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이 9월26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채상병 사건 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이명현 특별검사팀이 11일 윤석열 전 대통령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하고 있다.
정민영 특검보는 이날 브리핑에서 “오늘 오전 10시부터 윤 전 대통령을 피의자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며 “윤 전 대통령은 두 차례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다 오늘 특검에 자진 출석했고 변호인 입회하에 조사받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구치소에 구속 수감돼 있는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47분께 법무부 호송차를 타고 특검팀 사무실 지하 출입구를 통해 출석했고, 변호인 접견을 마친 뒤 오전 10시20분께부터 조사받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은 아직까진 진술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윤 전 대통령 조사는 특검팀에서 수사 외압 의혹 사건을 맡은 천대원 부장검사와 박상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부부장검사가 진행하고 있다. 윤 전 대통령 쪽에서는 배보윤 변호사와 채명성 변호사가 조사에 입회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탑승한 호송차가 11일 서울 서초구 이명현 특별검사팀 사무실 지하주차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윤 전 대통령은 채 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의 정점에 있는 당사자로, 직권남용 및 범인도피 등 혐의를 받는 피의자 신분이다. 윤 전 대통령은 2023년 7월31일 대통령실 주재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혐의자로 적시된 채 상병 사건 초동 수사 결과를 보고받고 “이런 일로 사단장을 처벌하면 어떡하냐”며 격노했단 의혹을 받는다. 윤 전 대통령의 격노설은 특검팀 수사 과정에서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 등 당시 회의 참석자들 복수의 진술을 통해 사실로 확인됐다. 특검팀은 ‘브이아이피 격노’ 이후 수사 외압으로 이어진 △수사 기록 회수 △국방부 조사본부 재조사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대령) 항명죄 기소·수사 등 모든 과정에 윤 전 대통령이 관여했다고 의심한다. 윤 전 대통령은 수사 외압 의혹으로 공수처 수사를 받던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을 국외 공관장으로 임명해 도피시키려고 했다는 의혹도 받는다.
특검팀은 이날 조사에서 채 상병 사망 사건 이후 발생한 일련의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이 당시 최종 의사결정권자로서 보고받고 지시한 사항 전반을 조사할 계획이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 조사 내용 이 방대해 심야 조사나 추가 조사가 필요할 수 있다 는 입장이다 . 정 특검보는 “심야 조사는 당사자가 동의해야 할 수 있는 것 ”이라며 “할 수 있으면 심야 조사까지 하는 게 좋긴 한데 당사자 입장을 확인해봐야 한다”고 말 했다 . 특검팀이 준비한 질문지는 수사 외압 의혹 관련 부분만 100페이지가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
특검팀은 출범 이후 4개월 동안 피의자 및 주요 참고인들을 여러 차례 불러 조사하며 사실관계 파악에 주력해왔다. 지난달에는 이 전 장관과 유재은 전 국방부 법무관리관, 김동혁 전 검찰단장, 박진희 전 군사보좌관, 김계환 전 해병대 사령관의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에서 모두 기각됐다. 다만 지난 4개월간의 수사를 통해 수사 외압의 실체를 확인했고, 구속영장은 기각됐으나 기본적인 사실관계는 어느 정도 소명됐다고 판단해 의혹의 정점인 윤 전 대통령 조사를 마무리한 뒤 조만간 주요 피의자들을 재판에 넘길 계획이다.
김수연 기자 link@hani.co.kr
▶▶[한겨레 후원하기] 시민과 함께 민주주의를!
▶▶민주주의, 필사적으로 지키는 방법 [책 보러가기]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