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 김상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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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과 임종 준비가 필요한 생애말기의 고령인구가 빠르게 늘지만 요양·화장시설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가고 있는 가운데 대형 병원 장례식당 안에 소규모 화장시설을 만들자는 제안이 나왔다.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은 10일 열린 ‘한은-연세대 인구와 인재 연구원 심포지엄’에서 서울 등 대도시권에서 요양·화장시설 부족 문제의 해결방안을 담은 ‘초고령사회와 생애말기 필수산업의 활성화’ 보고서를 발표했다.
한은은 1년 후 질병으로 사망하는 65세 이상 인구를 ‘생애 말기 고령인구(생애말기 인구)’로 정의했다. 한은이 장례인구추계 등을 통해 분석한 결과 지난해 29만2000명인 생애말기 인구는 초고령사회의 영향으로 2050년엔 2.2배 증가한 63만9000명으로 추정했다.
장례·장기요양 등 생애말기 인구를 위한 필수 서비스 수요도 늘었다. 보고서를 보면, 2000년 33.5%에 그친 화장률(화장건수 대비 사망자수)이 지난 2024년 94%로 추산되는 등 화장시설과 노인요양시설 수요가 크게 성장했다.
문제는 선호가 높은 곳은 대기가 길고, 서울 등 대도시권에선 공급 자체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한은은 2024년 기준 서울의 생애 말기 고령인구 수 대비 노인요양시설 잔여 정원 비율은 3.4%에 불과해 거의 포화상태였다. 반면 충북(17.6%)과 경북(15.8%), 전북(12.4%) 등 비수도권 지역은 비교적 여유가 있었다.
한은은 “선호도가 높은 국민건강보험공단 평가 A등급 노인요양시설은 1년 이상 대기가 발생하는 반면, 하위 시설은 정원 미달을 겪는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역별 부동산 비용 격차를 반영하지 못한 정액수가제가 수급 불균형을 낳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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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시설도 지역간 불균형이 심했다. 분석 결과, 2024년 ‘화장시설 가동여력(적정가동건수-실제 화장건수)’은 서울은 사망자수 대비 -11.7%로 ‘과부하’상태였지만 전북은 116.2%로 여유가 있었다. 한은은 “수급 불균형은 생애말기 삶의 질과 존엄한 마무리를 위협하고 사회 전체의 손실과 부담으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한은은 화장시설의 지역간 불균형 원인으로 ‘님비(NIMBY)’ 현상을 주요 이유로 꼽았다. 정서적 거부감을 이유로 주민들이 시설건설에 반대해 지자체와 민간 모두 건설에 나서기 어렵다는 것이다. 수도권 등 대도시의 높은 부동산 가격으로 요양시설 건설 시 기회비용이 커지는 것도 공급 제약의 배경이라고 꼽혔다.
한은은 민간이 인프라 확충에 기여할 수 있도록 시장진입 기회와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봤다. 또한 병원 장례식장 내 소규모 화장시설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은은 “기존 공간을 활용한 대도시 내 공급 방식으로 심리적 거부감을 완화할 수 있다”며 “유족 편의를 높이고 시설 분포 불균형을 완화해 지역갈등도 줄여준다”고 했다.
한은은 “기존 사업자 지역 주민 등 이해관계자의 반발을 우려해 개혁을 지연한다면 향후 감당하기 어려운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치르게 될 것”이라며 “미래 세대의 부담 완화를 위해 사회적 대타협에 기반한 선제적 공급 확충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김경민 기자 kim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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