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8월 31일 한동훈 당시 법무부 장관이 경기 과천시 법무부 청사에서 론스타 국제투자분쟁(ISDS) 사건 판정 관련 정부 입장발표 브리핑을 하고 있다./조선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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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와의 13년에 걸친 법정 다툼이 한국 정부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지난 1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하며 “새 정부가 대외 부문에서 거둔 쾌거”라고 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도 “지난해 12·3 내란 이후 (탄핵 소추된) 대통령과 법무장관이 부재한 상황에서 법무부 국제법무국장 등 직원들이 혼신의 힘을 다했다”고 했다.
하지만 야권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3년 전 소송을 반대했던 점을 지적한다. 지난 2022년 8월 당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의 일부 배상 판결에 불복해 추가 소송을 하겠다는 뜻을 밝히자 민주당 인사들은 한 전 장관을 비판한 바 있다.
◇정부 “론스타 상대 승소는 새 정부 쾌거”…3년 전 민주당은 소송 비판
당시 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법무부가 소송으로 400억원이 넘는 돈을 로펌에 썼다”며 “로펌만 배 불린 행정 행위”라고 했다. 이재명 정부 대통령실 경제안보비서관을 맡고 있는 송기호씨도 당시 “ICSID 취소 절차에서 한국 정부에 배상 책임이 없다는 법적 결론이 판정으로 나올 가능성은 ‘제로(0)’”라며 “한동훈 장관의 설명은 국민을 착각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송 비서관은 민변(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국제통상위원장을 지내고 2024년 총선에는 민주당 출신으로 출마하기도 한 인물이다.
2022년 민주당 주장대로 ICSID의 일부 배상 판결을 받아들였다면 이번 승소도 없었을 것이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은 그동안 ‘승소 가능성은 없다’ ‘취소는 불가능하다’ ‘소송비만 늘어난다’며 소송을 추진해 왔던 지난 정부의 대응을 거세게 비난해 왔다”며 “그랬던 그들이 이제는 자신들의 성과라고 포장하고 있다. 승소의 공을 가로채려는 민주당의 태도는 뻔뻔하다 못해 참으로 낯부끄럽기 짝이 없다”고 지적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이 하라는 대로 했으면 오늘 대한민국은 4000억원을 론스타에 지급했어야 한다”며 “소송을 비난하고 가능성을 부정한 잘못부터 인정하고, 국민 앞에 사죄하라”고 했다.
앞서 민주당이 론스타 상대 소송에 부정적이었던 것은 이 사건의 뿌리가 김대중, 노무현 정부에 맞닿아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론스타는 2003년 외환은행 지분 51%를 1조3834억원에 매입한 뒤, 9년이 지난 2012년 1월 하나은행에 되팔았다. 9년 동안 론스타가 외환은행에서 배당과 매각 이익으로 벌어들인 수익만 4조7000억원에 달한다. 은행의 대주주가 될 자격이 없는 론스타에 외환은행을 매각한 결정 자체가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 때 이뤄졌다.
지난 2006년 9월 4일 외환은행 본점 앞에서 노조원들이 론스타 불법매각 원천무효 촉구 100만인 서명지를 앞에 두고 집회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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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장관 시절 론스타 소송 주도…“반대하다 자화자찬하는 민주당 황당”
이번 승소로 한동훈 전 대표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한 전 대표는 법무부 장관 시절 ICSDI 취소 소송을 주도했고, 그에 앞서 론스타 형사 사건 중 유일하게 유죄 판결이 나온 론스타의 외환은행 주가조작 사건도 직접 수사를 진행한 바 있다.
정성호 장관은 전날 브리핑에서 정홍식 법무부 국제법무국장을 지목해 “노고가 굉장히 컸다”고 소개했는데, 국제법무국을 만든 것도 한 전 대표가 장관 시절의 일이다. 정 국장이 임용된 건 박성재 전 장관 시절인 작년 2월로 윤석열 정부 때다.
한 전 대표는 이날 SBS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민주당은 이 소송한다고 할 때 승산이 없다, 이자 늘어나면 네가 물거냐고 집요하게 공격했던 사람들”이라며 “집요하게 공격해놓고 지금 와서 자기들이 자화자찬하는 걸 보면서 황당했다”고 말했다.
그는 “(취소 소송에 반대했던) 송기호 이런 사람이 지금 경제안보비서관”이라며 “진짜 실력 없는 사람들이 나라의 미래를 결정하고 좌지우지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에 무섭다”고 덧붙였다.
이종현 기자(iu@chosunbiz.com);박숙현 기자(cosmos@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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