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공계 출신 반도체 전문가… SK하이닉스 HBM 성공신화 이끌어
SK에코플랜트의 새로운 수장 김영식 대표이사 사장이 취임 후 첫 현장경영에 나서면서 리더십 본격화에 나서고 있다. 옛 SK건설이라는 명칭을 지운 SK에코플랜트는 '탈(脫) 건설'을 외치며 반도체 전문가인 김영식 사장을 수장으로 한 반도체 종합 솔루션 기업으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김영식 SK에코플랜트 대표이사 사장은 당산역 1차 SK V1, 영등포 오피스 개발사업장을 방문했다. 김 사장은 현장에서 안전환경 개선을 위한 실효성 있는 작업중지권 필요성을 강조하고, 현장 공사수행에 집중할 수 있는 업무 환경 조성 방안 논의 및 개선을 검토했다.
김영식 대표이사 사장은 올해 10월 말 새롭게 대표이사 사장 자리에 올랐다. 그는 2025년 10월 30일 인사에서 SK에코플랜트의 대표이사 사장으로 내정됐으며, 오는 12월 22일 예정된 임시 주총과 이사회 승인을 거쳐 공식 선임될 예정이다. 이로써 장동현 SK에코플랜트 대표이사 부회장과 함께 각자 대표 체재를 이어가게 됐다.
1967년 태어난 김영식 사장은 연세대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SK하이닉스에 입사해 하이닉스 연구소, 제조기술 담당을 거친 이공계 출신 인재다. 하이닉스연구소에서 DRAM과 선행, 공정 개발 업무를 담당했으며, SK하이닉스의 이천FAB담당, 제조기술 담당, 양산총괄 등을 두루 거쳤다. 특히 SK하이닉스의 역대 최대 실적을 이끌어낸 고대역폭메모리(HBM) 양산 체계 구축을 주도하며 공적을 세웠다. 이후 젊은 나이에 SK에코플랜트의 대표이사 사장 자리에 내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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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안팎에서는 그를 업계 최고 반도체 공정 전문가로 평가하는 만큼 그는 SK에코플랜트를 건설회사에서 반도체 종합서비스기업으로 탈바꿈시키는 막중한 과제를 안은 것으로 보인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 2년여간 사업 분야를 환경·에너지, 폐기물 처리, 친환경 플랜트 등에서 반도체 종합서비스 분야로 전환해왔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에 들어가는 소재를 만드는 회사들을 자회사로 편입하는가 하면, 전체의 80%였던 건설‧플랜트 매출 비중을 절반 이하로 확 줄였다.
SK에코플랜트가 '탈(脫) 건설'을 외치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성장성 높은 반도체 중심으로 바꾼 것은 내년 7월을 목표로 한 기업공개(IPO) 및 상장 추진과 관련이 있다. 김영식 사장도 취임 이후 사업 구조 재편을 마무리하고 코스피 상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에는 주관사 NH투자증권 등과 상장 준비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면 과제는 '재무건전성'…차입금 경감, IPO 최대 변수
기업공개(IPO)는 결국 숫자 싸움인 만큼 그의 앞에는 재무건전성 안정화가 당면 과제로 놓여있다. 현재 가장 큰 걸림돌은 재무구조가 불안하다는 것이다. 금감원 공시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SK에코플랜트의 차입금은 6조여원, 부채비율이 218%다. 실적도 올해 3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누적 영업이익률은 4.85%에 그쳤다.
이에 차입금을 어떻게 경감시키느냐가 투자자 신뢰를 가를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SK에코플랜트는 재무 안정화를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자회사 SK오션플랜트(삼강엠앤티) 지분 매각을 추진 중이지만 지역사회 반발이 심해 이 또한 난관에 부딪쳤다. 자회사가 위치한 경남 고성 지역사회에서는 자회사가 매각 우선 협상 대상자인 사모펀드(디오션자산운용)에 넘어가면 고용 승계 등이 불투명해져 지역 경제를 위협한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이상근 경남 고성 군수는 올해 10월 "고성군과 군민은 SK오션플랜트를 지역 도약의 마중물로 믿고 함께 걸어왔다"고 호소했다.
내년 7월까지 IPO가 완료되지 않으면 재무적 부담을 안게 된다는 압박도 크다. SK에코플랜트가 2022년 재무적 투자자(FI)들로부터 약 1조원을 투자받으면서 2026년 7월까지 반드시 상장한다는 조건을 걸었던 것이다. 만약 상장이 늦어지면 2년 연장이 가능한데, 투자자들에게 우선 배당률 5%를 지급하고 매년 3%씩 높여 배당금을 지급해야 한다. SK하이닉스에서 젊은 사업가 기질로 '실적 사냥꾼' 면모를 보여준 김영식 사장이 빠르게 기업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영식 사장이 SK하이닉스 최고안전책임자(CSO) 재임 시절 2022년 12월27일 '일환경건강센터 이천사무소'에서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출처=SK하이닉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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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저한 안전 관리도 숙제…현장형 경영 능력 '주목'
이와 함께 안전에 대한 철저한 관리도 그에게 남겨진 숙제다. SK에코플랜트와 계룡건설은 지난 2024년 4월 경기도 시흥시 교량 붕괴사고로 최근 6개월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당시 교량의 거더가 교각 상부에 거치하는 과정에서 부러지며 연쇄적으로 쓰러져 노동자 1명이 사망하고 6명이 다치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전 대표이사 재임 시절 발생한 사고이지만 김영식 사장은 안전에 만전을 기해야 하는 상황이다.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김영식 사장의 현장형 경영 능력이 더해지면 성공적 결과물이 자못 기대된다. 그는 SK하이닉스 제조기술 담당 부사장 경력 이후 최고 안전책임자(CSO) 경력을 거쳤으며 당시 발탁된 배경도 가장 많은 현장 조직 구성원을 이끌고 신뢰를 받았다는 점이 지목됐다. 취임 후 첫 현장 경영으로도 현장에 나가 작업중지권 필요성을 강조하고 애로사항을 청취한 만큼 앞으로 인명 사고의 재발을 철저하게 막을 것으로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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