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2024년 12월 3일 밤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긴급 대국민 특별담화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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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정사상 처음 검찰총장 출신으로 대통령에 오른 윤석열 전 대통령은 19일 내란우두머리 혐의로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으며 전직 대통령 전두환씨와 노태우 전 대통령에 이어 헌정사에 오점을 남긴 대통령으로 기록됐다. 국가 권력을 12·3 내란에 동원한 끝에 법치의 수호자에서 내란수괴범으로 전락했다.
1994년 검사 생활을 시작한 윤 전 대통령은 2013년 박근혜 정부 당시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을 수사할 때 윗선의 수사 외압을 폭로하면서 이름을 알렸다.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국회 국정감사 발언은 대중에게 강골 검사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윤 전 대통령은 이듬해 검찰 인사에서 대구고검으로 좌천되고 내부에서도 고립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연루된 국정농단 사태가 터지자 특검 수사팀장으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국정농단 특검은 박 전 대통령에게 직권남용 등 혐의로 징역 45년을 구형했다.
문재인 정부로 정권이 교체되자 윤 전 대통령은 선배검사들을 제치고 서울중앙지검장으로 파격 승진했다. 이후 이명박·박근혜 정부에 대한 적폐 청산 수사를 진두지휘했다. 이 전 대통령에게 징역 20년을 구형했고,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등 과거 정부 인사들을 연이어 재판에 넘겼다. 2019년 7월 윤 전 대통령은 직전 문무일 검찰총장보다 사법연수원 5기수가 낮았음에도 검찰총장에 파격 발탁됐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수사는 윤 전 대통령 인생에서 변곡점이 됐다. 검찰은 윤 전 대통령이 총장으로 임명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같은 해 8월 조 전 장관을 겨냥한 수사에 본격 착수했다. 같은 해 10월 조 전 장관이 임명 2개월 만에 사퇴하며 윤 전 대통령과 문재인 정부 관계는 극단으로 치달았다. 2020년 검찰은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 월성 원전 사건 등 문재인 정부 대상 수사를 벌였고, 후임으로 임명된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은 수사지휘권 발동, 검찰총장 직무 정지 및 징계 청구로 윤 전 대통령을 압박했다.
이른바 추·윤 갈등은 윤 전 대통령을 정계로 이끈 결정적 계기로 작용했다. 차기 대선주자 여론조사에서 유력 대선후보로 그의 이름이 오르기 시작했다. 윤 전 대통령은 2020년 10월 국정감사에서 ‘퇴임 이후 정치를 할 것이냐’는 질문에 “사회와 국민에 봉사할 방법을 고민하겠다”고 답하며 정계 진출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정부의 검찰개혁 기조에 2021년 3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의 완전한 박탈)은 부패완판(부패가 완전히 판친다)”이라며 임기를 넉 달여 남기고 전격 사퇴했다.
윤 전 대통령은 2021년 6월 대선 도전을 공식화했고 한 달 만에 국민의힘 입당을 선언했다. 같은 해 11월 홍준표 전 대구시장 등과의 경쟁 끝에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선출됐다. 보수 진영에서 대세론이 형성됐지만 검찰총장 대선 직행 논란과 초보 정치인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붙었다. 김건희 여사 의혹과 ‘왕자’ 등 무속 논란, 전두환 옹호 발언 논란도 잇따랐다. 이준석 당시 국민의힘 대표와 입당 전부터 선거 막판까지 갈등을 거듭했다. 윤 전 대통령은 이 전 대표와 껴안는 등 돌파구를 마련하고 대선 6일을 앞두고 안철수 당시 국민의당 대표와 후보 단일화에 성공했다. 이를 발판으로 2022년 3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시 대선 후보와 0.73%포인트(24만7077표) 차이로 20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2022년 5월 공정과 상식을 기치로 출범한 윤석열 정부는 김건희 여사 리스크와 의대 정원 증원 논란, 채 상병 사건, 연구·개발(R&D) 예산 삭감 등 잇따른 악재와 미흡한 대응으로 정권 초반부터 국정 동력을 잃었다. 이 전 대표 축출, 김기현 전 대표 불출마 종용,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 사퇴 요구 등 대통령실의 당무개입 의혹도 끊이지 않았다. 2024년 총선에서는 여당인 국민의힘이 108석 확보에 그치며 국정 장악력은 한층 약화됐다. 여소야대 구도 속에서 야당의 법안 단독 처리와 윤 전 대통령의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가 반복되며 레임덕은 가속화됐다. 윤 전 대통령은 정국 돌파를 명분으로 2024년 12월3일 불법계엄을 선포했고, 이날 내란우두머리 혐의가 유죄로 인정되면서 한국 민주주의의 오욕으로 남게 됐다.
이보라 기자 purp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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