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오후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합성동 한 모텔 앞에서 경찰이 현장을 살피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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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창원시의 한 모텔에서 20대 남성이 10대 중학생 3명을 흉기로 찌르고 창밖으로 투신한 사건이 성범죄와 연관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숨진 피의자가 과거 미성년자를 강간해 처벌받은 전력이 확인되면서다. 누범 기간 중 이 남성은 중학생에게 호감을 표현해 왔고, 이날 이 여학생에게 남자친구가 있다는 것을 알고 나서 흉기를 구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4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이 사건 피의자 표모(26)씨는 지난 2019년 미성년자를 강간한 혐의로 2020년 11월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 받았다. 항소는 기각됐고, 2021년 형이 최종 확정됐다.
표씨는 지난 3일 오후 4시 24분에서 5시 8분 사이에 창원시 마산회원구 한 4층짜리 모텔 3층에서 흉기로 중학생 남녀 3명을 흉기로 찌르고, 8m 높이에서 뛰어내려 숨졌다.
범행 당일 사건 현장에는 표씨와 10대 남녀 4명 등 총 5명이 있었다. 당초 사건 현장에는 표씨와 10대 3명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1명이 더 있었던 것이다.
표씨는 김모(14)양 등 10대 여성 2명을 약 2주 전 소셜미디어(SNS) 오픈 채팅방을 통해 알게 돼 한 차례 만난 적이 있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조건 만남은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되고, 함께 논 적이 있는 사이”라고 말했다. 이 채팅방의 성격에 대해서는 경찰이 확인 중이다.
사건 당일 김양 등 10대 4명은 함께 있었다고 한다. 표씨는 자신이 호감을 가진 김양에게 이날 “만나자”고 연락했고, 김양은 오후 4시 25분쯤 친구 A양과 함께 모텔을 찾았다.
지난 3일 오후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합성동 한 모텔에서 흉기 사건이 발생, 경찰이 현장을 통제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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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에 따르면 표씨는 이에 앞서 오후 2시 45분쯤 모텔에 먼저 들어갔다. 모텔에 들어가기 직전 인근 마트에서 흉기와 술을 구입했다. 경찰 관계자는 “범행을 계획하고 흉기를 구입한 것인지, 협박 또는 자해 등을 위해 구입한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했다.
표씨는 “김양에게 할 말이 있다”며 A양을 객실 밖으로 내보냈다. 객실 밖으로 나온 A양은 ‘쿵’ 하는 소리를 듣고, 인근에 있던 정모(14)군 등 친구 2명에게 연락했다. 이후 모텔을 찾아온 정군 등은 A양을 만나 표씨와 김양이 있는 객실로 올라갔다고 한다.
오후 5시 7분쯤 112에 첫 신고가 접수됐다. 김양이었다. 별다른 신고 내용은 없었지만, 수화기 너머로 고함과 함께 “하지 마”라고 외치는 소리가 들리자 경찰은 긴급 상황으로 판단해 소방 당국과 공동 대응에 나섰다고 한다. 3분 뒤 A양이 112에 재차 신고해 모텔 위치를 알려줬다고 한다.
오후 5시 11분쯤 현장에 도착한 경찰이 모텔 객실 문을 두드렸고, 표씨는 창문을 통해 객실 밖으로 뛰어내렸다. 이미 객실 안에서 김양과 정군 등 3명을 흉기로 찌른 뒤였다. A양은 다치지 않았다. 이번 사건으로 현장에 있던 5명 중 표씨를 비롯해 3명이 숨지고 1명이 크게 다쳤다.
경찰은 부상을 입지 않은 A양을 통해 사건 경위 파악에 나섰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이 어떻게 만났는지, 객실 안에서 어떤 이유로 시비가 붙었는지 등을 확인하고 있다”며 “또 시신 부검과 함께 사건 관련자 휴대전화 5대를 포렌식하고, CCTV 분석 등으로 범행 동기를 규명할 방침”이라고 했다.
[창원=김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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