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1기 국무장관, 북·미 정상회담 회고
“김, 우리와 만날 때마다 베이징에 가서 보고
협상 상대는 시진핑인 셈…중국 문제로 봐야”
도널드 트럼프 1기 미국 행정부에서 국무장관을 지낸 마이크 폼페이오 전 장관(왼쪽)이 17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법무법인 대륙아주 주최 간담회에서 특파원단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워싱턴 | 정유진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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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핵무기를 포기하도록 설득할 수 있는 인센티브가 사실상 없어, 북·미 협상이 재개될 가능성이 낮다고 마이크 폼페이오 전 미국 국무장관이 관측했다.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국무장관을 지낸 폼페이오는 17일(현지시간) 법무법인 대륙아주 주최 간담회에서 “김 위원장이 핵무기를 포기하도록 설득할 ‘당근’이 없고, 사용할 수 있는 채찍(제재)은 이미 대부분 시행 중”이라면서 “협상 재개는 성공 가능성이 매우 낮기 때문에 억제를 최대한 강화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2018~2019년 북·미 정상회담 당시 직접 김 위원장을 만났던 폼페이오 전 장관은 당시 기억을 떠올리며 “그는 사악한(evil) 사람이다. 한반도 전체가 자기 것이라 믿고 그걸 어떤 방법으로든 되찾겠다고 결심한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폼페이오 전 장관은 “(김 위원장과의) 개인적 상호작용 자체는 괜찮았다. 당시 그는 매우 젊었고, 나는 그가 만난 첫 서방의 고위급 인사였다”면서 “하지만 그는 우리와의 만남 전후마다 늘 베이징에 가서 보고를 했다. 결국 우리가 협상한 상대는 김정은이 아니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었던 셈”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래서 나는 이 문제(북핵 문제)를 단순한 ‘김정은 문제’가 아니라 ‘중국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때 북·미 정상회담을) 한번 시도해 본 것은 옳은 판단이었다고 생각하지만 우리는 결과적으로 설득하지 못했고, 이 길(북한 문제)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노벨평화상으로 가는 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폼페이오 전 장관은 한·미 공동 팩트시트에 담긴 원자력 추진 잠수함 건조 조항에 대해 “솔직히 다소 놀랐지만 고무적인 일”이라고 밝혔다. 그는 “물론 구체적인 세부내용이 매우 부족한 상태라 아직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지만, 한국은 고도의 기술과 인적 자원을 갖추고 있어 매우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의 핵 능력을 상쇄하고 억제하기 위해선 한국 국민에게 충분한 방어능력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새로운 핵능력 보유국이 등장할 때마다 핵억제 전략이 훨씬 복잡해지기 때문에 미국으로선 이 문제에 신중하게 접근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트럼프 행정부는 어떻게 하면 미국과 한국의 위험을 동시에 줄이는 방식으로 그 약속(원자력 추진 잠수함)을 실제로 이행할 수 있을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폼페이오 전 장관은 공화당이 내년 11월 미국 중간선거에서 패배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이 남은 임기 동안 매우 적극적으로 활동할 것이며 관세 정책에도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미국 역사를 보면 관세는 거의 절대로 사라지지 않는다”면서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가 그 직전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시행한 관세를 대부분 유지한 사실을 지목했다.
폼페이오 전 장관은 관세를 “영구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면서 연방대법원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에 근거한 관세를 위법이라고 판단해도 트럼프 대통령이 다른 수단으로 관세를 부과할 것으로 예상했다.
폼페이오 전 장관은 현재 전략자문회사 CNQ그룹을 설립해 이끌고 있으며 대륙아주는 CNQ그룹과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
워싱턴 | 정유진 특파원 sogun7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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