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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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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U, 러시아인에 ‘복수입국비자’ 발급 중단…푸틴 우크라전에 ‘보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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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겨레

    2018년 3월 러시아 크렘린궁의 스파스카야타워를 배경으로 유럽연합 국기가 바람에 나부끼고 있다.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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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연합(EU)이 러시아인의 유럽 내 자유로운 이동을 제한하기 위해 복수 입국 비자를 발급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7일(현지시각) 성명을 내고 “지금부터 러시아 국민은 복수 입국 비자를 더는 받을 수 없다”며 “유럽연합으로 이동할 때마다 새로운 비자를 신청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유럽연합은 이런 조치가 공공 정책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면서 반체제 인사와 독립 매체 언론인, 인권 관련 인사에게는 제한적인 예외가 적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야 칼라스 유럽연합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엑스(X)에 “전쟁을 시작해놓고 유럽에서 자유롭게 이동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유럽연합 여행은 당연한 것이 아닌 특권”이라고 강조했다.



    유럽연합은 이미 2022년 말 러시아와 기존에 맺었던 비자 간소화 협정을 중단하고, 비자 발급 비용을 올리는 등 러시아인에 대한 비자 발급 절차를 까다롭게 바꿨다. 지리적으로 가까워 러시아의 위협을 더 크게 체감하는 발트국가들은 러시아인의 입국 자체를 금지하거나 엄격한 제한을 두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유럽 내 자유로운 이동이 가능한 솅겐 비자를 받은 러시아인이 50만명에 달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전보다 줄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상당수 러시아인이 국경을 넘어 자유롭게 유럽을 활보했다. 폴리티코 유럽판은 지난해 솅겐 지역 내 자유로운 출입이 가능한 복수 비자를 받은 러시아인은 2019년의 400만명에 비해서는 크게 적다면서도, 친러시아 국가인 헝가리와 관광객들이 몰리는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은 여전히 러시아 국민에게 거리낌 없이 비자를 내주고 있다고 짚었다.



    솅겐 국가는 1985년 룩셈부르크 솅겐에서 체결된 솅겐 조약에 가입한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 26개 유럽국가들로, 이들은 국경을 통과할 때 자유로운 인적·물적 이동을 보장한다.



    유럽연합의 이번 비자 제한 조치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4년을 채워 가고 있지만, 러시아가 전쟁을 중단하려는 기색을 보이지 않는 가운데 나왔다. 최근에는 유럽연합 본부가 있는 벨기에를 비롯해 유럽 곳곳에서 정체불명의 드론이 출몰하는 등 러시아가 배후로 의심되는 ‘하이브리드전’에 대한 우려도 부쩍 커졌다는 점도 이번 조치에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7일에도 미심쩍은 드론의 출몰로 유럽 내 최대 화물 공항 중 하나로 꼽히는 벨기에 동부 리에주 공항의 운항이 일시 중단됐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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