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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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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식 0번’ 다카이치, 그 시간에 공부한다는데 자민당 불만,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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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겨레

    지난달 24일 일본 도쿄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국회에서 첫 정책 연설을 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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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전임자들과 달리 취임 뒤 저녁 회식을 한 차례도 하지 않았다고 일본 언론들이 보도했다. 남성 중심 회식 문화에 대해 부정적인 편으로 알려졌는데, 집권 자민당 내에서는 일부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고 일본 언론들이 보도했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26일 “다카이치 총리가 정부 출범 한달이 넘도록 정치인이나 재계 인사 등과 회식 일정을 단 한 차례도 없었다”며 “소수 여당 정부에서 여·야 조정 등 정책 실현 과정이 복잡하고 당·정 협력도 중요해지는 가운데 총리의 이런 스타일에 대해 자민당 내에서도 우려도 나온다”고 전했다.



    일본 주요 신문들은 총리의 하루 주요 일정을 정리해 다음날 보도하는 코너가 있다. 마이니치신문이 자사 ‘총리 일일 일정’을 분석해보니, 다카이치 총리가 취임한 뒤 회식 일정은 ‘0’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지난 17일 연립여당인 일본유신회의 후지타 후미타케 공동대표와 점심으로 굴튀김 정식을 먹으며 오찬 회동을 했지만, 총리 관저 내에서 경제 대책 등에 대해 협의해 ‘업무적 면회‘로 처리됐다.



    신문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가 취임 한 달 동안 관저 밖에서 공식 회동이나 회식에 참석한 것도 단 한 차례에 불과했다. 다카이치 총리가 당선됐던 지난 9월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선거 캠프 본부장을 맡았던 나카소네 히로후미 자민당 참의원 의원이 만든 저녁 자리에 참석해 인사를 했지만, 10분 만에 자리를 떴다.



    다카이치 총리는 공식 업무 시간 이후 오후 6∼7시만 되면 도쿄 아카사카에 있는 중의원 의원 숙소로 곧바로 돌아오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저녁 시간에는 주로 정책 관련 공부, 국회 대정부 질문 대비, 해외 출장 준비 등에 시간을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 초년 시절부터 남성 중심의 기성 정치인들이 마련한 회식 자리를 꺼렸던 것으로도 잘 알려졌다. 그는 지난 자민당 총재 선거 당시 한 방송사 토론 프로그램 막간 시간에 ‘저녁 회식에 거의 참석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는 질문에 “과거 (정치 초년병 시절에) 선배 정치인들로부터 술자리에 많이 불려 다녔던 게 싫었다”는 취지로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총리가 이례적으로 당·정뿐 아니라 야당 정치인들과 거의 접촉이 없는 점에 대한 지적이 늘어나고 있다. 실제 역대 일본 총리들 가운데 고 아베 신조 전 총리는 2012년 2차 정권 출범 뒤 한 달 만에 저녁 회식만 10차례를 했다. 여·야 국회의원들 뿐 아니라 언론 쪽과도 적극적으로 접촉하며 정부 홍보에 신경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도 만찬뿐 아니라 조찬도 활용해 재계 인사들과 활발한 의견 교환을 했다. 취임 뒤 한 달간 외부 인사와 식사자리가 35회에 이르렀다. 이시바 시게루 전 총리와 기시다 후미오 전 총리는 취임 한 달간 외부 식사 자리가 드물었지만, 이때는 새 정부 출범 이후 곧바로 중의원 해산과 총선거를 치른 특수한 상황이 있었다.



    자민당 안팎에서는 당내 지지 기반이 협소하고, 소수 여당을 이끌어야 하는 다카이치 총리의 광폭 행보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총리 주변에서는 “소수 여당이라 정책 결정 과정에 개입되는 경로가 복잡해지는 데다, (총리의 활발한 활동으로) 총리 관저가 많은 정보를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마이니치신문는 자민당 내에서 “총리가 당 간부들과 소통이 너무 부족하다. 정부 지지율이 높고 운영이 원활할 때는 괜찮지만, 정부가 흔들리기 시작할때 협력을 시작하면 (너무 늦어) 무너지는 게 순식간”이라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도쿄/홍석재 특파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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