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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17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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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독] 재판소원 앞둔 헌재, 대법원 거친 사건만 들여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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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건 폭증 대비, 심사방침 논의

    국선 변호인 선임 요건도 완화

    재판소원 제도 시행을 앞두고 헌법재판소가 대법원을 거치지 않은 사건은 ‘사전 심사’ 단계에서 원칙적으로 각하(却下)하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5일 확인됐다. 1·2심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하지 않고 확정된 사건은 재판소원 대상에서 제외하겠다는 것이다. 각하는 소송 요건을 갖추지 못한 사건을 심리하지 않고 종료하는 절차다.

    헌재는 지난 3일 재판관 9인 전원이 참여한 재판관회의를 열고 재판소원 도입 시행과 관련한 사전 심사 제도 등을 논의했다. 재판소원은 확정된 법원 판결이 기존 헌재의 결정에 반하거나, 헌법과 법률을 위반해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 경우 헌재가 심판해 취소할 수 있는 제도다. 이런 내용을 담은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이 국회에 이어 이날 국무회의를 통과해 공포·시행을 앞두고 있다.

    헌재는 헌법연구관 8명으로 구성된 ‘재판소원 전담 사전 심사부’를 운영할 예정이다. 재판소원 도입으로 사건이 폭증할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헌재 사전 심사를 통해 재판소원 대상 사건을 ‘대법원을 거쳐 확정된 판결’ 등으로 걸러내겠다는 것이다. 헌법소원의 경우 ‘다른 절차를 모두 거친 뒤에도 기본권 구제가 이뤄지지 않았을 때’로 제기 요건을 정하고 있다. 재판소원도 1·2심 단계에서 확정된 판결은 스스로 불복 절차를 포기한 것이이서 재판소원 대상에서 빼기로 한 것이다.

    헌재는 재판소원이 ‘부자들을 위한 4심제’라는 우려를 씻겠다며 국선대리인 제도도 확대하기로 했다. 헌법재판은 변호사 없이 청구할 수 없도록 돼 있어, 변호사 선임 비용을 낼 여력이 없으면 재판소원 제도를 이용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었다. 헌재 규칙 등에 따르면 월평균 수입이 300만원 미만이거나 취약계층인 경우 국선대리인 신청이 가능하고 ‘공익상 필요한 경우’ 헌재가 직권으로 선임하기도 한다. 헌재 관계자는 “재판소원 사건이 사전 심사를 통과했다면 이는 중대한 헌법적 의미가 있다는 뜻이기 때문에 이런 경우 소득 요건을 갖추지 않아도 국선대리인을 선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상환 헌재소장은 작년 7월 국회 인사청문회 때 “(재판소원은) 국민 기본권 보장 가능성을 높이는 장점은 있지만 4심제로 작동돼 판결 확정 시기가 늦어지고 비용이 증가할 가능성도 있다. 개헌을 통해 (도입) 하는 게 논란의 여지가 없겠다”고 했었다. 그러나 취임 후 헌재는 “재판소원은 4심제와 본질적으로 다르고, 개헌이 재판소원 도입의 전제 조건이 아니다”라고 했다.

    [김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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