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핑크의 로제가 지난 9월 7일 MTV 비디오 뮤직 어워즈(VMA)에서 발언하고 있다. /UPI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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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핑크 로제와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K팝 장르 사상 처음으로 미국 대중음악계 최고 권위를 지닌 ‘그래미 어워즈’(Grammy Awards)에서 본상에 해당하는 ‘제너럴 필즈’(General Fields) 후보에 올랐다.
7일 시상식을 주최하는 레코딩 아카데미에 따르면, 로제는 제68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히트곡 ‘아파트’(APT.)로 제너럴 필즈인 ‘송 오브 더 이어’(올해의 노래)와 ‘레코드 오브 더 이어’(올해의 레코드)를 포함한 총 3개 부문 후보에 지명됐다. 또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골든’(Golden)은 ‘송 오브 더 이어’에 이어 포함해 총 5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이 시상식에서 K팝 장르가 후보에 오른 것은 그룹 방탄소년단(BTS) 이후 처음이다. ‘제너럴 필즈’ 후보를 배출하고 K팝 여성 아티스트가 노미네이트된 것도 사상 최초다.
이외에도 하이브의 한미 합작 걸그룹 캣츠아이는 신인상인 ‘베스트 뉴 아티스트’와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후보에 올랐다. 또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은 ‘베스트 뮤지컬 시어터 앨범’ 후보로 불려 눈길을 끌었다.
로제의 ‘아파트’는 작년 10월 발매된 곡으로, ‘아파트 아파트∼’라고 반복되는 소절이 빚어내는 중독성, 귀에 쏙쏙 박히는 경쾌한 후렴구, 브루노 마스와 합을 맞춘 유쾌한 뮤직비디오 등이 어우러져 글로벌 히트에 성공했다.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에서 최고 3위를 기록하고 45주 진입해 K팝 최장 진입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앞서 지난 9월 K팝 스타 최초로 미국 대중음악 시상식 ‘MTV VMA’에서 ‘송 오브 더 이어’를 받은 바 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 헌트릭스. /넷플릭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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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OST ‘골든’은 영화의 폭발적인 흥행에 힘입어 올해 전 세계 최고 히트곡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SM엔터테인먼트 연습생 출신 작곡가 이재(EJAE)를 비롯해 미국인 가수 오드리 누나, 레이 아미가 노래했다. 친숙한 멜로디와 시원시원한 고음이 음악 팬들의 호평을 받으며 K팝 장르 최초로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통산 8주 1위)과 영국 오피셜 싱글 차트 ‘톱 100’(통산 9주 1위)을 동시에 석권했다.
그래미 어워즈는 가수, 프로듀서, 녹음 엔지니어, 평론가 등 음악 전문가 단체인 레코딩 아카데미가 1959년부터 매년 열고 있다. 상업적 성과보다 음악성에 무게를 둬 수상이 무척 까다롭고, 후보로 지명만 돼도 큰 영예로 받아들여진다. 한국인으로는 소프라노 조수미(1993년)와 음반 엔지니어인 황병준 사운드미러코리아 대표(2012·2016년)가 수상한 바 있다. K팝 장르로는 방탄소년단이 3년 연속으로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등의 후보에 올랐지만, 수상까지 이어지진 못했다.
이번 그래미 시상식 주요 부문 후보로 K팝 장르가 대거 지명되자, 미국 현지 언론도 이를 조명하고 나섰다.
미국 일간지 로스앤젤레스(LA)타임스는 ‘그래미 2026: K팝이 드디어 주요 부문에 지명됐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다수의 아티스트가 주요 부문 후보에 올라 케이팝이 주류 팝 음악으로 인정받기 시작했음을 보여줬다”며 “이런 변화는 그래미 심사위원들이 케이팝을 팬덤 중심 현상이 아닌 예술적 가치로 평가하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전환점”이라고 했다.
‘아파트’를 함께 부른 로제(왼쪽)와 브루노 마스. /인스타그램 |
미 경제지 포브스는 “지난 10년간 글로벌 현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케이팝은 음악계의 가장 큰 행사에서 안타깝게도 제대로 대표되지 못했다”며 “그러던 것이 올해는 달라졌다. 케이팝과 연관된 뮤지션들이 사상 처음으로 주요 부문 후보에 올랐다”고 했다. 또 “‘아파트’와 ‘골든’의 후보 지명은 역사적이지만 전혀 놀랍지 않다”며 “이 두 곡은 그래미 후보 자격이 있는 기간에 가장 성공한 곡들 사이에 있었다”고 했다.
영국 BBC는 그래미 주요 후보 지명 소식을 보도하는 기사에서 “엄청난 성공을 거둔 걸그룹 블랙핑크의 멤버 로제는 그래미 어워즈의 ‘빅4’ 부문 후보에 오른 최초의 K팝 아이돌”이라고 조명하기도 했다.
[박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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