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한국 관세 재인상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한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지난달 31일 인천공항 터미널2를 통해 귀국 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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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간 관세를 무역 합의 이전 상태로 되돌리겠다고 한 뒤로 양국 통상 환경이 진척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통상·무역 전문가들은 미국발 관세 불확실성이 ‘상수화’했다고 진단하며 정부와 기업이 이에 맞는 철저한 대응을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1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김정관 장관은 지난달 29∼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상무부 청사를 찾아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 이틀 연속 회담을 벌였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김 장관은 전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며 취재진에게 “지금 대미투자특별법(한미 전략적 투자 관리를 위한 특별법)이 국회에서 계류 중이다 보니, (미국 측이) 굉장히 아쉬워하는 부분들이 있었다”며 “불필요한 오해는 해소됐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국이 대미투자 미이행이나 지연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님을 미국 측에 충분히 설명했다는 취지다.
미국이 관세 인상에 나서려는 조치로 보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관보 게재 준비 등 관세 인상 조치는 이미 시작된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김 장관은 “앞으로는 특별법이 빠른 속도로 진행돼 미국 쪽과 이해를 같이 하겠다고 이야기했다”며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니라 내부 토론을 거쳐 조만간 한국에서 화상 회의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상무부 회의실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과 면담을 하고 관세 등 통상 현안을 논의하고 있다. 산업통상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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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미국 행정부의 관세 위협이 수시로 반복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외교부 2차관을 지낸 이태호 법무법인 광장 고문은 “트럼프는 이번에 국회 이야기밖에 하지 않았지만, 사실 디지털 플랫폼 법안과 같은 비관세 장벽을 포함해 여러 문제가 남아 있다”며 “미국은 관세를 무기로 현안을 해결하려는 움직임을 지속해서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고문은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 이미 약속하고 합의한 내용은 합리적으로 해결할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미투자특별법 입법 전 투자 프로젝트 사업성 예비 검토 등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장관은 이와 관련해 “따로 지침받은 건 없다”면서도 “법 통과 전에라도 어떤 프로젝트를 논의할 수 있는 방안이 있는지를 저희도 강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0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 한국과 일본을 언급하며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수송관 건설 사업에 참여할 것을 압박한 바 있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미국이 관세를 (대미) 투자나 압력의 수단으로 쓰고 있는 것이 거의 상시화됐다”며 “미국 시장을 겨냥한 입지와 공급망을 별도로 관리해야 하는 것이 기업이 받아들여야 하는 숙명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시장이 필요한 기업의 경우 미국 내 생산설비를 확보하는 것에 더해, 관세 비용 상승을 대비해 아세안·멕시코 등 중간재 공급망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통상당국도 바삐 움직이고 있다. 김 장관이 러트닉 상무장관을 만난데 이어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도 지난달 29일 출국해 오는 5일까지 워싱턴에서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과 한미 양국의 통상 현안과 관련해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6일(현지시간) SNS 트루스소셜에 한국산 자동차·목재·의약품 등 품목 관세와 기타 상호관세를 무역 합의 이전인 25%로 인상하겠다고 발표했다. 표면적으로는 한국 국회가 지난해 11월 제출된 대미투자특별법을 승인하지 않고 있다는 이유이지만, 이달 중 나올 미국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여부 판결 전 대미투자 성과를 가시화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오동욱 기자 5do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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