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농산물·식품 기업들은 이러한 인도네시아에서 어떤 전략을 세워야 성공할 수 있을까. 조선비즈는 현지 신선·식품 바이어와 유통업체, 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코트라 관계자를 만나 그 해법을 들어봤다.
① “할랄 인증은 필수”
15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2025 시알 인터푸드 박람회’에서 무슬림 바이어들이 수입을 위해 상담하고 있다./ 안소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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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는 단일 국가 기준 최대 무슬림 국가다. 이슬람 율법상 허용된 ‘할랄’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도 뚜렷하다. 할랄 인증이 적용되는 상품군도 식음료, 화장품, 전통의약품, 의약품, 건강보조식품 등으로 다양하다.
게다가 인도네시아 정부는 내년 10월부터 수입 식품에 대한 할랄 인증 제도를 강화할 계획이다. 현재는 돼지고기·알콜이 들어가지 않은 비할랄 제품은 할랄 제품과 같은 매대에 있지만, 앞으로는 매대가 완전히 분리된다. 인증을 받지 않아도 수출은 가능하지만, 소비자와의 접점은 줄어든다.
인도네시아의 한인마트 ‘무궁화유통’의 이경수 부장은 “인도네시아 소비자들이 가장 중시하는 건 ‘할랄 제품이냐’는 것”이라면서 “무슬림 중에는 할랄 인증이 없는 제품 매대를 지나가는 것 조차 꺼리는 사람도 있다.
② “최상급 품질을 유지하라”
한국산 과일은 당도가 높고 품질이 뛰어나 다른 나라 과일에 비해서도 ‘고급’으로 인식된다. 가격도 더 높은 편이다. 플라자 인도네시아의 식품마트에서 판매되는 한국산 배 가격(3600원)은 중국산의 3배였고, 한국산 포도(2만6000원)는 중국산의 2배에 팔린다.
인도네시아 신선식품 수입업체 ‘페테 부아 르스타리’의 리드완 응가시누르 대표는 “한국산 과일 및 식품은 프리미엄 전략을 고수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최상급 아닌 상품이 유통되면 중국산과 큰 차이를 보여주지 못해 ‘한국산 프리미엄’ 이미지를 해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③ “포장에 더 공을 들여라”
한국산 복숭아(왼쪽)와 중국산 복숭아. 한국산 복숭아는 개당 22만9980루피아(약 2만원), 중국산 복숭아는 개당 2만8250루피아(약 2500원)에 판매되고 있다. / 안소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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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한국산 제품이 고급 포장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다고 봤다. 현지 마트에서 10만원짜리 한국산 복숭아 5개 상자가 단조로운 박스에 담겨 있었지만, 중국산 복숭아는 더 저렴한 가격에도 꽃과 새 그림이 들어간 고급 포장을 갖추고 있었다.
리드완 응가시누르는 “한국산 과일 포장은 평범하고 눈길을 끌지 못한다”면서 “중국은 포장 교체 요청 시 일주일 안에 바꾸지만, 한국은 7년 지적해도 바뀌지 않는다”고 말했다.
④ “한국 상품임을 적극 드러내라”
바이어들은 “한국산이라는 점을 명확히 드러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현지 소비자들이 한국산을 자국·중국산보다 더 좋은 상품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임준환 GNF 대표는 “현지어 포장이나 중화권 수출용 상품을 그대로 들여오는 것은 피해야 한다”며 한국을 경험했거나 한국 식품에 익숙한 소비자들은 한국의 맛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윤병우 코트라 부관장도 “현지 기업이 한글을 넣어 ‘한국산처럼’ 보이게 하는 사례도 있다. 한국 상품은 원조 이미지를 강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공동기획 : 농림축산식품부·한국농촌경제연구원·조선비즈
자카르타=안소영 기자(seenr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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