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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5 (금)

    간송미술관장, 정산금 미지급 혐의 피소…국보 고려청자 가압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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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겨레

    지난해 8월부터 지난 4월까지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디디피)에서 우리 고미술품한 미디어아트 전시회 ‘구름이 걷히니 달이 비치고, 바람 부니 별이 빛난다’ 전시회가 열렸다. 간송미술관 누리집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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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제강점기 ‘간송 전형필’ 선생이 지켜낸 문화재들을 보관하는 서울 성북구 간송미술관의 관장이 사기 혐의로 경찰의 조사를 받는다.



    서울 중부경찰서는 전인건 간송미술관 관장을 상대로 한 사기 혐의 고소장을 접수하고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5일 밝혔다. 경찰은 전 관장을 오는 11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전 관장은 간송 선생의 손자다.



    지난해 8월부터 지난 4월까지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디디피)에서 열린 ‘구름이 걷히니 달이 비치고, 바람 부니 별이 빛난다’ 전시회에 참여한 미디어아트 제작업체 4곳은 약속한 정산금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난 10월 전 관장을 고소했다. 이 전시회는 신윤복의 미인도와 추사 김정희의 글씨, 훈민정음해례본 등 우리나라 고미술 작품들을 미디어아트트로 재탄생시킨 전시로, 제작업체들은 전시회에서 전시된 미디어아트 작품을 납품했다. 총 계약금액은 약 16억5천만원인데, 이중 13억 5천만원이 미지급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업체들은 전 관장이 정산금을 지급할 능력이 없음에도 무리하게 전시를 추진했다고 보고 있다. 전 관장을 상대로 20억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도 제기했으며 전 관장이 일가와 함께 소유하고 있는 ‘청자상감운학문매병’에 가압류를 신청해, 법원이 이를 받아들였다. 현재 대구 간송미술관에 전시돼있는 청자상감운학문매병은 고려청자의 아름다움이 극대화한 보물(국보 68호)로 평가받는다.



    한겨레

    청자상감운학문매병. 간송미술관 누리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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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관장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억울함을 호소했다. 전 관장은 “우리 문화 유산을 쉽고 재밌게 알리고 싶어 개인적으로 기획한 전시다. 퀄리티도 높은 좋은 콘텐츠였고 국내외 방문객이 꾸준히 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12·3 비상계엄 이후 문화계가 얼어붙으면서 방문객이 급감하고, 정부 쪽과 진행 중이던 국외 진출도 좌초되어 큰 손해를 봤다고 한다. 전 관장은 “애당초 해외 진출을 해야 수익이 발생하는 구조였지만, 디디피 수입만으로도 제작업체에는 정산할 수 있다는 계산이 있었다. 상황이 뜻하지 않게 흘러가 안타깝다”며 “사기 의도는 없었다. 미지급된 금액은 갚을 수 있도록 백방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 관장은 청자상감운학문매병에 대한 가압류 이의 제기와 정지 신청서를 법원에 냈다고 밝혔다.



    간송미술관은 우리나라 최초의 사립 미술관으로, 전 관장의 조부인 ‘간송 전형필’ 선생이 1938년 간송미술관의 전신인 ‘보화각’을 설립하며 시작됐다. 간송 선생은 일제강점기 국외로 유출될 뻔한 국보급 문화재들을 구입해 보호했고, 이 중 상당수는 현재 간송미술관에 보관·전시돼 있다.



    장종우 기자 whddn387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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