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챗GPT 달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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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3일부터 17일까지 전체 ETN 수익률 상위 10개 가운데 8개가 천연가스 가격 상승에 베팅하는 레버리지 상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모두 천연가스 선물 가격의 일간 변동을 두 배 추종하는 상품으로, 이 기간 20% 안팎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3.14% 하락했다.
8개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상품은 ‘KB 블룸버그 레버리지 천연가스 선물’ ETN으로, 이달 들어 23.19% 상승했다. 이어 ‘신한 블룸버그 2X 천연가스 선물’ ETN이 22.86%, ‘N2 레버리지 천연가스 선물’ ETN이 22.68% 오르며 뒤를 이었다.
18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 따르면, 천연가스 선물 가격은 MMBTU(열량 단위)당 4.36달러로 이달 들어 2.11% 올랐다. 올해 들어 종가 기준 최고가는 지난 3월 10일 기록한 4.49달러였으며, 약 8개월 만에 그 수준에 근접했다.
계절적 재고 감소가 예상되는 겨울철 난방 시즌에 접어든 가운데, 예년 대비 부족한 유럽의 가스 재고 등이 천연가스 가격 상승을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난방 수요가 급증하는 겨울에는 주거·상업·제조업용 가스 사용량이 모두 늘어난다. 이들 부문이 전체 천연가스 수요의 약 65%를 차지해 가격 상승 압력을 더욱 키운다는 분석이다.
유럽으로의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증가 가능성도 천연가스 가격을 밀어올리는 요인이다. 홍성기 LS증권 연구원은 “유럽은 미국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LNG 재고를 보유하고 있다”며 “미국에서 유럽으로 재고가 이동하면서 미국 내 LNG 수출량이 증가하며 천연가스 가격이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데이터센터 확대로 인한 전력 수요 증가는 중장기적 가격 상승 전망에 힘을 보태는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미국에서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의 전력 부담이 커지자, 전력난 대응 차원에서 천연가스 활용 확대를 검토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생성형 AI는 일반 검색보다 약 10배의 전력을 소비하는 만큼, 향후 전력 수요가 폭증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충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력 소비량 관련 논의는 대형 데이터센터가 건설된 후에 진행해야 한다”면서도 “태양광, 풍력 외에 새롭게 전력을 공급할 에너지원이 부족해 2030년까지는 천연가스 수요가 늘 것”이라고 했다.
다만 데이터센터 전력 사용량이 늘어난다고 해서 천연가스 가격이 반드시 상승하는 것은 아니다. 현재 전체 전력 시장에서 데이터센터가 차지하는 비중은 산업용이나 가정용보다 크지 않아, 데이터센터 신사업만으로 천연가스 가격 상승세를 단정하기는 어렵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천연가스 가격은 단기적인 투기 자금이 몰린 탓에 지나치게 올랐다고 할 수 있다”며 “가격이 오르면 기업이 생산량을 늘려 공급 과잉이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선물을 기초 자산으로 하는 ETN은 롤오버(Roll-Over·월물 교체) 비용을 감당해야 해 주의가 필요하다. 롤오버란 기초 자산의 만기가 도래했을 때 만기 후에도 투자를 지속하기 위해 근월물을 팔고 원월물을 사는 과정이다. 천연가스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에 시장에서 선물 가격이 오르는 중이라면 원월물을 사는 과정에서 비용이 발생한다. 투자자가 오히려 손해를 볼 수 있단 의미다.
이유경 기자(lyk@chosunbiz.com);조은서 기자(johe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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