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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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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가 당당하다고 오나”…국힘 지도부, 광주 방문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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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힘 지도부, 5·18 민주묘지 참배
    광주 방문 앞서 기대감 표했지만
    헌화·분향 불발에 옷 단추도 뜯겨
    시민단체들 “내란정당 해산하라”


    매일경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6일 오후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참배를 시도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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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 각지를 돌며 지역 현안을 챙기는 등 일찍이 지방선거 채비에 나선 국민의힘 지도부가 6일 광주광역시를 찾았다. 지도부는 “민주주의를 위해 스러져간 5월 영령들 앞에 고개 숙이겠다”고 밝혔으나, 지역 시민단체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제대로 참배하지는 못했다.

    장동혁 대표와 양향자 최고위원, 정희용 사무총장, 김도읍 정책위의장 등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날 오후 광주 북구에 위치한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찾았다. 이날 행사는 지난 8월 26일 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를 통해 사령탑에 오른 장 대표의 첫 호남 방문이다.

    지도부는 광주 방문에 앞서 국회에서 진행된 최고위원회의에서부터 “오늘 우리의 이 발걸음이 진정한 화합과 국민통합의 미래로 나아가는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했으나, 광주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은 이들의 국립묘지 출입부터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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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6일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시민단체의 항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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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들은 “장동혁은 물러나라”, “내란 정당 해산하라”를 외치며 장 대표 출입을 거세게 저지했다. 장 대표는 입구에서 방명록도 적지 못한 채 경찰 호위를 받으며 5·18민중항쟁추모탑으로 걸음을 옮겼다.

    일부 단체 관계자는 장 대표의 옷을 잡아당기며 참배를 막았다. 이 과정에서 장 대표 재킷의 단추가 떨어졌다. 현장에 뒤엉킨 이들 중 일부는 넘어지거나 드러누웠고, 또 경찰과 단체 관계자, 당직자들이 한데 뒤엉키면서 현장이 아수라장이 됐다.

    시민들의 저항으로 이동이 어려워지자 장 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지도부는 추모탑 정면이 아닌, 측면에서 추모탑을 향해 약 30초간 묵념했다. 헌화나 분향은 하지 못했는데 국민의힘은 이에 대해 “현장 안전 상황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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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6일 광주를 찾아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하기 위해 들어서자 광주전남촛불행동 회원들이 몸싸움을 하며 막아서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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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묵념을 마친 장 대표 등이 버스를 타기 위해 돌아가는 길에도 시민단체 관계자들의 항의와 고성이 쏟아졌다. “뭐가 당당하다고 광주에 오나”, “꺼져라” 등 고성과 욕설도 터져 나왔다. 장 대표를 비롯한 야당 지도부는 국립묘지 도착 19분 만에 자리를 떠났다.

    앞서 국민의힘 지도부는 매달 광주를 찾는 이른바 ‘월간 호남’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장 대표는 이에 대해 “호남에 진정성을 갖는다는 것은 결국 지속해서 소통하고 호남의 민생 현안을 앞장서 해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호남은 전통적으로 진보 진영 지지세가 강해 더불어민주당의 ‘텃밭’ 또는 보수 정당의 ‘험지’ 등으로 불린다. 이 때문에 이날 국민의힘 지도부가 겪은 진통도 사실상 예고된 수순이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또 평소 장동혁 체제가 ‘강경 보수’란 평을 듣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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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일 오후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참배 화환을 시민단체 관계자가 이동시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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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이 지난해 총선에 이어 올해 대선까지 패한 만큼 강경 보수 색채를 덜어내고자 호남권 행보를 한동안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당 안팎에서는 보수의 기반으로 불리는 영남을 넘어 험지인 호남 표심까지 반드시 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연일 나온다.

    장 대표 역시 이날 최고위 회의에서 “5월 정신이 대한민국의 긍지가 되고 역사의 자부심이 되도록 국민의힘은 진심을 다해 호남과 동행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장 대표는 또 “우리 당 강령에는 5·18 민주운동 정신과 산업화 정신을 동시에 계승한다고 명기돼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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