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운영 범죄단체 가입, 리딩방·노쇼 사기 등 가담 45명 최다
로맨스 스캠 현지 조직 ‘TK파’ 멤버들도…경찰 “추가 검거 노력”
충남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송환된 사기 피의자 45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과 범죄단체 가입 등 혐의로 구속 송치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들은 캄보디아에서 ‘부건’이라는 가명의 중국인 총책이 운영하는 범죄단체에 가입해 지난해 4월부터 올해 7월까지 로맨스 스캠과 코인 투자 리딩방 사기,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노쇼’ 사기 등으로 110명의 피해자로부터 93억여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충남경찰청은 앞서 같은 혐의로 조직원 10명을 별도로 검거해 검찰에 구속 송치한 바 있다. 경찰은 해당 조직의 전체 조직원 규모가 100명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총책 등을 뒤쫓고 있다.
이들은 프놈펜 상캇에 있는 건물과 삼라옹에 위치한 게스트하우스 등에 거점을 두고 역할을 분담해 다양한 사기 행각을 벌였다. 로맨스 스캠으로 23명에게서 모두 26억여원을 받아 가로챘고, 검찰 등을 사칭한 보이스피싱으로도 21명에게서 59억여원을 받아 챙겼다. 가짜 코인 상장을 미끼로 한 투자 리딩방 사기로 57명에게서 4억여원을, 교도관 사칭 노쇼 사기로 9명에게서 1억7000여만원을 편취했다.
송치된 피의자들은 20~30대가 42명이고, 40대도 3명 포함됐다. 피의자 중 42명이 남성이다. 이들은 대부분 지인으로부터 소개받거나 인터넷 광고를 보고 범죄조직에 가입했다. 일부는 현지 카지노에서 돈을 탕진한 뒤 조직원들에게 포섭된 경우도 있었다.
경기북부경찰청 형사기동대도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위반 등 혐의로 캄보디아에서 송환된 피의자 15명 중 11명을 구속 송치했다. 이들은 지난해 8월부터 올해 9월까지 캄보디아 프놈펜 투올코욱에서 지역명을 딴 ‘TK파’라는 로맨스 스캠 조직을 만들어 활동했다. 총책이 운영 전반을 지휘하고, 이를 보좌하며 인력 관리 등을 맡은 총관리자와 각 팀원의 근태를 관리·지시하는 팀장까지 두고 범죄를 저질렀다. 홈페이지 제작과 SNS 홍보를 담당하는 홍보팀, 피해자를 유인해 금전을 편취하는 로맨스팀 등 2개로 역할을 분담했다.
SNS의 이성 만남 광고를 보고 연락해온 피해자들에게 여성인 척 채팅으로 접근해 1인당 수십만원, 많게는 수억원을 가로챈 것으로 조사됐다. 회원 가입을 유도한 뒤 세 차례 인증 미션에 성공하면 가입비를 돌려준다는 식의 사기 수법도 썼다. 경찰이 확인한 피해자는 36명, 피해 금액은 약 16억원이다.
일부 피의자들은 총책(미검거)이 캄보디아 당국에 로비해 석방시켜줄 것이라는 말을 믿고 한국대사관의 귀국 권유를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들은 납치나 감금 피해자가 아닌 경제적 이익을 목적으로 범죄단체에 가입했으며, 사기인 것을 알고도 범행을 계속했다”면서 “총책 등을 추가 검거하기 위해 수사를 확대하는 중”이라고 했다.
경찰 관계자는 “적발된 조직을 단서로 삼아 전국에 흩어져 있는 미제 사건들을 병합 처리하고, 남은 조직원들 검거에 전력을 다할 방침”이라며 “캄보디아 범죄 단지 등을 거점으로 한 피싱조직 소탕에도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했다.
대전지법 천안지원 형사1부(재판장 전경호)는 캄보디아에 있는 범죄단체에 가입해 주식 리딩방 사기에 가담한 혐의로 기소된 20대 2명에게 징역 5년6개월을 선고했다. 이들은 2023년 11월부터 지난 5월까지 캄보디아 시아누크빌 차이나타운에 거점을 둔 범죄조직 소속으로 활동했다. 이들은 주식 리딩방에서 추천 종목에 투자하면 100~300%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속여 25명의 피해자로부터 31억원이 넘는 투자금을 가로챈 것으로 조사됐다.
이종섭·안광호 기자 nomad@kyunghyang.com
▶ 매일 라이브 경향티비, 재밌고 효과빠른 시사 소화제!
▶ 더보기|이 뉴스,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 점선면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