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이 건설중인 美 애리조나 원통형 공장 전경. 사진=LG에너지솔루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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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이 북미 고객사의 사업 철수로 인해 약 3.9조원 규모의 배터리 모듈 공급 계약을 해지했다. 다만 전용 라인이 아닌 표준화된 제품 공급 계약이었던 만큼 실제 재무적 타격은 미미할 것이란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26일 LG에너지솔루션은 고객사인 FBPS(Freudenberg Battery Power System)의 배터리 사업 철수로 인해 지난 2024년 4월 체결했던 전기차 배터리 모듈 공급 계약을 상호 합의 하에 해지한다고 공시했다.
해지 금액은 약 3조 9217억원(26억 8500만달러) 규모이며, 이는 전체 계약액(27억 9500만달러) 중 이미 이행 된 물량(1000만달러)을 제외한 잔여분이다.
FBPS는 독일 프로이덴베르크 그룹의 계열사로 2018년 북미 배터리 팩/BMS 제조 판매 기업 Xalt Energy를 인수해 출범했으며 미국 미시간주 미들랜드에 팩 조립을 위한 기가 팩토리를 운영 중이다. 북미 상용차 시장 공략을 위해 LG에너지솔루션의 모듈을 받아 팩으로 조립해 판매해 왔으나, 최근 전기차 시장 정체 속에서 배터리 사업 철수를 결정함에 따라 이번 계약 해지가 이뤄졌다.
4조원 규모의 수주 물량이 줄어들게 됐으나 LG에너지솔루션은 실질적인 손실은 없다는 입장이다. 통상 전용 라인을 구축해야 하는 수주 계약과 달리, 특정 고객사만을 위한 전용 설비 투자나 맞춤형 R&D(연구개발) 비용이 투입되지 않은 '표준화된 배터리 모듈' 공급 건이었기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용 설비 투자나 맞춤형 R&D 비용이 투입되지 않았기 때문에 계약 해지에 따른 투자 손실이나 추가 비용 발생은 없다"며 "불확실한 고객사를 정리하고 더 탄탄한 수요처를 발굴해 나갈 기회로 삼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다수의 표준화된 배터리 라인업을 확보하고 있으며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자동차사업부 산하에 신시장팀을 신설해 해당 제품의 주요 수요처인 전기버스, 전기선박, 레저용 모빌리티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다양한 어플리케이션에 즉시 적용 가능한 표준 제품의 장점을 살려 고객군을 다변화한다는 계획이다.
FBPS는 사업에서 철수하지만 FBPS의 제품을 받아 전기버스를 생산해온 최종 고객은 사업을 지속하고 있어 향후 시장 상황이 회복되면 우선적인 사업 기회가 생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전기차 시장의 침체로 합작 철회나 계약 취소 등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가운데 배터리 업계는 이를 '선택과 집중'의 시기로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단순한 수주 잔고 유지보다 수익성 위주의 포트폴리오 재편이 시급하다는 판단 하에 고객 및 제품 포트폴리오를 재점검하며 ESS 등 급성장 분야에 대한 투자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현지 생산 속도를 내기 위해선 올해 미국 미시간 공장을 ESS용으로 전환해 계획보다 1년 앞선 6월부터 조기 양산하고, 폴란드를 비롯해 캐나다 합작공장 라인도 ESS용으로 변경해 LFP배터리 양산을 개시하는 등 적극적인 생산능력 확보에 집중하는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시장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표준화된 제품 라인업과 차별화된 글로벌 생산 능력이 우리의 핵심 경쟁력"이라며 "ESS 등 미래 성장 동력에 자원을 집중해 외부 변수에 흔들리지 않는 견고한 사업 구조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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