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4일 종묘 경관 훼손 논란이 일고 있는 서울 종로구 세운재정비 촉진지구를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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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이 4일 서울 종로구 세운상가를 찾아 “마치 이곳을 서울시가 세운 계획대로 발전시키면 (종묘가) 세계유산에서 취소될 것처럼 선동하는 분들이 있다”며 “이건 정부의 올바른 자세가 아니다”라고 했다.
오 시장은 이날 세운상가에서 세운4구역 토지주 100여 명과 진행한 간담회에서 “(세운상가 일대를) 세계적인 문화유산과 조화를 이루면서 얼마든지 멋지게 활기차게 발전시킬 수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오 시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토지주들이 개발이 지연되며 겪고 있는 경제적 어려움 등을 청취했다.
오 시장은 “역사 유적과 문화재는 중요하다”며 “자랑할 수 있는 역사를 잘 드러내고 잘 보여드릴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하지만 보존 가치를 돋보이게 하는 것이 이런 개발과는 양립할 수 없는 것이냐는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개발하는 것과 국가 유산을 잘 보존시키는 걸 얼마든지 조화를 이룰 수 있다. 그 방법을 함께 찾아보자’ 이렇게 말해야 한다”고 했다.
오 시장은 “(문화체육관광부는) 종묘에는 관심도 없다가, 장관이란 분이 ‘해괴망측하다’는 말씀을 했다”며 “정부가 반대할 수 있지만, 이 사업의 의미를 이해하고 공유하는 게 우선이지, 어느 날 갑자기 급발진해서 공격적으로 여러분 삶의 터전이자 재산인 이 지역을 바꾸는 것을 두고 해괴망측하다고 할 수 있느냐”고 했다.
오 시장은 그러면서 “서울은 대한민국의 중심이고 종로는 서울의 심장이다. 더 이상 종로를 이대로 둘 수 없다”면서 “종로가 다시 뛰어야 한다. 재생이 아니라 쇠락과 침체, 보존이 아니라 방치로 이어지는 그런 정책은 좌시하지 않겠다”라고 했다.
앞서 최휘영 문체부 장관은 지난달 7일 서울시의 세운상가 고밀도 재개발 계획을 두고 “이게 무슨 해괴망측한 일인가”라며 “권한을 조금 가졌다고 해서 하고 싶은 대로 다 하겠다는 서울시의 발상과 입장을 저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었다.
오 시장은 전날에도 서울시 홈페이지에 ‘세운상가 재개발 이슈 총정리’ 영상을 올렸다. 그는 영상에서 “녹지가 턱없이 부족한 서울에 종묘~남산 녹지축이 생기면 세계 도시계획사에 획기적 성공 사례로 남을 것”이라며 “녹지생태도심을 통한 도시재창조는 녹지 갈증이 높은 서울시민을 위한 보편적 복지”라고 했다.
서울시는 지난 10월 말 세운4구역 고도 제한을 완화한다는 재정비촉진계획 결정(변경)을 고시했다. 세운4구역은 종로와 청계천에 면해 있는데, 시는 4구역 고도 제한을 종로변 55m에서 98.7m로, 청계천변 71.9m에서 141.9m로 대폭 완화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문화재청은 시의 계획대로 고층 건물이 들어서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종묘에서 바라보는 경관을 크게 훼손한다며 반대하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오 시장의 사업 추진을 비판한다.
[김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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