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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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증시에서 3거래일 연속 조(兆) 단위 매물을 쏟아내고 있다. 원·달러 환율 급등으로 환손실 우려가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반면 동학개미들은 4거래일 연속 순매수에 나서며 지수 하락을 일부 방어하고 있다. 최근 증시가 조정과 반등을 반복하는 가운데, 학습에 기반한 매수 기대 심리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2.03포인트(0.55%) 오른 4026.45에 마감했다. 지수는 전날보다 88.04포인트(2.20%) 상승한 4092.46으로 출발해 장중 한때 4100선을 회복했으나, 이후 하락세로 돌아서며 4000선을 내준 뒤 다시 소폭 반등했다.
개인과 기관투자자가 각각 8847억원, 8302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반면 외국인은 1조6951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국내 증시에서 매도 우위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최근 3거래일 연속 조 단위 순매도를 기록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월 상호관세 부과를 예고한 이후 처음이다. 외국인 투자자의 최근 3거래일 누적 순매도 규모는 6조4951억원으로, 당시(4월 3~7일) 기록한 4조1583억원보다 큰 수준이다.
원·달러 환율 급등이 외국인 투매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후 3시 30분 기준 1,447.7원으로, 전일보다 1.7원 내렸다. 외국인들이 유가증권시장에서 ‘사자’에 나섰던 지난 4월 말부터 10월까지의 추정 평균 매수 환율이 1391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약 4% 수준의 환손실이 발생한 셈이다.
최근 글로벌 증시에서는 단기 유동성 우려와 미 정부 셧다운 여파가 누적되는 가운데, 달러인덱스 상승으로 인한 자금 유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날 달러인덱스는 100.36까지 올랐다가 상승세가 둔화됐지만, 여전히 100선을 웃돌며 불안 심리가 지속되고 있다. 달러인덱스는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지표로, 100 이상이면 달러 가치가 상대적으로 높다는 의미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달러인덱스가 여전히 100선을 상회하고 있고, 원화 약세로 환율이 1440원대 후반까지 오른 점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며 “불안 심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날 국내 증시는 반도체주가 상승 흐름을 이끌었다. 인공지능(AI) 거품 우려를 딛고 메모리 반도체 3사 중 하나인 마이크론이 8.9% 급등하며 신고가를 경신하자, SK하이닉스가 반등에 성공했다. 원익IPS, 이수페타시스 등 반도체 관련주 전반이 상승세를 보였다. 다만 삼성전자는 1400원(1.39%) 내린 9만9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배당소득 분리과세 도입과 자사주 소각 의무화 등 정책 모멘텀이 남은 금융·지주 업종도 강세를 보였다.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수세가 유입되며 하나금융지주, KB금융, HD현대 등이 상승했다. 반면 미래에셋증권은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9.9% 감소하면서 1100원(4.44%) 하락했다.
유통 업종에서는 현대백화점이 3분기 실적 발표에서 영업이익과 수익성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나며 5300원(6.39%) 오른 8만8300원에 마감했다. 신세계, 롯데쇼핑, GS리테일 등도 전반적으로 상승했다. 반면 에이피알과 달바글로벌은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3분기 실적을 내면서 각각 10.52%, 20.51% 급락했다. 실리콘투, 파마리서치 등 화장품 업종 전반이 떨어졌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72포인트(0.41%) 내린 898.17로 마감했다. 지수는 전장보다 13.54포인트(1.50%) 오른 915.43으로 출발해 오름폭을 줄이다 하락 전환했다. 외국인이 홀로 1319억원어치 팔아치웠고, 개인과 기관투자자가 각각 1313억원, 57억원 순매수했다.
코스닥 시장 시가총액 1위 종목인 알테오젠은 코스피 이전상장 기대감에 1만8000원(3.40%) 오른 54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최근 펀더멘털 대비 기대감이 선반영된 레인보우로보틱스, 클로봇, 로보티즈 등 로봇 업종은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며 약세로 마감했다.
김종용 기자(deep@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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