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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24 (화)

    이슈 하마스·이스라엘 무력충돌

    러시아는 OUT, 이스라엘은 당당히 IN…IOC의 노골적 이중잣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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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향신문

    커스티 코번트리 IOC 위원장.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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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스티 코번트리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다음 달 열리는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서 러시아 선수단의 국기 사용을 불허하면서도, 가자 지구 전쟁을 벌이는 이스라엘에 대해서는 침묵으로 일관해 국제 스포츠계의 이중잣대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코번트리 위원장은 최근 이탈리아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와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평화 협정이 체결되더라도 위원회 결정을 바꿀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못 박았다. 러시아 선수들은 국가 대표가 아닌 개인 자격으로만 출전할 수 있고, 유니폼에 러시아 국기를 달거나 시상식에서 러시아 국가를 연주하는 것도 금지된다.

    반면 가자 지구에서 6만명 이상의 팔레스타인인이 목숨을 잃고 체육 시설이 초토화된 상황에서도, 이스라엘 선수단은 국가명과 국기를 온전히 사용하며 정상 참가한다. 코번트리 위원장은 올림픽 휴전 관련 질문에 “러시아 및 이스라엘 올림픽위원회와 소통 채널을 열어두고 있다”고만 답했다.

    IOC는 러시아 제재 근거로 다섯 가지를 내세웠다. 올림픽 휴전 위반, 올림픽 헌장의 근본 원칙 훼손, 타국 체육 조직 관할권 침해, 선수 안전과 공정 경쟁 조건 파괴, 보이콧 위험 등이다. 이탈리아 국제문제연구소(IAI)는 지난해 9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이 다섯 가지 기준은 이스라엘 사례에도 그대로, 아니 더 심각하게 적용된다”고 지적했다.

    올림픽 휴전 측면에서 러시아는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기간 중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IOC로부터 즉각 제재를 받았다. 이스라엘은 2024년 파리 올림픽 기간에도 가자 지구 폭격을 계속했고, 한 학교 공습으로 어린이를 포함해 최소 30명이 사망하고 100명 이상이 다쳤다.

    선수 안전 불평등도 마찬가지다. IOC는 우크라이나 선수들이 전쟁으로 훈련조차 할 수 없는 상황에서 러시아 선수들만 정상 참가하는 것은 불공정하다며 제재했다. 그러나 팔레스타인은 더 열악하다. 일부 보고서에 따르면 최소 662명의 선수가 사망했고, ‘팔레스타인의 펠레’로 불린 술레이만 알오베이드도 목숨을 잃었다. 생존 선수들은 난민촌에서 장비도 없이 지내며 국제 대회 준비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관할권 침해 논리도 같다. IOC는 러시아 올림픽위원회가 우크라이나 점령지 체육 조직을 강제 병합한 것을 결정적 제재 사유로 삼았다. IAI는 “이스라엘 축구 클럽들이 국제적으로 인정받지 못한 요르단강 서안 불법 정착촌에서 활동하는 것도 팔레스타인 올림픽위원회 관할권 침해”라고 지적했다.

    스페인 페드로 산체스 총리는 IOC와 국제축구연맹(FIFA)을 향해 “러시아와 이스라엘에 이중잣대를 적용하고 있다”고 공개 비판했다. IAI 보고서는 “IOC의 거부는 원칙이 아닌 정치적 계산에 기반한다”며 “이런 명백한 이중잣대는 국제 기구의 신뢰를 결정적으로 훼손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결국 다음 달 7일 개막하는 밀라노 올림픽에서 러시아 선수들은 국가 없이 중립 선수 자격으로 출전하는 반면, 이스라엘 선수단은 자국 국기를 휘날리며 당당히 입장하게 됐다. 평화의 제전이 돼야 할 올림픽이 오히려 정치적 이중잣대만 드러내며 본연의 정신을 훼손하는 모양새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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