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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이슈 '미중 무역' 갈등과 협상

    캐나다 새 예산안에 수백조원대 ‘트럼프 관세 대응’ 지출 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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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겨레

    4일(현지시각)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왼쪽)이 국회의사당에서 연방 예산안을 제출하기 위해 하원으로 향하던 도중 예산안 책자를 들어보이고 있다. 그 옆에는 프랑수아 필립 샹파뉴 캐나다 재무장관.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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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관세 전쟁’에 따른 경제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수백조원의 연방 예산안을 발표했다.



    4일(현지시각) 프랑수아 필립 샹파뉴 캐나다 재무장관은 하원에서 새 예산안 ‘2025년 예산안: 캐나다는 강하다’를 발표하며 향후 5년간 사회기반시설(인프라)과 국방, 주택, 생산성·경쟁력 강화에 2800억캐나다달러(약287조원) 이상을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샹파뉴 재무장관은 “현재 우리가 직면한 전 세계적인 불확실성 속에서 캐나다의 미래를 보장하려면 과감한 조처를 해야 한다”며 “이번 2025년 예산안은 투자 예산이다. 지금은 캐나다를 강하게 만들어야 할 때”라고 밝혔다.



    재무부가 공개한 예산안을 보면 먼저 향후 5년 기준 인프라 개선과 생산성 강화에 각 11500억캐나다달러(약 118조원)와 1100억캐나다달러(약 112조원)를 배정했다. 항만을 비롯한 인프라 개선을 통해 향후 10년 동안 미국이 아닌 다른 시장으로의 수출을 2배로 늘리고 미국발 관세로 피해를 본 기업에 자금 지원을 하겠다는 계획이다.



    국방·안보 분야에서는 향후 5년 동안 장비·함정·인프라 등 300억캐나다달러(30조8천억원) 규모의 자본 투자를 약속했다. 더 나아가 캐나다 군 재건을 위해 향후 5년간 818억캐나다달러(약 83조9천억원)을 추가로 배정하는 내용도 예산안에 담겼다. 여기에는 지난 6월 카니 총리가 발표한 90억캐나다달러(약 9조원)도 포함되면서 현재 캐나다 국방 예산은 총 640억캐나다달러(약 65조원)로 증액됐다. 이에 따라 캐나다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목표인 국방비 국내총생산(GDP)의 2%를 올해 달성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게 됐다.



    캐나다 정부는 첫 주택 구매자 세금 면제, 공공·민간 협력 기반 주택 공급 확대 등을 포함해 향후 5년간 총 250억캐나다달러(25조6천억원) 규모의 주택 분야 투자도 약속했다. 이 외에도 카니 정부 역시 인공지능(AI)에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는데 이를 더 촉진하기 위해 새로운 기술 산업에 약 12억캐나다달러를 투자할 방침이다.



    새로운 지출에 대한 부담을 부분적으로 상쇄하기 위해 예산 삭감도 진행한다. 향후 5년간 정부 운영 지출을 600억캐나다달러(약 62조원) 줄일 예정이다. 그 일환으로 2028년까지 공공 서비스 일자리의 10%, 약 4만개 등이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캐나다 정부의 이러한 공격적인 재정 확장은 미국발 관세에 따른 경기 둔화에 대응하기 위한 조처지만, 이에 따른 재정 건전성 훼손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025∼2026년 회계연도에 캐나다 재정 적자는 지난해 대비 116% 급증한 783억캐나다달러(약 8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캐나다 역사상 두번째로 큰 규모다.



    앞서 미국은 철강, 알루미늄, 자동차 등 기존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의 적용을 받지 않는 캐나다 상품에 35%의 광범위한 관세를 부과했다. 이에 따라 올해 캐나다의 경제 성장률은 기존 1.9%에서 1.1%로, 내년은 2.1%에서 1.2%로 낮아질 것으로 캐나다 중앙은행은 예상했다.



    다만, 예산안은 시행되기 전에 캐나다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현재 카니 총리가 이끄는 집권 자유당은 하원에서 과반 의석에서 3석이 부족하기 때문에 예산안을 통과시키려면 다른 정당의 지지가 필요하다. 예산안은 신임 투표의 성격을 띄고 있어 부결될 시 조기 총선이 실시될 가능성이 있다.



    카니 총리는 소셜미디어에 “우리가 바라는 미래를 스스로 만들어가기 위한 계획이다. 캐나다를 강한 나라로 만들기 위한 구상”이라고 밝혔다.



    한겨레

    2025년 예산안 그래프. 마크 카니 정부는 향후 5년 동안 약 2800억캐나다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그래프 항목을 순서대로 보면, 인프라, 생산성·경쟁력, 국방·안보, 주택 등이다. 캐나다 재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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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연정 기자 yj2gaz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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