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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7 (일)

    이슈 연금과 보험

    환율방어·수익성 두 토끼 잡을까…정부 “국민연금 ‘뉴 프레임워크’ 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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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겨레

    국민연금공단은 오는 11월 5일까지 19대 이사장 공개모집을 진행할 예정이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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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국민연금 운용 과정에서 기금의 수익성과 함께 외환시장 안정을 함께 달성하기 위한 중장기 전략을 구축한다. 최근 고환율 고착화 우려로 환율 변동성이 장기적인 기금 수익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단기 대응뿐 아니라 중장기 대책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추후 국민연금 최종 의사결정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의 결정에 환헤지 및 포트폴리오 구성 등에 정부 입장을 반영하기 위한 사전 작업으로 풀이된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이례적으로 외환시장 관련 간담회를 열고 “기재부·보건복지부·한국은행·국민연금은 전날 4자 협의체를 구성해 국민연금 수익성과 외환시장 안정을 조화시키기 위해 ‘국민연금 뉴 프레임워크’ 구축을 위한 논의를 개시했다”고 밝혔다. 구 부총리는 “국민연금은 외환시장 단일 최대 플레이어”라며 국민연금의 압도적인 위상을 강조하며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실제 국민연금 기금 규모(8월 기준 1332조원)는 이미 국내총생산(GDP, 지난해 기준 2292조원)의 50%를 웃돌고, 국민연금이 보유한 해외자산(약 5300억달러)도 정부의 외환보유액(4288억달러)보다 많다.



    정부가 국민연금에 뉴 프레임워크를 요구하는 핵심 논리는 ‘장기 전략’에 맞춰져 있다. 구 부총리는 “연금이 향후 3600조원 수준으로 늘고 해외투자가 늘어나면서 우리 시장에서는 달러 수요로 달러가 부족한 상황이 생길 수 있다”며 “동시에 (연금 지급을 위해) 달러를 매각해 원화로 바꿔야하는 시점에서는 대규모 해외자산 매각에 따른 환율 하락 영향으로 연금 재원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우리 외환시장에 견줘 지나치게 큰 기금 규모가 원화 절상과 절하 양방향으로 모두 압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국민연금 기금 운용 수익률은 15%였지만, 이 가운데 절반가량이 환율 효과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논리는 기금운용위에서 향후 환헤지 전략, 해외자산 포트폴리오 구성 방식, 매수·매도 물량 타이밍 조정 등을 논의하고 설득하기 위한 사전 포석으로 보인다. 지난 8월 기준 국민연금 기금의 해외자산 비중은 58%에 이른다.



    다만 외환시장 특성과 국민연금의 독립성 훼손 등을 고려해 기재부는 구체적인 방법론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특히 가능성이 높다고 거론된 ‘전략적 환헤지’(환율이 이례적 수준으로 변동되면 국민연금이 보유 해외자산의 최대 10%까지 환헤지에 나서는 정책)에 대해서도 구 부총리는 “기금운용위에서 결정할 사안”이라고 즉답을 피했다. 전략적 환헤지는 환율 급등기엔 대규모 달러가 시장에 풀려 환율을 낮추는 효과를 낼 수 있다.



    이런 움직임에 국민들의 노후 수익원인 국민연금이 환율 방어에 동원돼 수익률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미국 재무부도 우리 정부의 과도한 환율개입 여부를 주시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구 부총리는 “뉴 프레임워크는 일시적으로 연금을 동원하기 위한 목적이 전혀 아니고, 미 재무부 역시 환율 시장의 안정성을 원하는 것 같다”며 “협의체에서 단기적으로 현 제도에서 할 수 있는 것과 중장기 제도 방안을 모두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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