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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2 (금)

    美 77조, 日 65조, 中 71조… 반도체 ‘쩐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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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나노 이하 첨단 파운드리 경쟁에 각국 정부 막대한 자금 쏟아부어

    지난달 21일 일본 경제산업성은 일본 반도체 기업 라피더스에 1조1800억엔(약 11조원)을 추가 지원하는 계획을 확정했다. 라피더스는 도요타, 키옥시아, 소니, NTT, 소프트뱅크 등 일본을 대표하는 대기업 8곳이 출자한 ‘연합 반도체 회사’다. 일본의 반도체 부활을 목표로 한다. 지금껏 일본 정부는 라피더스에 1조7200억엔을 투자했는데, 이번에 1조1800억엔을 더해 총 2조9000억엔의 공적 자금으로 2나노(1나노는 10억분의 1m) 이하 첨단 반도체를 생산하겠다는 계획이다. 라피더스는 정부 보조금을 포함해 2031년까지 총 7조엔(약 65조7000억원)을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반도체 산업이 미래 기술 패권 전쟁의 핵심으로 떠오르면서 세계 각국이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는 ‘반도체 쩐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2나노 이하 첨단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경쟁은 ‘국가 대항전’ 성격을 띠며 치열해지고 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최첨단 반도체와 직접 회로를 미국 내에서 생산하는 것이 미래 근간”이라고 밝히며 보조금을 미끼로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미국에서 생산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미국은 칩스법에 따라 미국 내 반도체 생산 시설을 짓는 기업에 총 527억달러(약 77조5200억원)를 지원한다고 밝혔고, 반도체 관세를 언급하며 기업들을 압박했다. 이에 삼성전자가 미 텍사스 테일러에 370억달러를 투입해 내년까지 파운드리 공장을 짓고, 대만의 TSMC가 미 애리조나에 1650억달러를 들여 최첨단 반도체 공장 3곳과 첨단 패키징 시설 2곳을 짓고 있다. 미국의 마이크론도 뉴욕과 아이다호에 앞으로 20년간 1250억달러를 투자해 R&D 및 제조 단지를 건설할 예정이다. 특히 미국은 인텔에 89억달러를 투자하고 지분 9.9%를 확보해 최대 주주가 됐다. 국가가 직접 자국 반도체 기업을 활용하고 끌고 가겠다는 것이다.

    중국은 자국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막대한 돈을 퍼붓고 있다. 2014년 1387억위안, 2019년 2040억위안에 이어 2024년 3440억위안(약 71조6700억원) 규모의 반도체 투자 펀드를 조성했다. 미국이 첨단 반도체 칩과 장비 수출을 금지해도 막대한 돈을 앞세워 자국 반도체 기술력을 높였다. 이 때문에 중국 AI 칩 자급률은 2027년 82%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대만도 세계 파운드리 1위인 자국 기업 TSMC를 적극 밀어준다. 대만은 2023년 여야 합의로 반도체 등 첨단 기술을 지원하기 위한 ‘대만 반도체법’을 통과시켜 반도체와 전기차 등 전략 산업 연구·개발비의 25%, 시설 투자의 5%에 대해 세액공제를 해주고 있다.

    [김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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