 오직 ‘왜 이 관계를 끊어야 하는가’뿐”이라고 말했다.
페테르 장관은 그러면서 “브뤼셀(EU)은 다각화라는 명목으로 두 파이프라인 중 하나를 끊으라고 요구한다”며 “두 개보다 하나가 더 안전하다고 어떻게 생각할 수 있나? 미친 짓”이라고 했다.
앞서 EU 집행위는 2027년 말까지 러시아산 액화천연가스(LNG) 등 에너지 수입을 완전 중단할 계획을 지난달 발표했는데, 이에 불응할 의사를 보인 것이다. EU 발표 당시에도 헝가리 정부는 “러시아산 석유나 가스 없이는 우리나라의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이 보장되지 않는다”고 반발한 바 있다.
이에 아니타 히퍼 EU 집행위원회 대변인은 “(EU) 회원국은 EU가 모스크바와의 관계를 최소한으로 축소하는 시점에 EU의 입장과 정책을 존중해야 한다”며 페테르 장관 발언을 비판했다고 유로뉴스는 전했다.
공교롭게도 이날 벨기에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본부에서 우크라이나 방위 연락그룹(UDCG) 회의가 열려 서방 국가 국방장관들이 대러 대응책을 논의했다. 히퍼 대변인은 “현재 모스크바 방문은 시기와 맥락상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에게 올바른 메시지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동유럽 헝가리는 슬로베키아와 함께 현재 유럽 내 러시아산 에너지 주요 수입국이다. EU 다른 국가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산 원유·가스 수입을 대폭 줄였지만, 두 나라는 내륙 지역인 만큼 에너지 수입 대체 경로가 마땅치 않다는 이유를 들어 예외를 인정받았다.
헝가리는 EU와 나토 모두에 가입된 국가이지만, ‘친러’ 성향 빅토르 오르반 총리를 중심으로 서방의 대러 제재에 줄곧 반대 목소리를 내 왔다. EU는 최근 헝가리 정부가 EU 본부에 외교관으로 위장한 스파이를 침투시킨 정황을 포착해 조사 방침을 밝혔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 매일 라이브 경향티비, 재밌고 효과빠른 시사 소화제!
▶ 주 3일 10분 뉴스 완전 정복! 내 메일함에 점선면 구독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