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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14 (토)

    ‘부산 가시나’가 눈물로 심은 광양 매화는 올해도 “말도 몬 하게 예쁘게 피었습니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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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튼, 주말]

    ‘광양매화축제’ 이끄는 ‘어매’

    홍쌍리 명인과 광양 봄 마실

    조선일보

    올봄 전남 광양매화마을 '청매실농원'에 새롭게 조성한 '천국의 계단'. 농장주인 '매실 어매' 홍쌍리 매실 명인이 인부들과 손으로 하나하나 돌을 쌓아 만든 108개의 계단을 오르면 매화 천국과 섬진강, 하동까지 한눈에 다 담긴다. 올해 광양매화축제는 22일까지 일대에서 열린다. / 김종연 영상미디어 객원기자


    밭 매며 웅크리고 있던 시간만큼 동그랗게 굽은 등, 여름 땡볕의 흔적이 축적된 까무잡잡한 피부, 작지만 다부져 보이는 체구의 백운산 자락 시골 촌부(村婦) 하나가 매년 봄이면 전국 100만 명의 발길을 모으는 축제의 ‘큰손’으로 통한다. 스물셋에 시집와 육십 평생 밤, 매실 농원을 손수 가꾸며 ‘광양매화축제’의 구심점이 되는 광양 다압면 청매실농원의 홍쌍리 전통 식품 명인(84·이하 홍쌍리 명인)의 얘기다.

    ‘봄의 전령’ 매화가 필 때마다 가장 먼저 개화 소식을 들려주는 홍쌍리 명인은 “지난 겨우내 청매실농원에 돌계단 108개를 맨손으로 쌓아 올리며 보냈다”는 안부를 전해 왔다. 때마침 광양매화축제(~22일)가 열리는 시기. “섬진강 전망이 기가 막히다”고 입 닳도록 자랑하는 그 돌계단이 궁금해져 광양매화마을로 향했다. ‘매실 어매(어머니)’ 홍쌍리 명인과 함께한 광양 봄 마실.

    ◇광양매화마을에서 홍쌍리를 찾아라

    자전 시집의 제목이자, 평생 “매화는 내 딸, 매실은 내 아들”이라고 노래하는 홍쌍리 명인은 대개 1년 365일 중 360일쯤은 청매실농원 어딘가에 있다. 일부러 숨어 있는 것은 아닌데 쭈그리고 앉아 밭을 돌보거나 매실을 따거나, 하다못해 장독이라도 닦고 있기에 그 누구도 유명인이라고 얼굴을 알아본다거나 쉬이 눈치를 채지 못할 뿐. 어디서 누가 온다고 해도 크게 달라질 건 없다. 그렇게 60년을 농사꾼으로 살아왔다.

    화사한 봄날에 잘 차려입은 나들이객들 사이에서 흙을 뒤집어쓴 채 호미 들고 다니는 노인을 발견한다면 홍쌍리 명인일 가능성 99.9%다. 그래도 오며 가며 어쩌다 얼굴을 알아보는 나들이객들이 “같이 기념사진을 찍자”고 하면 흙먼지를 툴툴 털고 카메라 앞에 잘도 서준다. 차림새가 멋쩍은지 “일복(작업복)은 탤런트 고두심이, 속옷은 탤런트 박원숙이 종종 선물해준다”며 슬쩍 자랑도 하면서. 알고 보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살아생전 ‘누님’이라 불렀다”던, 셀럽(유명인)들의 셀럽이 홍쌍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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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쌍리 명인은 "지난겨울에 돌계단을 쌓느라 죽을 고생을 했다"면서도 "이래 쌓아놓으니 을매나 좋노, 안 글나?"하며 웃었다. / 김종연 영상미디어 객원기자


    청매실농원은 음력 정월인데도 추위 속에 드문드문 진분홍 홍매화가 먼저 꽃망울을 터뜨려 상춘객을 맞이하고 있었다. “날도 따수워지고 작년에 윤달이 들면서 올해 매화 개화가 앞당겨졌는데 겨울 추위를 뚫고 매화가 필 때마다 ‘고마비(고마워서 단비 같다는 뜻의 홍쌍리 명인식 시적 표현)’ 하면서도 ‘이리 추운데 우째 피었을꼬?’ 하는 생각에 갸륵한 마음도 들지요. 지난겨울엔 말도 몬 하게 춥더니 올봄엔 꽃도 더 야물고 예쁘게 피었습니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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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1일 추위를 뚫고 꽃망울을 활짝 터뜨린 홍매화. 축제를 앞둔 광양매화마을 곳곳엔 축제를 앞두고 일찌감치 나들이에 나선 탐방객들로 붐볐다. / 김종연 영상미디어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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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칙한 부산 며느리가 바꾼 매화 동산

    광양매화축제 전후로만 100만명이 찾는다는 광양매화마을 이야기는 홍쌍리 명인이 시집 오면서부터 새로운 챕터가 시작된다. 부산 출신인 홍 명인은 결혼 전 “딸이 ‘광대’(가수)가 되는 것을 원치 않았다”던 친정아버지 뜻에 따라 국제시장에 있는 친척 집 건어물 가게에서 일했는데, 당시 가게에 다압밤(다압면에서 생산한 밤)을 대주던 시아버지 율산 김오천 선생의 눈에 들어 광양 며느리가 됐다. ‘밤나무골 김영감님’으로 불리던 율산 선생은 토종 밤 연구가로 일본을 오가며 광부 생활로 돈을 모으는 한편 나무 재배에 필요한 선진 기술을 배워 와 1988년 작고하기 전까지 평생을 밤나무·매실나무 묘목과 재배 기술을 전파한 인물이다. “쪼그만 가시나(홍쌍리 본인)가 건어물 가게에서 야무지게 일을 잘하니 당신 가업을 잇게 할 생각에 며느리 삼고 싶어 했다”고. 시아버지의 ‘삼고초려’ 끝에 시끌벅적한 국제시장을 떠나 시집으로 와보니 기다리는 건 차도 잘 다니지 않는 오지(奧地)요, 밤밭뿐이었다.

    “밤 농사를 짓는데, 꽃다운 꽃을 볼 수 없는 밤은 아무리 해도 재미가 없어서 시아버지께 ‘밤나무 대신 꽃과 열매를 모두 볼 수 있는 매실나무를 심자’고 설득했지요.” 며느리를 유난히 아꼈던 시아버지와 함께 매화 묘목을 심은 지 딱 5년 지나니 꽃이 피기 시작했다. 하지만 “꽃이 피어 열매를 맺기까지 동네 사람들은 ‘부산 가시나 하나가 콩밭을 다 갈아엎어삐고, 밤나무를 다 비(베어) 농사를 다 망쳤다’면서 난리가 나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이웃이 살림이 어려워져 땅을 팔아야 할 때마다 빚까지 지며 하나둘 사줬다”는 땅이 더해지면서 청매실농원은 어느새 전체 16만5000㎡(5만여 평)에 이를 정도로 큰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지도에도 없는 ‘홍쌍리 인생 코스’

    매화가 만개할 때면 청매실농원을 비롯해 광양매화마을엔 홍매·백매가 물감을 톡톡 뿌려놓은 듯 흐드러지게 피어 발걸음 닿는 곳마다 장관을 이룬다. 전국 최초, 최고의 매화 군락지이기도 하지만 명불허전 매화 명소로 소환되는 이유는 볼거리가 많아서다. 그간 드라마·영화·사진 촬영지는 물론이고 각종 방송에도 수차례 등장해 이즈음 ‘광양’ 하면 ‘매화’가 자동 연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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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매실농원' 돌계단에 오르면 기존 '섬진강 전망대'였던 팔각정보다 더욱 웅장한 풍경이 펼쳐진다. 광양매화마을, 섬진강, 하동 땅이 원근감 있게 펼쳐진다. /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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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0여 개의 옹기가 있는 장독대도 '청매실농원'의 명물이다. 가까이 가면 매실향이 바람에 은은하게 실려온다. /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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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정 스님이 생전에 터를 잡아줬다는 ‘청매실농원’의 초가는 영화 ‘명당’ 등 다수의 작품에 등장했던 촬영 명소다. 문 너머 매화나무가 그림처럼 걸린다. /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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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섬진강 뷰 맛집’으로 꼽히는 팔각정 전망대, 2000여 개의 커다란 옹기가 열을 맞춘 장독대, 툇마루 너머 매화나무 가지가 그림처럼 드리운 초가 등 어느 하나 홍 명인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 올봄엔 ‘천국의 계단’이라고 이름 붙인 돌계단도 더해졌다. 홍 명인이 “지난겨울 죽을힘을 다해 쌓았다”는 돌계단으로 가자 산길을 일직선으로 오르는 듯한 계단이 눈에 들어온다. 매끈한 강돌로 매화 꽃문양까지 수놓아 만든 돌계단은 단차가 낮아 어린아이나 노인들도 힘들이지 않고 오르내릴 수 있도록 조성했다. 계단 양옆으로 돌담이 더해져 소박함이 묻어난다. 홍 명인은 “법정 스님이 오시면 산책하러 다녔던 길 부근에 돌계단을 쌓고 보니 하필 108개였다”며 “만리장성에서도 볼 수 없는 매화 천국을 내려다볼 수 있는 그야말로 ‘천국의 계단’”이라고 표현했다. 명인의 말대로 가볍게 108계단에 올라서면 압도적인 전망이 펼쳐진다. 가까이 매화 군락부터 팔각정, 그 아래로 매화마을과 섬진강의 물줄기가 한눈에 다 담긴다. 홍 명인은 “이 돌계단 쌓으면서 일당을 34만원 준다 캐도, 인부들이 못 하겠다고 가삐리더라”면서 “생고생했어도 이리 해놓으니 을매나 예쁘노~” 하며 흡족해했다. 돌담에 드리운 매화 나뭇가지를 매만지는 손엔 돌을 쌓다가 생긴 지난겨울의 상처가 아직 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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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계단 양옆으론 돌담을 쌓았다. 하나하나 돌로 매화 꽃잎도 수놓았다. 홍쌍리 명인의 손엔 돌계단 쌓다 생긴 상처가 아직 아물지도 않았다. /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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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계단을 시작으로 광양매화마을 안내판 지도에도 없는 ‘홍쌍리 인생 코스’가 이어진다. 홍쌍리 명인이 살면서 힘들 때마다 마음속 이야기를 털어놓던 곳들이다. 돌계단 초입의 맞은편 매화나무 군락 깊숙이 있는 ‘눈물바위’도 그중 하나다. 시어머니 시집살이에 서러울 때마다 앉아서 눈물 흘린 자리란다. 바위 부근에서도 하동이 가까이 보인다. “옛날엔 이쪽에 정지(부엌)가 있어서 문밖으로 나오면 이 눈물바위가 기다리고 있었어요. 어매 품에 기댄 것처럼 여기 앉아 있으면 저기 하동 쪽으로 지나가는 차들이 보이는데, 그때마다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어서 ‘나 좀 데려가라’고 손수건을 입에 물고 엉엉 울었지요.” 가족들 몰래 소리 내서 펑펑 울고 싶을 땐 섬진강변으로 내려갔다. ‘수월정’과 ‘광양 다압 섬진진터 석비좌대’가 있는 강변 어디쯤 모래톱에 앉아서 실컷 울다 보면 물(밀물) 들어오는 게 보였다. 조선시대 송강 정철이 ‘수월정기’를 썼던 그 수려한 경치 앞에서 홍 명인은 사업 실패로 화병을 앓다가 먼저 떠난 남편 생각에 눈물 쏟은 기억밖에 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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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양매화마을 앞으로는 섬진강이 유유히 흐른다. '매실 어매' 홍쌍리 명인에겐 시집 와 광영에서 산 60년 세월 동안 눈물을 다 받아준 어매같은 강이다. /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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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섬진강에 내 눈물 보태고 모랫바닥에 실컷 아무 글자나 찌끄리고(낙서하고) 나면 마음이 괜찮아졌어요.” 옛 추억에 잠긴 홍 명인은 섬진강변에 앉아 즉흥적으로 노래를 지어 한 곡 뽑는다. 가곡도 트로트도 아닌 음도, 가사도 ‘내 맘대로’라지만 어쩐지 그대로 곡을 만들어도 될 만큼 그럴싸했다.

    ◇시아버지 호를 딴 ‘율산 공원’, 마음 수행 ‘와룡사’

    홍쌍리 인생 코스가 아무에게도 알려주지 않은 홍 명인만의 비공식 코스라면 광양매화마을엔 ‘사랑으로’ ‘낭만으로’ ‘소망으로’ ‘추억으로’라고 이름 붙인 공식 탐방로 4개가 있다. 모두 마을 초입에서 청매실농원을 오가는 탐방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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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미있는 벽화가 이어지는 광양매화마을의 탐방로. 매화가 만개할쯤 광양매화마을은 골목골목 예쁜 풍경 천지다. /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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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 짧은 코스는 0.45㎞, 편도 20분 거리의 ‘낭만으로’다. 벽화 거리를 거치기에 사진 찍기 좋아하는 이들이 이 코스를 즐겨 찾는다. 1.4㎞, 편도 40분 거리의 ‘추억으로’는 광양매화문화관을 거쳐 전망대, 영화 촬영지, 대숲 등을 거친다. ‘사랑으로’는 율산공원에서 시작한다. 홍 명인의 시아버지 ‘율산 김오천 송적비’와 율산 선생이 광양매화마을에 최초로 심은 매화로 알려진 ‘율산매’가 볼거리다. 오르는 길의 광양매화문화관엔 며느리 홍 명인과 시아버지 율산 선생이 나란히 앉아 매화 묘목을 심는 모습을 재현해 놓은 전시물 등이 기다린다. 홍 명인은 시아버지와의 추억을 떠올리며 “시아버지는 ‘우리나라에 또 언제 보릿고개가 있을지 모른다. 우리 국민이 먹을 것은 꼭 있어야 한다’며 흙과 농사의 소중함을 알려주신 분”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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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쌍리 명인이 이따금 찾는다는 섬진강 건너 경남 하동의 '와룡사'. 마애와불 아래로는 암벽을 파서 만든 석굴 형태의 무량수전이 자리한다. /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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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일보

    암반을 파 3년 8개월에 걸쳐 조성했다는 석굴 형태의 와룡사 무량수전 내부. 홍쌍리 명인이 기도를 올리고 있다. /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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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부 일정이 있을 때를 제외하곤 청매실농원 밖으로 나갈 일이 별로 없다는 홍 명인은 “가까이에 마음 수행하러 가는 절이 있다”며 섬진강 건너 하동 흥룡마을에 있는 ‘와룡사’로 안내했다. 지리산 자락 구재봉 기슭에 자리 잡은 와룡사는 아담한 산사. 30여 년 전 와룡사가 세워질 때부터 주지인 성관 스님과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경사진 언덕에 있는데도 이곳을 고집하는 이유에 대해 홍 명인은 “무엇보다 스님이 인연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볼거리가 알차서”라고 했다. 스님 역시 홍 명인과의 인연에 대해 “절을 세울 당시부터 매실 농사법 등에 대해 조언을 많이 얻었다”며 “하루도 빠짐없이 땅을 일구며 사는 홍 명인은 삶 그 자체가 살아 있는 수행자의 모습”이라고 소개했다.

    미얀마에서 모셔온 부처님 진신사리가 있는 와룡사는 전체 조성에만 6년 8개월이 걸렸다. 경내엔 길이 15m가 넘는 ‘마애와불’부터 시선을 사로잡는다. 와불 아래로 3년 8개월 동안 거대한 암반을 파서 조성한 석굴 형태의 무량수전도 신비롭다. 신성한 기운이 감도는 내부에 들어서면 ‘금와보살상’이 눈길을 끈다. 성관 스님에 따르면 금와보살은 무량수전 어딘가에서 사는 황금색 개구리로 운이 좋으면 탐방객들도 목격할 수 있다. ‘똑똑해지는 목탁 체험’도 재미있다. 법당 앞 공중에 매단 커다란 목탁을 머리에 쓰면 스님이 목탁을 ‘똑똑똑’ 세 번 두드려주는데, 각성까지는 아니어도 소리 덕에 머리가 맑아지는 기분이다. 내려가는 길엔 ‘청국장 판매장’이 눈에 들어온다. 와룡사는 장맛이 좋기로도 소문난 절이다. 이곳 신도들 사이에서 삼장법사로 통한다는 스님은 “‘삼장법사’는 익히 아는 그 삼장법사(율장·경장·논장에 통달한 승려를 높여 부르는 호칭)가 아니라 고추장·된장·청국장 삼(三)장을 잘 만든다고 해서 붙여진 별명”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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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똑똑해지는 목탁' 체험을 개발해 진행하고 있는 와룡사의 주지 성관스님. 홍쌍리 명인은 "주변에 유명한 절도 많지만, 이곳 와룡사는 스님이 참 좋아서 꾸준히 찾고 있다"고 했다. /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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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향기로운 매화 향 맡으며 시작한 홍쌍리 명인과의 광양 봄 마실의 마침표는 ‘느랭이골’을 지나 재첩 요리 맛집에서 찍었다. 집밥 예찬론자여서 외식을 거의 하지 않는 ‘매실 건강식 전도사’ 홍 명인은 “청매실농원에서 생산하는 장에 직접 농사지은 제철 재료를 넣고 쓱쓱 비벼 먹는 비빔밥이 최고로 맛있지만, 시원한 재첩국(1만2000원)만큼은 이 집이 믿을 만하다”며 청매실농원 인근의 ‘해돋이식당’으로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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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접 농사 지은 재료로 해먹는 집밥을 최고로 치는 홍쌍리 명인이 인정한 재첩국 맛집 '해돋이식당'. 주인이 섬진강 재첩을 직접 채취해 쓰는 집이다. 반찬도 깔끔하게 내는데 좀처럼 외식을 하지 않는 특별 손님(홍쌍리 명인)이 왔다고 홍 명인이 좋아하는 굴비를 곁들여냈다. /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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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돋이식당은 섬진강에서 재첩을 채취하다 안타깝게 생을 마감한 남편에 이어 부인이 다시 섬진강에 나가 채취한 재첩만 쓰는 식당이다. 사연이 담긴 재첩국은 울컥한 마음까지 어루만지듯 적당히 따스하고 향이 깊다. 단, 해돋이식당은 광양매실축제 기간 즈음에만 운영하는 한정판 맛집. 축제 기간 외엔 하동읍 ‘사거리식당’에서 백반을 위주로 한다. 그마저도 나물 캐러 가거나 재첩 채취하는 철엔 쉰다고. “먹고살려면 어쩔 수 없다”는 주인의 말에 홍쌍리 명인이 빙그레 미소 지으며 고개를 가만히 끄덕인다. ‘다 그렇게 살아내기 마련’이라는 듯, 어매처럼.

    [ 이른 개화에 서둘러 봄꽃 축제 도장 깨기 나서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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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벚꽃 피는 시기에 맞춰 열리는 경남 창원의 '진해군항제'는 올봄 개최 시기를 앞당겨 3월 27일부터 4월 5일까지 열린다. 사진은 진항군항제의 대표 명소인 여좌천에 벚꽃이 만개할 때의 풍경. / 창원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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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 봄꽃 개화 시기&축제

    ‘2026년 봄철 꽃나무 개화 예측지도’를 발표한 산림청에 따르면 올해 봄꽃 개화 시기는 다소 앞당겨질 예정이다. 전국 평균 만개 시기(개화 50%를 기준)는 생강나무 이달 26일, 진달래 4월 3일, 벚나무류 4월 7일쯤으로 예측하고 있다.

    ‘광양매화축제’가 열리는 전남 ‘광양매화마을’의 매화 개화율은 3월 11일 현재 50% 정도다. 25회째 맞이하는 올해 축제는 ‘매화, 사계절 꺼지지 않는 빛 속에서 피어나다’를 주제로 청매실농원 일대 광양매화마을 곳곳에서 22일까지 열린다. 매화 스탬프 투어와 섬진강 뱃길 체험은 매년 인기다. 올해는 민화 특별전을 비롯해 미디어아트 작가들의 전시도 기다린다. 청매실농원의 봄동국수나 해물파전, 광양 불고기를 활용한 ‘광양도시락’을 맛보며 매화 향에 흠뻑 취해볼 수 있는 시간이다. 14~22일엔 광양에서 비교적 가까이 있는 전남 구례 산동면 지리산 온천 관광지 일대에서 ‘구례 산수유 축제’도 열리니 봄 대표 꽃 ‘도장 깨기’가 가능하다.

    서울과 가까운 산수유 명소 이천 백사면 원적산 기슭 도립리 일대 ‘이천산수유마을’에서도 4월 3~5일 ‘이천백사 산수유꽃축제’를 열 예정이다. 산수유철이면 수령이 100년이 넘는 산수유나무 군락의 꽃이 만발해 볼만하다. 산수유 막걸리에 파전, 산수유 한과도 맛볼 수 있다.

    충남 서천 마량진 ‘동백정’의 동백꽃 개화 시기에 맞춰 여는 ‘서천 동백꽃 주꾸미 축제’(21~4월 5일)는 봄 제철 별미인 주꾸미까지 즐길 수 있는 꽃과 미식 축제다. 빨갛게 물든 마량진 동백나무 숲에서 보물 찾기, 선상 낚시 체험(체험비 별도) 등 이색 체험거리가 있어 어린이들도 좋아한다.

    최대 벚꽃 축제인 경남 진해 진해군항제는 빨라진 개화 시기에 맞춰 27일부터 다음 달 5일까지 축제장인 진해구 중원로터리와 진해루 일대에서 성대하게 열릴 예정이다. 환갑을 넘겨 올해 64회째를 맞이하는 진해군항제는 가요제, 뮤직페스타, K팝 경연 대회 등 다채로운 공연과 이벤트가 곁들여져 즐길 거리가 풍성하다. 창원시 측은 “벚꽃 개화는 25일쯤에 시작될 것으로 예측된다”면서도 “3월 말과 4월 초쯤에 만개한 풍경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단, 모든 봄꽃 축제는 개화 상황과 기상 악화 등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

    [박근희여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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