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2.15 (일)

    이슈 특검의 시작과 끝

    [단독]특검, “취업규칙 변경으로 수십억 절감” 쿠팡 내부문건 확보···‘고의성’ 입증 핵심 증거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경향신문

    지난해 12월1일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건물에 적막이 흐르고 있다. 성동훈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쿠팡 측이 일용직 노동자 퇴직금 지급과 관련한 취업규칙 내용을 개정하기 전, 이를 통해 절감할 수 있는 비용을 수십억원으로 추산한 것으로 확인됐다. ‘쿠팡 퇴직금 불기소 외압 의혹’ 등을 수하는 안권섭 상설특별검사팀은 최근 이런 내용이 담긴 쿠팡 내부 문건을 확보했다. 특검팀은 엄성환 전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 대표이사에게까지 ‘비용 절감’ 보고가 올라간 것도 파악했다. 그간 쿠팡 측은 ‘취업규칙 개정은 비용 절감과 무관하다’고 주장해왔다.

    27일 경향신문 취재결과 특검팀은 지난달 쿠팡 측을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위반 등 혐의로 압수수색하면서 CFS가 2023년 5월 취업규칙을 개정하기 전 작성한 내부 문건들을 확보했다. 확보한 문건들 가운데는 취업규칙 변경으로 기대되는 퇴직금 지출액 감소분을 추산한 내용의 보고서도 있었다. 쿠팡 측이 추산한 절감액은 수십억원 규모다. 특검팀은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으로 예상됐던 쿠팡 측의 비용 절감액이 이보다 훨씬 클 수 있다고 보고, 자체적으로 그 액수를 추산하고 있다.

    특검팀은 실무진에서 작성한 이 문건이 엄 전 대표에게 보고됐다고 파악하고, 전날 엄 전 대표를 상대로 한 피의자 조사에서 문건을 제시하며 추궁했다. 쿠팡 측은 지난해 10월 국회 국정감사 등에서 취업규칙을 변경한 이유와 관련해 “퇴직금 지급 기준을 명확히 하자는 취지”라며 비용 절감과는 상관없다고 주장했는데, 이와 배치되는 내용 아니냐는 것이다. 엄 전 대표는 특검에서 “보고를 받은 것 같다”면서도 “정확히는 기억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과 노동계에선 특검팀이 확보한 이 문건이 쿠팡 측의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의 ‘고의성’을 입증할 핵심 증거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앞서 고용노동부 부천지청은 쿠팡 측을 압수수색해 취업규칙 개정 전인 2023년 3월 “일용직 사원들에게 연차, 퇴직금, 근로기간 단절의 개념을 별도로 커뮤니케이션하지 않으며, 이의제기시 개별 대응함”이라고 작성된 CFS 내부 문건을 확보했다. 이른바 ‘퇴직금 리셋 규정’ 도입 시 1년 이상 매주 15시간 이상 일했어도 퇴직금을 받지 못하는 일용직 노동자가 대폭 증가하게 되는데도 이를 당사자들에게 감추려고 한 정황으로 볼 수 있다.

    노동부 부천지청과 문지석 전 인천지검 부천지청 부장검사는 당시 이 문건을 근거로 쿠팡 측이 일용직 노동자에게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기 위해 취업규칙을 변경한 ‘고의’가 있다고 판단했는데, 특검팀이 ‘고의성’을 입증할 더 확실한 증거를 확보한 것이다. 특검팀은 지난 5일 ‘쿠팡 블랙리스트’ 공익제보자인 김준호씨로부터 ‘CFS가 예산이 감소하자, 일용직 퇴직금 지출을 줄여 이를 메꾸려 한 것으로 안다’는 취지의 진술도 확보했다.

    앞서 이 사건을 수사했던 문 전 부장검사는 지난해 3월8일 작성한 ‘수사보고’에서 “변경된 취업규칙이 무효라고 해서 곧바로 법 위반의 고의가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퇴직금 미지급에 따른 쿠팡 측의 인건비 절감 등 경제적 이익을 산정한 사실이 있는지 등 쿠팡 측 내부자료를 추가로 확보해 법 위반의 ‘고의’를 입증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문 전 부장은 엄희준 당시 부천지청장과 김동희 당시 부천지청 차장에게 이런 내용을 보고하며 추가 압수수색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결국 검찰은 엄 전 대표 등 쿠팡 관계자들을 불기소 처분했다.

    이홍근 기자 redroot@kyunghyang.com

    ▶ 매일 라이브 경향티비, 재밌고 효과빠른 시사 소화제!
    ▶ 더보기|이 뉴스,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 점선면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