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지난 20일 도쿄 중의원(하원) 본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UPI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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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일본 기업·기관 수십곳을 수출규제 리스트에 올렸다. 교도통신은 24일 지난해 10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발언에 대한 조치를 강화한 형태라고 보도했다.
중국 상무부는 이날 미쓰비시중공업, 가와사키중공업의 자회사 등 일본 내 20개 기업과 기관이 “일본의 군사력 제고에 참여했다”면서 수출 규제 명단에 게재했다고 밝혔다. 규제 명단에는 미쓰비시 계열 조선·항공 엔진·해양 기계 관련 5개 법인과 중공업 업체 IHI 계열 항공·우주·엔진 분야 6개 법인도 이름을 올렸다. 방위대학과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 등 군사 인력 양성 기관과 국가 우주개발 기관도 포함됐다.
이들은 대부분 함정, 항공기부터 레이더와 미사일까지 일본의 군사 분야 연구·개발·생산에 깊숙이 관여한 업체와 기관이다.
아울러 중국 상무부는 스바루와 후지에어로스페이스, 에네오스, 유소키, 이토추항공, 도쿄과학대학, 스미토모중공업 등 20개 기업·기관은 “이중용도 최종 사용자와 최종 용도를 확인할 수 없다”며 관찰 리스트에 넣었다.
중국 상무부는 관찰 리스트에 등재된 기업·기관에 대해서는 중국 수출 사업자가 일반적인 방식으로는 이중용도 물자를 수출할 수 없고, 위험 평가 보고서 및 이중용도 물자가 일본 군사력 제고 용도에 쓰이지 않는다는 서면 서약을 제출해야 수출 허가를 신청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이날 발표한 리스트에 등재되지 않은 기업들에 대해서도 “일본 군사 사용자·군사 용도 혹은 일본 군사력 제고에 도움이 되는 기타 최종 사용자 용도에 관련될 경우 이중용도 물자 수출을 금지한다”며 수출 통제 조치가 얼마든지 확대 적용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상무부 대변인은 “이번 조치의 목적은 일본의 재군사화와 핵 보유 시도를 막는 것이며 완전히 정당하고 합법적”이라고 말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그는 “중국의 법에 따른 리스트 등재 행위는 소수의 일본 기업만을 겨냥한 것이고, 이 조치는 이중용도 물자에 한한 것이며, 중일의 정상적 경제·무역 교류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성실하게 법을 지키는 일본 기업은 완전히 걱정할 필요 없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1월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관련 발언 이후 일본을 강하게 압박해 온 중국은 지난달 6일 일본의 ‘군사 사용자’와 ‘군사 용도’ 및 ‘일본 군사력 제고에 도움이 되는 기타 최종 사용자 용도’의 모든 이중용도 물자 수출을 금지한 바 있다. 통신은 일본 기업이 지목된 것은 규제 강화 이후 처음으로, 희토류 등 수출이 한층 더 정체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중국이 일본에 전략적 압박을 가하기 위해 수출 통제 조치를 더 집중적이고 정제된 방식으로 활용하려는 신호를 발신한 것이라고 전했다.
노기모리 미노루 일본종합연구소(JRI) 주임연구원은 중국이 특정 기업들을 표적으로 삼음으로써 ‘직접적 압박’에서 ‘간접적 압박’으로 초점을 전환했고 이는 기업들의 수익 우려를 증폭시켰다면서 “중국 정부는 다카이치 내각을 직접 압박하면 일본 내 지지율만 높여줄 뿐이라는 것을 깨달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해 11월 중의원(하원) 예산위원회에서 대만 유사시와 관련해 “(중국이) 전함을 사용해 무력행사를 수반한다면 이것은 어떻게 생각해도 존립위기 사태가 될 수 있는 경우라고 생각한다”고 밝히면서 중국의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존립위기 사태는 일본이 집단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는 상황을 뜻한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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