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보건복지단체연대회의 관계자들이 24일 대구시 동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구·경북 행정통합 특별법 폐기 등을 촉구하고 있다. 연대회의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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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24일 대구·경북 행정통합법을 보류한 가운데 지역 시민단체 등을 중심으로 통합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이날 대구참여연대 등 지역 시민단체와 학계, 정당 관계자 등 180여명은 정치 및 선거제도의 개혁 없는 행정통합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호소문을 발표했다.
시민단체 등은 “행정통합은 국가로부터 더 많은 권력과 자원을 넘겨받아 지역의 혁신역량을 높이자는 것”이라면서 “하지만 우리 지역은 강력한 단체장과 유명무실한 지방의회, 허약한 시민사회로 의사결정 구조가 갖춰져 있다”고 밝혔다.
이어 “여기에 막대한 돈과 권력을 주면 ‘제왕적 단체장’의 탄생은 불을 보듯 뻔하다. 특히 단체장과 의회가 정치적 동종교배 하는 안타까운 현실에서 그것은 대재앙이 아닐 수 없다”고 주장했다.
지역사회의 권력 구조를 민주적으로 개혁해야 행정통합에 따른 효과가 발생한다는 게 시민단체 등의 시각이다. 이들은 통합단체장의 권한을 통제할 수 있는 장치 마련과 지방의회의 권한 강화 등을 조건으로 제시했다.
또한 지방 선거제도를 개혁해 정치적 다양성과 대표성, 민주성이 대의 체제에 반영돼야 한다는 입장도 보였다. 단체장 결선투표제, 광역의회 비례의원 30%이상 확대, 기초의회의 중대선구제 도입 등 선거제도 개혁 필요성 등도 제시됐다.
대구경북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등 8곳이 연대한 ‘대구경북 보건단체연대회의’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대구경북 행정통합특별법의 즉각 폐기를 촉구했다.
연대회의측은 해당 법안이 통과되면 지역 균형발전이 아닌 의료 양극화를 불러와 지역민의 생명을 더욱 위협한다고 주장했다. 건강보험의 보편적 진료체계를 무너뜨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시각도 갖고 있다. 이들은 행정통합법 추진 논의의 즉각 중단 및 법안 폐기를 촉구했다.
이 단체는 “특별법은 주민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는 사안임에도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속도전으로 밀어붙이고 있다”며 “시·도민의 동의를 구하지 않은 졸속 통합, 그리고 그 속에 숨겨진 의료 민영화 특례는 민주주의에 대한 정면 도전이자 지역민의 생명권을 위협하는 악법 조항”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대구시의회는 지난 23일 “권한과 재정이 비어있고 대표성의 균형이 무너진 졸속 통합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시의회는 과거 행정통합에 찬성한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대구시의회는 “2024년 12월 (시의회가) 통합에 동의한 것은 중앙 권한의 실질적 이양 등을 담보로 전제한 것”이라면서 “지금 추진되는 통합특별법 수정안은 취지와 방향이 현저히 달라졌다”고 밝혔다.
이어 “20조원 규모의 정부 재정 인센티브 방안마저 구체적으로 반영되지 않았다”며 “이는 숫자만 요란한 속 빈 발표에 불과하며 구체적 담보 없는 재정 약속으로는 통합의 실효성을 말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특히 대구시의회는 대구 및 경북 광역의회 간 의석수 불균형을 행정통합의 걸림돌로 여긴다.
현재 대구(235만여명)와 경북(250만여명)의 인구는 비슷하지만 광역의회 의석 수는 대구시의회 33석, 경북도의회 60석 등으로 큰 차이를 보인다. 이에 통합 이후 지역 현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대구시민의 대표성이 약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경북도는 정치권에 통합 필요성을 거듭 설명하며 추진 의지를 이어가고 있다. 경북도 관계자는 “정부와 국민의힘 지도부에 관련 의견을 전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북도지사 선거 예비후보들은 이철우 경북도지사를 비판하는 성명을 잇따라 내며 공세를 이어갔다. 이강덕 예비후보는 “대구경북과 광주전남 특별법안의 특례 규정을 분석한 결과 ‘27전 27패’라는 참담한 수준이었다”며 “졸속 통합 추진을 중단하고 주민투표를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최경환 예비후보도 “이 지사의 TK통합 밀어붙이기 원맨쇼를 500만 시·도민이 멈춰 세웠다”며 “국회조차 외면한 통합 추진에 대해 이 지사는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추미애 법제사법위원장은 24일 대구·경북, 대전·충남 행정통합법의 경우 광역단체장 또는 시·도 의회에서 반대 여론이 적지 않다며 법안 처리를 보류했다. 추 위원장은 지역 여론을 더 듣겠다는 이유로 표결 대상에서 제외했다.
백경열 기자 merci@kyunghyang.com, 김현수 기자 kh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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