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역량에 ‘GDP 10% 국방비’ 필요
‘상설군’ 주장엔 “푸틴이 좋아할 것”
AFP·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뤼터 총장은 유럽의회 연설에서 “누군가 여기서 유럽연합(EU)이나 유럽 전체가 미국 없이 스스로 방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계속 꿈을 꿔라. 그건 불가능하다. 우린 서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뤼터 총장은 이어 유럽이 자체 핵 역량을 갖추려면 수십억유로(수조원)가 들고, 국내총생산(GDP)의 10%를 국방비에 들여야 할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나토 32개 회원국은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 국방비를 2035년까지 GDP의 5% 수준으로 늘리기로 했는데, 이보다 최소 2배 이상 비용을 지출해야 할 것이란 뜻이다. 뤼터 총장은 “그런 상황이 되면 우리 자유의 최종 보장책인 미국의 핵우산을 잃게 될 것”이라며 “행운을 빈다”고 하기도 했다.
이번 발언은 유럽에서 지난해부터 영국과 프랑스의 핵우산 공유를 비롯한 독자 방위론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나왔다. 유럽의 독자 방위 필요성을 주장하는 목소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 병합 구상을 밀어붙이는 과정에서 더 커졌다. 안드리우스 쿠빌리우스 EU 방위·우주 담당 집행위원은 “10만명 규모의 상설군 창설”을,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는 “유럽판 나토 구축”을 주장하기도 했다. 뤼터 총장은 EU 상설군 주장을 겨냥해 “그렇게 되면 상황만 더 복잡해진다”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무척 좋아할 테니 다시 생각해보라”고 말했다.
뤼터 총장은 북극 안보 강화를 주장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적 비전을 지지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뤼터 총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1일 유럽에 예고했던 ‘그린란드 관세’를 전격 철회한 과정에서 해결사 역할을 한 것으로도 주목받았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뤼터 사무총장과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한 결과 그린란드 및 북극 전반에 관련한 향후 합의의 틀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뤼터 총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거론한 ‘합의의 틀’에 관해서는 “두 가지 방향의 협력이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극 방어 계획에 대해서는 나토 동맹국이 회담하고, 그린란드 영유권 문제와 관련해선 미국과 덴마크, 그린란드 대표단이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라는 것이다.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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