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JTBC ‘사건반장’은 석달 전 시아버지를 떠나보냈다는 제보자 A씨의 사연을 공개했다.
A씨의 시아버지는 5년 전 암 진단을 받았다고 한다. 1년간 치료를 받은 뒤 완치 판정을 받은 그는 추적 관찰을 받고 있었지만 질병의 경과가 좋은 편이었다. 이에 A씨 부부는 한 달에 한 번씩 시아버지를 찾아 건강상태 등을 확인했다. 지난 9월께는 안심할 만한 상황이 되자 휴가를 떠나기도 했다.
부부는 휴가지에서 친척 어르신으로부터 시아버지와 연락이 안 된다는 연락을 받았다. A씨는 곧장 친오빠에게 시댁에 가보게 했고, 이미 시아버지는 오래전 숨진 상태였다.
급히 휴가지에서 돌아와 장례를 치른 A씨는 시아버지 휴대전화를 살피다 마지막 통화 상대가 119였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휴대전화에는 통화 녹음이 저장돼 있었고 녹취에는 시아버지가 정확한 주소를 몰라 도움받지 못하는 내용이 담겼다.
녹취를 보면 시아버지는 119와 전화통화에서 “머리가 아파서 죽겠다”며 도움을 청했다. 이에 119 대원이 주소를 불러 달라고 했지만 시아버지는 두통 때문인지 정확한 주소를 말하지 못했다.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시아버지는 “어떻게 하면 (정확한 주소를) 빨리 알 수 있죠?”라고 물었다. 119 대원은 “지도 앱에 들어가 본인 위치를 누르시면 된다”며 “선생님 주소를 찾고 다시 전화 달라”며 전화를 끊었다.
이후 시아버지는 119에 다시 전화하지 못했다. 119도 콜백은 물론 신고 접수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시아버지 방을 보면 병원 영수증이며 이런저런 서류가 바닥에 널브러져 있다”며 “아마도 당시 집주소를 찾기 위해 서류들을 뒤진 흔적 같다”고 설명했다.
A씨는 119 대응에 아쉬움을 드러내며 “70대 노인이 119에 신고할 정도로 아픈데, 어떻게 지도 앱으로 본인 위치를 확인할 수가 있겠냐”고 말했다.
이어 “시아버지가 알려준 주소는 실제 없는 주소지만, 이 주소를 검색하면 ‘유사한 주소란’에 실제 주소가 뜬다”며 “집 주변에 지구대도 있고 상담원이 주변 환경에 대해 물어보기만 했어도, 목숨을 건질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서울종합방재센터 관계자는 “다시 전화달라는 질문에 대답했기 때문에 정상적으로 통화가 종료됐다고 판단했다”며 “다시 전화를 주실 거라고 생각해 확인 전화를 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