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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이슈 주목 받는 아세안

    트럼프·시진핑 내일 부산 회담···‘대두 수입 재개’ 합의 나올까[경주 APE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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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 “펜타닐 문제 큰 진전 이룰 것”

    미·중관계는 일시적 봉합 속 갈등 지속

    회담 결과 무관 ‘중국의 승리’란 지적도

    경향신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9년 6월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담에서 마주보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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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30일 부산에서 열리는 정상회담을 통해 펜타닐 관세와 희토류 수출통제 등 일부 현안에 합의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 도쿄 하네다공항에서 부산 김해국제공항으로 향하는 에어포스원(미 대통령 전용기)에서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 이후 펜타닐과 연계된 관세를 낮출 것이냐’는 질문에 “그들(중국)이 펜타닐 문제 해결에 협조하기로 했기 때문에 낮추게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희토류 수출통제와 관련해서는 “아직 시점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았지만 뭔가 조율할 것”이라며 “우리는 희토류 문제에서 매우 잘 하고 있고, 펜타닐 문제에서도 큰 진전을 이루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이 펜타닐의 원료인 ‘전구체 화학물질’의 제조·유통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겠다고 약속하고 미국은 중국에 부과한 펜타닐 관세를 현 20%에서 최대 10%까지 낮출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WSJ는 또 다른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과 중국은 상대국 선박에 부과한 입항 수수료 인하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펜타닐 관세를 10%로 인하하면 현재 55%인 미국의 대중국 평균 관세율은 45%까지 낮아진다. 일부 아세안 국가들과 비슷한 수준이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11월 1일부터 중국에 10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예고했지만 실현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지난 26일 CBS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최근 발표한 희토류 수출통제 조치 시행을 1년 유예하기로 했다”며 “중국산 제품에 대한 100% 추가 관세 부과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이달 초 발표한 역외 생산 희토류 제품에 대한 수출 통제 조치 등이 유예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로이터 통신은 이날 중국 국영 곡물기업 중량그룹이 최근 미국산 대두 18만톤(t)을 구매했다고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중국 측이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산 콩 수입을 재개하며 회담 돌팍구를 마련했다는 것이다.

    무역 이슈 외 안보·전략 이슈도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 백악관 정례브리핑에서 시 주석과 “핵에 관해서도 거래를 맺을 가능성이 있다”며 핵 군축 협상을 카드로 사용할 뜻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인 2020년 3월 핵확산금지조약(NPT) 발효 50주년 성명에서 대담한 미·중·러 3자 핵군축 구상을 제안하겠다고 한 바 있다.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중국은 현재 600개의 핵탄두를 갖고 있으며 2030년에 미국(5177개)·러시아(5459개)와 필적하는 수준의 핵 탄두 보유가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만 입장에도 시선이 쏠린다.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만 독립에 반대한다”고 밝히는 것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은 2023년 11월 열린 시 주석과 조 바이든 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미국의 기존 입장인 “미국은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 대신 “미국은 대만 독립에 반대한다”는 문구를 사용해달라고 미국 측에 강하게 요구했다고 전해진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만 문제에 대한 명확한 언급을 피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말한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대만 관련 제안 자체를 거래로 활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에번 메데이로스 전 오바마 행정부 안보보좌관은 WSJ에 “시진핑은 지금이 미국과 대만을 갈라놓을 최적의 시기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정상회담으로 미·중 갈등은 ‘해소’되는 것이 아니라 경제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봉합’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양국이 중국의 수출 보조금 정책, 국가안보 등 근본적 사안에 합의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중 양측이 상대에게 부과한 각종 조치는 ‘유예’되면서 계속 협상 카드로 남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블룸버그 산하 경제연구기관 블룸버그이코노믹스의 데이비드 쿠 연구원은 “빈번한 갈등과 단기적 봉합이 미중 관계의 새로운 현실이 될 것”이라고 짚었다.

    결과가 어떻게 되든 중국의 승리라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은 일련의 무역갈등을 통해 미국과 대등한 강대국이라는 이미지를 굳혔으며 희토류 등 미국의 약점을 찾아내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미국의 실익은 무역전쟁 전 대비 불분명하다고 여겨진다. CNN은 “회담 결과와는 상관없이 중국이 승자로 기록될 것”이라고 논평했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도 “중국이 이기고 있다”는 표제 기사를 실었다.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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